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캔디
김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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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과 마지막 모두 너

“늦었군.” 4년 8개월 만이었다. 생살을 뜯어내듯 아프게 이별한 그와 다시 마주한 순간은. “왜 교수님이……. 여기 계신가요?” “지금 조교가 학과장한테 왜 여기 있냐고 묻는 건가?” 인화와 열매는 교수와 조교로 또 다시 운명처럼 엮이게 된다.  “남자친구 뒤통수치고 다른 남자랑 바람 핀 여자치고는……. 잘 지낸 것 같네.” 목숨처럼 사랑한 여자에게 배신당했던 남자는 독기어린 말을 내뱉었고, “감정 남아 있는 거 아닙니다. 저 사랑하는 남자 있는 거 아시잖아요.” 여자는 이번에도 거짓말에 가시를 박아 그에게 던졌다. 분명 미워했고, 잊으려 그토록 애썼는데 마주한 그 순간부터 왜 자꾸 서로를 향해 마음이 기우는 걸까. “지금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겁니다. 참는 건 여기까지라고.” “…….” “한번만 더 틈 보이면, 이제 나도 안 참을 테니까.” 인화는 잡고 있는 열매의 턱을 더 들어 올려 열매가 자신과 똑바로 눈을 맞추도록 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조심해요. 이미 충분히 욕심나고 있으니까. 내가, 자존심도 없이.”

오빠 아니고 교수님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인화 오빠.” “남자 쫓아다니느라 공부는 뒷전인 날라리 고3을 내가 좋아할 리 없잖아?” “제가 남자를 쫓아다닌 것도, 공부가 뒷전인 것도, 날라리도, 이제 고3도 아니라면요.” “말로만 그렇게 떼쓰지 말고 ‘결과’를 가지고 와서 따져. 물론 그래도 안 좋아할 거지만.” 12년 동안 자신을 좋아했다는 날라리 고3에게 공부나 하라며 보기 좋게 쫓아 버렸다. 날라리로 오해 받은 것이 억울하다며 죽기 살기로 노력해서 ‘결과’를 들고 인화 앞에 나타난 열매는 보란 듯이 12년의 긴 짝사랑도 끝내버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 교수님, 자꾸 열매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싫으면 네가 피해. 강열매.”

다 주는 남자

첫사랑의 아픔에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지도 벌써 7년.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혼자 아픔을 삭이면서 지내는 그의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났다. “왜 비비안이 내 수행 비서가 되어야 합니까?” “본부장님께서 ‘게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게, 게이라구요?!” 곁에 여자를 두기 싫어 남자 비서들만 뽑았더니 회사 내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게다가 육아 휴직을 떠나는 김 비서는 무조건 비비안을 대체자로 뽑아야 한다고 설득하는 상황. 회사 내에서 ‘단칼’로 통하는 비비안을 떼어내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김 비서. 만약 비비안이 날 ‘남자’로 보는 순간 비서 교체해.” “비비안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닙니까?” “잘 알든 모르든 상관없어. 3일이면 충분해.” 그렇게 시작된 비비안 유혹 프로젝트. 첫사랑이 아닌 다른 여자 앞에서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해 보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넘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