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넘으면, 나는 신이 된다. 한 살이 되던 해에, 엄마에게 거울을 선물 받았다. 언제부터 일까. 거울너머의 세계에 오갈 수 있던 것은. 거울 안의 여신이 내게 문을 열어주었다. 눈을 뜨자, 달빛처럼 하얀 햇살이 좁은 창을 헤치고 들어오는 게 보였다. 그 어두운 방안에서 나는 가만히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원래의 나보다 하얗고 기다란 손, 조금 더 높...
초능력자들이 살아 숨 쉬는 세상, 제국의 여기사는 기사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지긋지긋한 일상을 떠나기로 한다.“뭐 어떻게 반한거야?”“……사과 먹는 거 보고?”차라리 웃는 거 보고 반했다고 하는 게 나았던가. 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며 볼을 만지작거렸다. “그래서, 이름이 뭐야?...
어린 여자아이가 구석진 곳에 숨어 울고 있다. 여자아이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가 다가가 여자아이에게 무어라 말을 해준다. 잠시 후 장면이 바뀌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우울해 있던 여자아이가 행복하게 웃으면서 남자아이에게 달려가 조잘대며 이야기한다. 남자아이는 그런 여자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준다.그리고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꿈에서 깨어난다.아...
‘너는 천일 동안 살 수 있을 것이다.’마지막 남은 천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내려온 천사와, 그런 천사와 만나게 된 집안의 버림을 받고 도망친 기사.낯선 마을에 살게 된 천사는 어느 새벽,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온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남자는 도둑의 누명을 쓰지만 오해는 곧 풀리고, 어느 날부터 대장장이로서 여자의 앞에 나타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국 최고의 신랑감이라 알려진 남자의 청혼을 승낙하고 있었다.대화 한번 제대로 나눠본 적 없는 남자의 갑작스런 청혼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빼도 박도 못하게 식까지 올려버렸으니. 혼자만의 세상에서 살던 그녀가 그 낯선 세상에서 과연 잘 버틸 수 있을까? 그런데 부인에게 관심이 없는 줄만 알았던 남자가 그녀를 너무 좋아해준다. 비밀을 가진...
똑똑하고 예쁘지만 사람을 사귀는 것에 있어선 허당인 여대생친구를 따라 간 여행에서 실수로 물에 빠지고 만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 정령? 그것도 호수의 정령이라니!물 싫어하는 어린 정령과 어린 정령을 굳이 물로 끌고 가는 정령왕 아빠와정령왕 아빠의 친구 드래곤. 이 여행의 끝은 어디일까?...
소꿉친구의 도움을 받아 가출한 고명한 마법사 가문의 막내딸, 이엘리 진저벨.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임신을 해 버렸다! 대체 애 아빠가 누구지? 레이든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어제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사과 주스를 책상에 올려 두었다. 이엘리는 투명한 유리병을 가만히 노려보며 입술을 잘근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 “뭔데?” “…너, 큼, 나랑, 흠. …나랑 뭔가 맨살을 바라보는 뜨거운 일을 한 적 있어?” 레이든의 표정이 괴상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