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성
송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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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로맨스

고맙다, 미안하다, 흔한 인사말조차 할 줄 모르는 남자 공현진. 선머슴 같은 외모에 주당을 자처하는 털털한 여자 류하경. 우연처럼 시작된 만남은 발길이 가는 곳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인연처럼 이어졌다. 그리고……. 여자는 감정이 차갑고 메마른 남자의 심장이 누구보다 따뜻하다는 것을 알았고, 남자는 매사에 솔직하고 독특한 말투를 가진 여자가 너무도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았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잔잔하게 스며들어,  한여름의 폭우처럼 지울 수 없는 서로가 되어 버린 두 사람. 우린 과연 운명적 사랑일까, 잘못된 만남일까. 오뉴월 로맨스-

사슴이 돌아왔다

다락방의 낡은 나무 냄새. 밤하늘에 박힌 별. 그리고 그 모든 것과 어울리던 강다미. “오빠야는 뭘 어쩔 필요 없다. 내가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천진난만했던 열일곱의 고백은, 반항과 방황으로 가득했던 열아홉의 정록을 홀렸다.   하지만 인사조차 없었던 이별, 그 후 7년 만의 재회. 여자가 되어버린 소녀의 눈빛은 여전히 따듯하고 사랑스러웠다. “다른 남자 만날 거야.”  “기다릴게.” “나도 너처럼 없어져 버릴 거야.” “…다른 건 다 해도 되는데, 그건 안 되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던 순수의 계절. 긴 시간을 돌아서 다시 마주한 사랑. 지나간 시절과 함께, 사슴이 돌아왔다-

첫 눈 외전

살생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사내-  서주 상단의 차남, 미흔. 복수를 위해 사내의 행색으로 살아야 했던 여인- 북현의 별, 혜강. 하늘에 있던 별자리가 움직이면, 땅 위에 있는 두 사람의 운명 또한 얽혀든다. “넌 어디에서 왔지? 맹인이 맞느냐?” 혜강은 말을 잇지 못했다.  시선이 없는 맹인에게서 누구보다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음으로. “그러는 넌. 넌 사내가 맞느냐.” 미흔은 확신했다.  죽음을 위해 찾은 별 앞에서 살고 싶어졌음을. 가지고 싶고, 품고 싶어졌음을. “그대에게 내, 모든 것을 주겠다.  그대에게 내, 첫 눈을 주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일 수밖에 없는 사랑. 첫 눈-

첫 눈

살생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사내-  서주 상단의 차남, 미흔. 복수를 위해 사내의 행색으로 살아야 했던 여인- 북현의 별, 혜강. 하늘에 있던 별자리가 움직이면, 땅 위에 있는 두 사람의 운명 또한 얽혀든다. “넌 어디에서 왔지? 맹인이 맞느냐?” 혜강은 말을 잇지 못했다.  시선이 없는 맹인에게서 누구보다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음으로. “그러는 넌. 넌 사내가 맞느냐.” 미흔은 확신했다.  죽음을 위해 찾은 별 앞에서 살고 싶어졌음을. 가지고 싶고, 품고 싶어졌음을. “그대에게 내, 모든 것을 주겠다.  그대에게 내, 첫 눈을 주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일 수밖에 없는 사랑. 첫 눈-

Nothing(낫띵)

“너 돈 필요하다며. 그 돈, 내가 줄게.” 갖고 싶을 만큼 예쁜 여자,  홍채희. “하자는 게, 연애야?” 알 수 없는 남자. 도성오. “왜 나한테 연락 안 했어.  네 전화 한 통이면 바로 달려갈 텐데.” 그렇게 말하지 마.  엉망이 되어버리잖아. “네가 나와 아주 강하게 얽혀 있는 느낌이 들어.” 처음부터 아무것도 아닌 존재.  아무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그 어떤 것으로도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존재.  내게 너는, nothing.

달세뇨(dal segno)

시작된 악몽. 기묘한 감각.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남자.“사랑해, 자은아.나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야.”그림자 같은 그에게서낯설지만 익숙한 감정의 파편들이 느껴진다.“아마도 너하고 난, 같은 꿈을 꾸는 것 같아.”“나더러 그 말을 믿으라는 거예요?”두려움을 넘어선 끌림, 사랑.피할 수 없...

여름 감기

“당신의 내일을 내게 팔아요.”기침처럼 갑작스럽게 나타난 여자,서태은. “이번엔 제대로 해 볼래요?”밤바다처럼 초점을 숨긴 남자,선우완.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온 낯선 거제,훈김이 남은9월의 바다에서 우주를 보았다. “여기 왜 왔습니까?”“도망이요.” 너만 보면 목구멍이...

제니의 찻잔

과거도 본명도 뒤로한 채 떠나온 이화면의 꽃, 제니.바람 냄새와 함께 그녀 앞에 나타난 공보의, 해환.깎아 놓은 밤톨처럼 잘생긴 남자의 환한 웃음은고요한 제니의 마음과 이화면의 평화를 뒤흔든다.“제니 씨는 뭐 좋아해요?”“나한테 있는 거요. 내가 쥐고 있는 건 다 좋아해요.”“그럼 나도 이제 좋아하게 되...

이 봄, 너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더 이상 생화를만질 수 없게 된 꽃집 주인, 하도연.흐르는 시간 속에서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러 있는 그녀에게“자, 오늘 치 적응입니다.”생화, 메리골드를 선물하며 다가오는 남자, 구도경.“메리골드. 이별의 슬픔, 가엾은 애정이랬던가요?”처음에는 부담스러웠고,“그것 말고 다른 꽃말도 ...

깜박 껌벅 꿈벅

실수였다.제 로망이 가득 적힌 다이어리를 잃어버린 것은.“어디 간 거야, 내 다이어리!”그런데 다이어리가 저 대신 남자 복을 남기고 갔는지웬 남자 하나가 제 옆에 척 붙었다.제 마음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완벽하게 그녀의 로망을 채워 주는 남자, 한의빈이.근데 이 남자는 어떻게 나의 로망을 이렇게 잘 알까?“너, 대체 정체가...

20일

민철 아재가 죽었다.관습적인 장례 문화에 괜히 마음속으로 투덜댈 적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왼팔에 두 줄 완장을 찼다.상주라는 건데, 저 사람이 그럼.“애희야, 여기 아재 아들 윤기다. 인사해라.”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표정의 가면을 쓴 무도회.이 남자는 홀로 다른 옷을 입고 있어야 할 것 같다.그런데 그는 다른 이들과 같은...

새벽달

“나는 이제 칼을 쥐어 본 적이 있게 되었다.”살겠다는 의지로 칼 대신 삶을 움켜쥔 여인, 정이.“내 손을 놓치면 아니 된다.”지킬 것이 생겨 두려움을 알아 버린 사내, 개똥.세상에 내던져져 죽으려 한 여인과가문의 이름을 버리고 세상에 홀로 선 사내.“달맞이, 안 하십니까? 달맞이하기 좋은 날입니다.”“했지 않아.”“예?”“네가 달이고. 나는 오늘 달을 맞았다.”홀로 빛나지 않는, 달과 새벽.새벽이 달을 만나 어두운 밤을 밝힌다.“나는 그냥 새벽이다.”“새벽이요?”“네가 그렇게 나를 불렀던 순간부터 나는 새벽이었다.”

동물원 옆 미술관

남자가 환하게 웃었다.갤러리에 놓인 차분한 정물 같은 남자, 선우현이.“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묻었다.내 마음이 어느새 거기 묻어 버렸다.허락도 받지 않고.“제가 관장님께 관심이 있어요.”“저는 연애할 생각 없습니다.”“…그렇군요.”“좋은 이웃은 안 될까요?”“몰라요. 저는 이런 거 처음 해 봐서.”매정하다고 생각했던 여자가, 전부가 되어 버렸다.동물 병원의 단정한 가운 같은 여자, 지수인이.“키스라도 할 걸 그랬어요.”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근사하고 싶어서.비 오는 날, 우산 아래 고이는 빗물 같은 사랑.동물원 옆 미술관.

윤주

어제도 오늘도 같은 말을 하는 남자, 차태영.“좋아해.”관계의 변화가 달갑지 않은 여자, 이윤주.“혹시 내가, 불쌍해요?”성격도 외모도 빠지는 게 없는 차태영.그에게 끌리지만 애써 부정하고 싶은 건,“이윤주. 네 진심이 뭔데.”“나는.” “그래 너는.”“…평생 보고 싶어요.” “뭐?” “헤어지면 못 보는 사이가 되니까.”자신만 생각하는 게 힘든 여자.기대고 의지하는 게 서툰 여자.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겁나는 여자.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스무 살 윤주.*** 해당 작품은 기존에 출간되었던 <우연과 인연>의 개정판입니다. 이용에 참고해 주세요. ***

모순을 견디는 중입니다

사업 물색 차 방문한, 호텔 VIP 풀 파티.그곳에서 만난 의무팀 직원과의 하룻밤.“내려갈 건데, 같이 갈래요?”그의 단정한 이마를 흐트러뜨리고 싶어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이었다.호텔과 계약을 맺기 위해 다시 방문한 날, 그 남자와 다시 만났다.침대 위에서는 눈빛이 달라지던 그 애송이를.어쩐지 자꾸 생각나더라니, 이렇게 될 운명이었나?“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가버려서. 그리고 이거.”남자가 뭔가를 영신 쪽으로 내밀었다.아. 그건 성의 표시로 놓고 갔던 영신의 시계였다. 팔면 제법 돈이 되었을.남자가 이를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누굴 거지새끼로 보셨나 봐요.”몰랐다. 그가 호텔 대표 윤태주일 줄은.***영원히 다시 밟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한국에 들어왔다.그리고 하영신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내려갈 건데, 같이 갈래요?”그 여자가 먼저 다가왔으니까.그리고 꼭 돌려줘야겠다. 이 시계도, 내 어머니의 복수도.“기다렸어요. 그리고 보고 싶었어요.”내 어머니를 죽게 만든 남자의 딸인 당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