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우리 같이 살기로 했잖아요.” 술을 잔뜩 먹고 늘어진 주말 아침.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연 해솔은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왜 제집 앞에, 그것도 회사 직속 후배인 우진이 있는 거지? “하우스 메이트요. 선배가 들어와도 된다고 했잖아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남자 하우스 메이트라니, 술에 취해 또 사고를 친 게 분명했다. 게다가 회사에 이 사실이 알려지는 날에는……! “안 들키게 노력할게요. 출근도 더 일찍 하고, 퇴근도 더 늦게 하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랑 살려는 이유가 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배잖아요. 선배니까, 좋아요.” 순한 눈꼬리로 예쁘게 웃는 미소라니. 강아지 같은 후배의 얼굴에 순간 넘어갈 뻔한 해솔은 정신을 차리며 그래도 안 된다며 거절의 말을 내뱉는데. “저랑 계약 하나 해요. 살게 해 주면, 대신 J 개인 이메일 알려 드릴게요.” “그래, 좋아.” 곧바로 우진의 제안에 바로 승낙해 버리고 만다. J가 누구인가. 인터뷰 따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힘들다는 베일에 싸여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가! 마침 그 건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던 기자인 해솔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느낌에 그와의 동거를 수락했다. 우진의 속마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