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치하에서부터- 해방 -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통한의 역사를 관통한 김성종 작가의 장편소설!! 일제 식민지시대부터 해방과 6·25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세 남녀의 행적을 그려내고 있다. 장하림, 최대치, 윤여옥 등 세 명의 남녀 주인공들이 벌이는 사랑과 배신, 극한적 삶의 드라마, 적과 백의 양극에서 부딪치는 처절한 혈투, 이 모든 것을 작가 김성종은 영원한 감동과 슬픔으로 융화시킴으로서 비극의 미학을 창조하는데 성공한다. 장강처럼 도도히 흐르는 장엄하고 웅혼한 이 대하소설에서 우리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몸부림치다 사라져간 인간들의 자유에의 절규와 극한적 인간조건을 통해 줄기차게 추구되는 감동의 휴머니즘을 보게될 것이다.
<최후의 증인(상)> 한국 추리문학의 살아 있는 전설 김성종의 추리소설 『최후의 증인』은 1974년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 당선작이자,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당시 거금 2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던 소설이다. 살인 혐의로 2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황바우. 특별사면으로 이루어진 그의 출옥과 함께 의문의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양조업자 양달수가 온몸이 난자당한 익사체로 발견된 것. 그의 첩인 손지혜는 본부인에게 뭇매를 맞고 쫓겨나 자취를 감추고,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오병호는 우연히 들어간 술집에서 숨진 양달수가 “세상은 죄짓고는 못사는 법”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증인들의 진술이 이어지며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자, 오병호는 손지혜가 황바우와 긴밀한 관계였던 공비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달맞이언덕의 안개> 『여명의 눈동자』 『최후의 증인』 『제5열』 등 펴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된 한국 추리문학의 대부 김성종이 돌아왔다. 꽉 짜인 스토리라인, 충격적인 반전, 조금의 방심도 허락지 않는 긴장감으로 무장한 본격 추리소설을 써내는 그가, 해운대 ‘달맞이언덕’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그려냈다. 달맞이언덕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 추리작가의 괴짜 같은 일상, 원전 폭발사고를 둘러싼 이야기까지 총 25편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짜릿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호기심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추리뿐만 아니라 공포와 희극, 역사적 이야기와 수수께끼, 로맨스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덧붙여 가장 매력적인 스타일의 단편들을 완성했다. 한국 추리문학의 대부다운, 김성종만이 쓸 수 있는 탁월한 감각과 상상력의 확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강렬한 스토리에 갈증을 느끼는 독자라면, 이 소설에 주목해보자.
<안개의 사나이> “안개의 사나이, 끝내 안개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한국형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안개의 사나이』 출간 『최후의 증인』, 『여명의 눈동자』, 『어느 창녀의 죽음』의 작가 김성종의 신작 장편 추리소설 『안개의 사나이』가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됐다. 한국 추리소설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성종은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까운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작가다. 그를 한국적 추리소설의 지평을 연 작가로 볼 때에, “선생님의 추리문학은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비정파 추리소설이라고나 할까요. 한국적인 현실을 한국적인 정서에 가장 잘 맞는 문체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김상헌, 「김성종과의 대담」, 《엑스칼리버》 1997년 7월호.) 2008년 첫 신작으로 발표한 『안개의 사나이』는 이러한 맥락 속 김성종의 완숙한 작품 세계를 잘 드러내 보여 준다. 『안개의 사나이』는 어느 살인 청부업자의 안개 속 청부 살인과 그의 뒤를 쫓는 형사들을 비정하고 건조한 문체로 그려낸 장편 추리소설로서, 유명 정치인의 살인 사건 이후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병폐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현대 한국 사회의 어둡고 비정한 현실을 조명하는 한국형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살인 청부업자인 ‘나’의 고백 vs 범인의 뒤를 쫓는 형사들의 「수사 노트」 김성종의 독특한 문체는 ‘시각적 내지는 영상적 언어를 구사하고, 군더더기 없이 오감(五感)에 호소’하는 데에 있다. 특히 김성종은 ‘시간적, 공간적 묘사에 충실함으로써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면들 속에 스릴과 서스펜스를 추구’(백휴, 『김성종 읽기』, 남도, 1999.)하는 작가다. 이러한 김성종의 문체가 여실히 드러나 있는 『안개의 사나이』는 특히 살인 청부업자인 ‘나’의 고백과 형사들의 「수사 노트」를 교차 편집한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때 「수사 노트」는 주인공인 ‘나’가 살인 사건 수사가 종결된 후 형사들의 이야기와 주변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수사 노트·1 이 수사 노트는 살인 사건 수사가 끝난 뒤에 내가 수사관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종합하고 거기에 약간의 설명과 상상을 더해 내 나름대로 수사관의 입장에서 한번 재구성해 본 것이다. 조금 틀린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에 거의 부합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해 본다. ‘나’의 고백은 살인 청부업자의 불안한 심리를 따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수사 노트」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태도를 견지한 수사관의 행적을 따라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특히, 「수사 노트」는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서술을 통해 수사관의 노트를 실제로 읽는 듯한 느낌을 전해 주어 사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안개와 불완전 범죄, 비정하고 씁쓸한 결말 언덕 위로 올라갈수록 안개가 점점 짙어지더니 조금 후에는 일 미터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의 벽 속에 완전히 갇혀버린 느낌이 들었다. 헤드라이트를 켜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안개의 벽을 헤쳐 나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헤드라이트를 켠 차들이 느릿느릿 굴러가고 있었다. 안개는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모든 것을 휘감고 혓바닥으로 하나하나 핥아대고 있는 것 같았다. (64~65쪽) 나는 다시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 안개야. 세 번째 안개…… 그것이 변덕을 부리고 있는 것이겠지. (84~85쪽) 『안개의 사나이』의 사건은 ‘안개’ 속에서 시작하여 ‘안개’에 갇혀 끝나면서 그 미묘한 ‘불완전성’을 담보한다. ‘안개’는 살인청부업자 ‘나’의 범죄/정체를 가려주는 벽이자, 동시에 범죄 이후 그의 행보(도주)를 가로막는 벽으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두꺼운 안개의 벽이 무너지기를 기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완전 범죄의 벽 또한 무너지기를 기대하는 역설에 처한다. 완벽함이란 없는 것이다. 이쪽에서 아무리 완벽하게 각본을 짜놓아도 상대방이 나보다 더 치밀하게 뚫고 들어오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결국 나는 款?싸움에서 상대에게 밀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내 자신이 그 싸움에 뛰어들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나는 마치 막연히 날씨가 개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226쪽) 결국 ‘안개’ 상황의 역설은 비정하고 씁쓸한 결말로 이어지는 매개체가 된다. 안개의 벽에 갇혀 있던 범죄는 명징한 빛과 같은 형사의 추리로써 그 벽이 깨어지면서 피비린내 나는 범죄의 현장으로 인도되기 때문이다. “안개가 틀림없는 것 같아. 이건 완전히 안 형사의 추리가 적중한 거야. 대단한 추리야. 수고했어.” 나는 미주의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눈처럼 하얗던 털은 어느새 붉게 변해 있던 것이다. (...) “이거 사람 피 아닙니까?” 그러나, ‘안개’ 같은 범인의 정체성을 둘러싼 안개의 벽은 끝까지 깨어지지 않으면서 소설의 씁쓸한 결말을 장식한다. 살인범의 본명 하나 밝혀내지 못하는 경찰의 무능을 질타하는 어느 신문의 칼럼 제목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안개의 사나이, 끝내 안개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줄거리 ‘나’는 해외 입양아 출신으로, 고국이 그리워 돌아왔지만 그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 채 다시 해외 유학을 택하고, 소련 유학 시절 KGB에 의해 스파이로 키워진다. 냉전 체제 종식 후 KGB 출신들이 모여 ‘Q25’라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살인청부조직을 구성하게 되고, 그 조직과의 거래를 통해 ‘나’는 살인 청부업자로 변신한다. 사회적으로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인 ‘나’는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며, 한편으로는 ‘아시아자유평화연대’ 한국 지부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그 단체의 사무국장인 오미주라는 여자와 불륜관계에 있다. 부산에 살고 있는 ‘나’는 <아시아자유평화연대 난징대학살 추모집회> 참석차 난징행 비행기를 타기 전 새벽, 짙은 안개로 유명한 부산 달맞이 언덕에서 유명 정치인인 유달희를 청부살해한다. 곧바로 난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으로 향하려던 ‘나’는 안개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되어 일행을 놓치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난징에 도착한 ‘나’는 먼저 출발한 일행의 비행기가 안개 때문에 추락 사고를 당하여 오미주를 포함하여 전원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사망자 명단에 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유명 정치인의 살인 사건으로 해운대 경찰서에는 ‘너구리’라는 별칭의 수사 전담팀이 구성된다. ‘너구리’를 이끄는 하 반장(하 경위)은 항상 ‘운동모’를 눌러쓰고 다니며, ‘그림자’라는 별명을 가졌고, ‘레슬러’처럼 생긴 우 경사와 노처녀 명사수 여형사 서영, ‘대머리’가 벗겨진 40대 최 형사, 쉰 살쯤 된 박 형사, 여자처럼 예쁘게 생긴 신참 유 형사와 함께 냉정한 태도로 수사를 진행해 간다.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달맞이 언덕 산책객들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진행하던 중, 같은 날 일어난 비행기 추락사고 사망자 명단에 들어 있는 추리소설 작가 구림(문삼식)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과, 그가 그날 새벽 산책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사팀은 문삼식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망을 좁혀 간다. 한데, 문삼식의 종적은 마치 안개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수사를 진행할수록 더욱 행적이 묘연한 문삼식은 마치 ‘안개의 사나이’ 같은데…….
<후쿠오카 살인> 한국추리문학의 마이스터 김성종 신작 장편소설 국경을 넘나드는 하드보일드 추격전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진다! 겹겹의 마스크를 쓴 더블맨, 치명적 관능의 여신 구밀라 악마를 없애기 위해 악마가 되고 마는 기묘한 운명 ▣ 『여명의 눈동자』 김성종의 신작 장편소설 출간 넘치는 긴장감, 깊고도 슬픈 인간 내면의 초상들 한국추리문학의 거장 김성종의 신작 장편소설 『후쿠오카 살인』이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1977년 장편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로 국내에서 명성을 떨친 소설가 김성종은 한국추리문학대상, 부산시문화상, 봉생문화상, 부산MBC문화대상을 수상하는 등, 수십 년간 작품 활동을 하며 한국추리문학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후쿠오카 살인』은 일본 열도를 배경으로, 설원 위에서 펼쳐지는 섬뜩하고 처절한 살인 사건을 그려낸다. 굴곡진 인간 심리와 탐욕을 지닌 등장인물들을 통해, 깊고도 슬픈 인간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작품을 집필하기 전, 일본에 수차례 오가며 자료 조사를 마친 김성종은, 설경이 멋진 후쿠오카를 무대로 설정하고 세세한 지리 정보를 바탕으로 치밀한 살인 사건을 펼쳐 보인다. ▣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기 위해 떠난 동상이몽 부부의 후쿠오카 여행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물과 기름” 같았던 서봉수, 유지나 부부는 서로를 없애기 위해 일본 여행을 가장해 살인 계획을 세운다. 봉수, 지나의 재혼 후 생활은 악몽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병원장 동생으로 위장한 지나는 돈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저지르고, 약국을 운영하는 봉수에게 거액을 뜯어내 내연남에게 바치기 일쑤인 악처다. 게다가 밤마다 봉수의 정력을 비하하고 나무라며 폭언과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기가 센 지나의 욕구를 채워주기에 봉수는 역부족이었다. 지나의 실체를 알아버린 봉수는 이제 숨통이 막힌다. 결혼 생활 동안 감췄던 과거와 치부가 속속들이 드러난 부부에게는 증오심만 가득할 뿐이다. 그들은 복수심으로 얼룩진 악연 고리를 끊기 위해 후쿠오카로 떠난다. 서로 증오감을 품고 있는 그들은 법적으로만 부부일 뿐 사실상 남남이나 다름없었다. 제각기 다른 방을 쓴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성관계는 언제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런 사이인데 아내가 갑자기 일본 여행을 가자고, 그것도 거의 우격다짐으로 나서는 바람에 그는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나섰던 것이다. 왜 갑자기 일본에 오자고 했을까? 이유가 뭘까? 틀림없이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41p) ▣ 도발적인 매혹의 여형사 구밀라 vs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는 더블맨 관능미를 풍기며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강력반 형사, 구밀라. 그녀는 어린 시절 성폭력에 희생되어 ‘섹스 중독증’을 앓는다. 아홉 살에는 삼촌의 친구에게, 고등학생 시절에는 친구 회사 사장에게 상습적으로 유린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삼촌은 친구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이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남자와 관계를 가져야만 살 수 있다는 그녀에게 ‘후쿠오카 살인’을 해결하라는 임무가 주어지고, 그녀는 범인을 잡기 위해 후쿠오카에 도착한다. “위조범을 빨리 체포했다면 살인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유감이군요.” 하나 마나 한 말이다. “그놈이 사람을 죽일 줄은 몰랐습니다. 범인의 정확한 신원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놈을 더블맨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더블맨? 이중 인간이란 말인가요?” “그렇습니다.”(231p) “남자와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것은…… 아홉 살 때였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젊은 남자한테 강제로 당한 거죠. 그 사람은 삼촌 친구로 그게 무척 컸어요. 그 후에 많은 남자들을 만났지만 그 사람만큼 그렇게 큰 것을 가진 남자를 보지 못했어요. 그는 그것으로 거의 1년 동안 저를 농락했어요.”(32p) 한편 유지나의 내연남이자 살인을 청부받은 이세호는 위조지폐를 사용해 현금을 긁어모으는 등 계획을 실행해 나간다.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그의 주특기는 현란한 칼솜씨로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다. 하지만 금세 시내에 위조지폐가 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세호의 정체를 뒤쫓는 자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도망갈 구멍을 찾다가 계획에도 없는 살인을 또 한 번 저지르게 된다. 극악무도한 칼잡이이자 용의자로 지목된 이세호는 ‘더블맨’으로 통한다. “위조지폐 신고가 들어와서 가봤는데, 주인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이 살해되고, 범인은 이미 사라졌다는 거야! 살해된 두 사람은 모두 남자야! 살인범은 위조지폐범일 가능성이 커. 회의는 그만두고 빨리 현장에 출동해!” (224p) 수사망은 더블맨을 향해 점점 좁혀진다. 그는 사면초가로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 더블맨의 행적을 알아낸 한국, 일본 경찰들은 그를 유인해 내려 하고 더블맨의 체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때, 구밀라 형사는 경찰들의 눈을 따돌려 더블맨을 자신만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끈다. ▣ 애욕과 증오, 탐욕과 살인으로 얼룩진 외줄타기 같은 삶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같은 운명 “악마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어.” 그는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 악마를 피하든가, 아니면 싸워서 없애 버리는 거야. 만약 피할 수가 없으면 없애 버리는 수밖에 없어.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악마한테 먹히고 마니까. 내 생각이 잘못됐나?” (95p) 악연의 주인공들은 서로를 없애기 위해 후쿠오카에 모인다. “악마에 대처하”기 위해선 악마가 되어야 한다는 봉수의 말처럼 이들은 쫓고 쫓기는 처지에 놓인다. 봉수를 없애기 위해 킬러를 고용한 지나, 이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봉수, 극악무도한 살인마 더블맨과 “이상심리의 여형사” 구밀라까지. 이들의 삶은 “운명에 순응하면서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는 시시포스적인 얼굴들”을 하면서도 시시각각 극적으로 변하는 레일 위에 있다. “가면 갈수록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운명의 깊이를 가늠하며 떠나는 네 주인공의 얼굴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 소설은 보여 주고 있다. 시종일관 애욕과 증오, 탐욕과 살인으로 얼룩진 내용을 그리다 보니 인간의 진정한 내면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봉착하게 된다. 뒤얽힌 인간 군상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려다가 오히려 파괴했을 뿐이다. 그 파괴를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숨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아슬아슬 외줄타기 같은 삶을 무사히 지켜낸다는 것. 그것은 사실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_「작가의 말」에서
<계엄령의 밤> 한국 추리문학의 대부, 그때 그 시절의 악몽을 이야기하다! 《여명의 눈동자》의 저자 김성종의 장편소설『계엄령의 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가슴속 깊은 곳까지 전달하며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는 작가 김성종의 이번 소설은 1950년 한국전쟁에서 1980년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30년에 걸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 이후 죄 없는 양민들이 빨갱이로 몰려 학살당했던 보도연맹사건과 1980년대 계엄 치하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을 맞물려 그리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었던 인간 군상을 담아냈다. 1980년, 밤늦은 시간 통행금지 사이렌을 알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추격자들에게 쫓기던 한 남자가 미친 듯 어두운 골목 속으로 내달린다. 그는 대통령 암살범 음모 주모자이자 간첩으로 현상수배가 붙은 조각가 서문도이다. 비 오는 밤 허둥대며 골목 안을 배회하는 그에게 한 늙은 창녀가 눈에 들어온다. 쉬고 가라는 그녀를 차마 뿌리치지 못한 그는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면서 기구한 사연을 듣게 된다. 군을 동원해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대통령 M은 그 과정에서 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그에 대한 원성이 두려운 나머지 전국에 계엄령을 발동, 공포정치를 이어나간다. 문도는 더 이상의 도피 생활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민주화 투사인 J와 자신의 후원자 역할을 해오던 외삼촌이 있는 일본으로 밀항을 결심한다. 사랑하던 여자와 평범한 삶을 꿈꾸던 그는 왜 암살 계획을 꾸미게 되었을까? 그에게 다가온 절름발이 창녀의 정체는 무엇인가?
<해운대, 그 태양과 모래> 구슬픈 가락으로 들려주는 해운대 엘레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김성종의 연작소설 『해운대, 그 태양과 모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해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17편의 짧은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 특유의 필력으로 희극과 비극의 요소를 자유롭게 써내려가며 해운대의 밀도 높은 인간 군상을 묘사한다. 이 작품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달맞이언덕의 안개》에 등장했던 추리작가 캐릭터 노준기를 포함한 인물들은 1인칭 시점으로 등장한다. 욕망과 상처, 모순덩어리 그 자체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내재된 위선과 악마성을 거침없이 벗겨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을 향한 연민과 유머를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