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시윤
민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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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해, 우리

“윤재하. 우리 이제, 이 의미 없는 약혼 그만하자.” 인하가 건넨 소리에 재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파혼이라는 단어가 그의 신경을 박박 긁었다.  “도저히 더는 못 참겠다. 착한 척은 이제, 그만해야겠어.”  “뭐?” 재하가 곁에 있던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자마자 사무실의 블라인드가 내려갔다.  “야! 뭐……, 뭐 하는 거야?” 당황한 인하의 눈이 재하를 살피는데, 그가 일어서더니 위협적으로 그녀에게 바짝 다가왔다. 다급히 그를 피하려고 도망치다 그대로 옆으로 넘어져 버렸다. 소파에 그대로 눕혀지고, 그 위를 재하가 덮쳐왔다.  “나쁜 짓?” 그와 눈을 마주친 인하는 연신 눈을 깜빡였다. 나쁜…… 짓이라니? “야, 그……, 그게 무, 무슨 소리야? 윽…….”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재하의 모습에 인하의 두 눈동자가 휘둥그레 커졌다.

재회, 그 후

고개를 돌려 피하는 그녀의 턱을 손으로 움켜쥐고는 그와 마주 보게 했다.“어제 참지 못하고, 결국에 널 품에 안았을 때 깨달았어. 내가 최연호를 끊어내지 못했다는 거.”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이 느껴졌다. 연호는 이 순간을 피하고만 싶었다. “지금 이 순간도 미친놈처럼 널 안고 싶어.”연호는 건혁의 이어질 말이 두려웠다. 한 손을 뒤로 뻗어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데, 그녀의 허리를 휘어 감는 그의 손이 더 빨랐다. 그대로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삼켜버렸다. 키스는 몹시도 거칠고 격렬했다. 한 곳도 빠짐없이 안을 휘저은 혀는 그녀의 혀를 뿌리 뽑을 듯이 빨아당겼다. 그녀가 힘껏 밀어내도 그는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키스는 집요해지고, 사나워졌다. 가까스로 떨어진 입술 사이로 가쁜 숨결이 흘러나왔다. 다시 턱이 그의 손길에 의해 들리고, 그와 시선이 얽혀들었다. “앞으로도 참지 않을 거야.” 그의 입술이 그대로 또,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억누를 수 없는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윤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아버지와 형을 닮고 싶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의 인생에 평생 사랑은 없을 것이라 다짐했다.자신은 애욕을 억누를 수 있으리라 자만했다.태영이 그를 뒤흔들기 전까지는.***‘오늘 이후로 다신 선배 귀찮게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대신 이번 한 번만 참아줘.’술에 만취한 태영이 새벽에 불쑥 찾아와 그의 입술을 마구 물어뜯었다. 그렇게 대형 사고를 쳐놓고는 태영은 윤후를 피해 잠적했다.태영이 막무가내로 한 거친 키스가 그를 온통 뒤흔들었다.게다가 다른 녀석의 존재 또한 거슬리기 시작했다.“그 자식도 아나 보네. 나만 모르는 그 번호.”태영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윤후의 무시무시한 눈빛에 뒷걸음치려는데 그의 긴 팔이 뻗어오더니 그녀의 팔을 단숨에 낚아챘다.단 한 번의 힘으로 태영이 윤후의 앞으로 끌려갔다. 그의 두 다리 사이에 갇힌 꼴이 되었다. 키 차이가 꽤 나는데도 그가 책상에 걸터앉으니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그의 얼굴이 가까워졌다.“서, 선배……, 아니 대표님!”“사고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고 했었지.”“네? 아, 네. 그, 그러긴 했느으으읍!”어느새 태영의 목을 휘감은 손이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끌어와 한 치의 틈도 없이 입술을 맞부딪혔다.※해당 작품은 [짙은 소유욕]의 연작으로, 전작과 별개의 독립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전작을 아시고 보신다면 더욱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넌 항상 날, 쉽게 버려

“한성식품 장녀는 문승하보다 얼굴이 늙어 보여 별로고.” “…….” 그가 들었던 사진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영물산 막내는 문승하보다 눈이 작네.” “…….” “영진그룹 딸은 문승하보다 얼굴이 크고.” “상무님.” 윤헌이 묘한 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휘었다. “꼴리지가 않아.” “…….” “누구와는 다르게.” 승하는 숨이 막히도록 오만한 윤헌을 바라봤다. 모두에게 냉정해도 자신에게만은 다정다감했던 남자. ‘내 아들은 꿈도 꾸지 마! 감히 너 따위가 함께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러나 기어이 밀어내야만 했던 남자. 그와 승하는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으므로. 다시는 그 끔찍한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므로. “네가 그렇게 자꾸 버티니까 내가 점점 더 나쁜 놈이 되어가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그를, 승하는 외면해야만 했다. *** “저, 완벽히 사라지고 싶어요. 그 누구도 절 찾지 못할 곳으로.” 승하의 시선이 잠시 자신의 가방에 닿았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임신테스트기를 보기라도 하듯. 무의식적으로 아랫배를 쓰는 손이 간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