문이 열렸다. 오직 국빈급 VIP만 머물 수 있는 스위트 하우스의 문이 열렸다. 베일에 싸인 VIP 고객, 이안 테일러에 대한 궁금증으로 호텔이 떠들썩한 가운데, 희수는 한 달 동안 스위트 하우스의 업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스위트 하우스를 청소하며 그녀는 혼란에 휩싸인다. 이안 테일러의 물건에서 8년 전, 자신이 버린 옛 남자의 물건이 겹쳐졌던 것. 이 곳은 가난한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그 남자가 묵을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 남자는 이곳에 머물 위치도, 능력도 안 돼. 그런데 어째서, 이 곳에서 그 남자의 물건들이 발견되는 걸까. 어째서, 이 곳의 주인은 그 남자와 비슷한 체취와 취향을 가지고 있는 걸까. 늦은 깨달음으로 사랑을 놓쳐버린 8년 차 호텔리어, 정희수. 사랑에 버림받고 마음의 문을 닫은 세계적인 헤지펀드 매니지먼트 대표, 민선우. 상처와 분노로 8년 동안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그들의 사랑이, 스위트 하우스에서 다시 한번 뜨겁게 발화된다.
밤마다 찾아오는, 그 남자는 누구일까? 4년 전, 다섯 달 간의 기억을 잃은 후부터 세연은 매일 밤 꿈을 꾼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꿈을. 그 남자의 몸은 탄탄했고, 손길은 다정했으며, 몸놀림은 격정적이었다. 그 생생한 감각을 느낄 때마다 세연은 혼란스러워 한다. 꿈속의 그 남자가 누구인지. 내 연인이었을까? 내 아이의 아빠일까? 아니면 하룻밤 스쳐 간 남자였을까? 풀리지 않는 궁금증을 갖고 지내던 어느 날. 그녀는 아빠의 주치의로 미국에서 건너온 수혁을 만난다. 그리고 처음 만난 그를 보며 알 수 없는 아련함과 낯익은 느낌을 받게 된다. 한편, 세연을 본 수혁의 얼굴은 충격으로 굳어지는데...
“미쳤군. 내 아이를 갖고 싶다고?” 이혼을 원하는 남편 승주에게 도연이 내건 이혼조건이었다. [한승주의 아이를 갖는 것]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나와의 결혼을 증오하는 그가 나와 몸을 섞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아이를 갖고 싶으면 가져. 나랑 이혼하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내가 원하는 건 당신의 아이에요. 이혼하고 싶으면 날 임신시켜요.” 이제 더는 내게 이혼하자고 하지 않겠지. 난 계속 그의 아내로 살겠지. 했는데.... “좋아.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가 내 조건을 받아들였다. “당신과 이혼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거야.” 심장이 가라앉았다. 눈앞이 하얘졌다. “언제부터 시작할까?” 이제 그가 나의 방을 찾아온다. 나와의 이혼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