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그는, 20년을 알아온 이웃사촌이자, 청춘을 함께한 십년지기. 힘든 순간을 함께해 준 소중한 친구. 그리고 오늘은, 한 침대에서 일어나 버린 사이. “이은수. 내 여자친구, 아니, 내 애인이 된 소감은 어때?” “……무르면 안 될까?” “기각.” 그의 풀 네임은 고견. 별명은 애완견. 아무 여자나 보면 꼬리를 치는 애완견 같은 남자. 그런 그가 이제 그녀에게 본격적으로 꼬리를 치기 시작했다. “깊게 생각할 것 없어. 애인이 안 내키면 그냥 친구 해. 지금처럼 같이 밥도 먹고, 같이 노는 친구. 거기다 하나만 추가된 것뿐이라고. 달라질 건 없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마음의 크기. 그렇게 어긋났던 우리의 타이밍. “소중한 친구라며. 그렇게 소중하면 이제 네가 직접 예뻐해 봐.” 아슬아슬한 경계를 유지하며 겉돌았던 미묘한 우정은 이 순간, 속을 알 수 없는 녀석의 미소와 함께 위기를 맞이했다!
나 하나 벌어먹기도 힘든 세상, 고난과 역경은 끝이 없는데. 빌어먹게 꼬이는 와중에 대놓고 폭탄이나 던져대는 미친놈이 등장했다.“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잖아. 넌 얼마면 되는데.”뭐, 이런 젓 같은 경우가 다 있나.안하무인에 오만하고 개념 따윈 안드로메다로 진작 날려버린 남자.지나치게 멀쩡한 외모가 아까워서 더 환장하겠는 그런 남자.“정 그렇게 불편하면 입술이라도 한 번 주든가. 비싸게 사줄 테니까.”미치겠다, 진짜.그런데 어느 순간 남자의 눈빛이 달라졌다.“네가 좋다.”“미칠 것 같아, 너 때문에.”집요하고 끈질기게.온몸을 부딪치고 덤벼 모든 벽을 깨버리고 들어섰다.“이제 인정해.”“너도 나랑 같잖아.”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손을 뻗고 마는 것.이 독약 같은 남자에게 결국, 빠져들었다.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준성과 작은 오해로 멀어진 수진.여전히 준성을 잊지 못한 수진은 그의 집안에서 운영 중인 호텔 ‘라비타’에서 열정을 불사르며 일하는 중인데…….10년 만에 재회한 짝사랑남이 하늘 같은 상무님이 되어 등장했다.[……이번 봄엔 도시락 싸서 너랑 젖꽃놀이라도 가고 싶ㅍㅍ]심지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HJ그룹 회장의 3남. 호텔 라비타 상무 이사.당연하다는 듯이 최고로만 자라 온 남자, 송준성.그런 준성에게 수진은 처음으로 접한 벽이다.스무 살, 대학 시절의 고민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어떻게 나에게 반하게 만드느냐’였다면, 서른이 된 지금은 ‘나를 좋아한다면서 도망 다니는 여자를 어떻게 붙드느냐’가 되었다.***“네가 뭘 착각하는 모양인데, 너한테는 선택권이 없어.”딱 잘라 내놓는 말에 말문이 턱 막혀 버렸다.“알다시피 내가 좀 바쁜 데다, 시간 낭비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질색인 사람이니까 당분간은 착실하게, 내가 부를 때 잘 나타나 주길 바라.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 무조건.”“…….”“절대로 내 연락 무시하는 일은 없도록 해. 참고로, 난 곧바로 대답하지 않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해. 특히, 어제처럼 휴대폰 꺼 놓는 일은 더 못 참고.”절로 입이 떡 벌어졌다.눈앞에 앉은 남자의 얼굴은 분명 제가 알던 그 송준성이 맞는데……. 설핏 떠오르는 웃음도, 한껏 날이 선 눈빛도, 머릿속을 울리는 단어들의 조합도 흉흉하기 짝이 없다.너 이렇게 박력 넘치는 남자였니?*이 작품은 15금으로 개정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