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같은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자유인이 된 라희, 새 삶을 꿈꾸며 다시는 결혼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데 운도 지지리 없는 년 팔자라니! 법원을 나오는 길에 트럭사고로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타임슬립하여 조선시대 반가 외동딸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다음날이 또 혼인날이라고? 칠거지악, 삼종지도, 남존여비...라희는 까마득한 현실에 눈이 뒤집혀 탈출을 강구한다. 어차피 한 번 다녀온 몸! 혼인 첫날밤부터 미친개처럼 달려들어 기선제압하려는데... 어라? 이 조선 남자, 만만치가 않다! 현대에서 온 돌싱녀와 조선시대 대군의 위험천만 아슬아슬 로맨스!
“종종 같이 자게 될 거야. 당신 방보다는 내 방이 더 나을 테니 내 방으로 하지.” 반년 만에 돌아온 저택, 세현의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리스였다며, 그렇다면 각방을 썼겠지.” 허울뿐이었던 2년 6개월의 결혼생활. 조금의 틈도, 다진의 손이 닿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세현은 냉정하고 무심한 남편이었다. 그래서 다진은 도무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림처럼 걸어 두고 보기만 하려고 그 돈을 제안한 건 아니야. 내 기억을 떠올리는 데 일상적인 것보다 강한 접점이 도움이 될 테고.” 세현의 말에 다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강한 접점이라면, 설마……? “우리 아직 부부야. 부부는 동침의 의무가 있지.” 서늘한 눈매 속 짙은 시선이 다진을 옭아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