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윤세
태윤세
평균평점
치명적 손아귀

헤더 맨스필드는 아버지의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앨런 D. 해밀턴 공작의 제안 때문에 공작과 결혼한다. 공작이 틀림없이 헤더에게 반한 거라면서 유모는 호들갑을 떨지만, 헤더의 마음속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불길한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앨런이 헤더와 결혼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초야의 의식 중에 헤더의 쌍둥이 오빠 오스틴으로 인해 여동생 세실리아를 잃었다고 주장하며, 오스틴을 죽이겠다는 앨런. 헤더는 망연자실해지는데. 그녀의 오빠 오스틴은 어린 시절에 병으로 사망했고 지난 9년간 오스틴의 역할을 한 사람은 바로 그녀, 헤더였다. *** 공작이 별안간 행동을 멈추더니 몸을 숙였다. 공작의 두툼한 가슴팍이 내 등에 맞닿았다. 공작의 피부는 땀에 젖어 끈적끈적했다. 그 순간, 해밀턴 공작이 내 귀에 대고 음침할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주절거렸다. “헤더. 제발 오스틴이 있는 곳을 내게 알려줘.” 화를 꾹꾹 억누른 노여운 음성이었다. 베개에 뺨을 누른 채로 허공에 무의미한 시선을 던지고 있던 내 눈동자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불안감에 일렁거렸다. 왜 자꾸 오스틴 얘기를 하는 거예요? 왜, 나를, 그렇게 무섭게 찾고 있는 건가요? 대체 무엇 때문에? 내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그는 얌전해져 있었다. 그저 등을 부드러운 손길로 쓸어내릴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밭은 숨을 내쉬면서도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릿속으로 말을 골랐다. 그러다, 대답 대신 대뜸 물었다. “해밀턴 공작님은, 오스틴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저랑 결혼한 건가요?” 왜 자꾸 오스틴의 행방을 묻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해밀턴 공작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맞아. 오스틴을 찾아내려고 당신과 결혼한 거요.” 한참의 침묵 뒤에 씁쓸한 음성의 대답이 돌아왔다. 내 표정이 단숨에 구겨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잘못을 한 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혈안이 되어 나를 찾는 걸까?

스탠드 업(Stand Up)

순도 100%의 잘난 동정남 ‘이한’과 4차원 동정녀 ‘서우’의 기상천외한 로맨스릴러. 범죄심리학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이한은 몇 달 전부터 골치 아픈 일에 시달리고 있다. 누군가 자꾸 고약한 장난처럼 ‘집을 나가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쪽지를 이사한 집 앞마당에 던지고 간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거실 유리창이 박살 나는 ‘돌덩이 투척 사건’이 벌어지면서, 무서워서 일을 못 하겠다며 도우미 아주머니가 일을 그만둬버린다. 며칠 뒤 늦은 밤. 자료조사와 교정, 교열. 가정부 역할까지 한꺼번에 할 젊은 청년이 이한의 집을 찾아오는데……. *** “몸이고, 얼굴이고 알아볼 수 없게 잔뜩 무장했잖아! 수염까지 그려 넣고!” 이한의 입에서 ‘수염’이라는 뜬금없는 말이 나오자, 서우는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문득 욕실에서 봤던 제 코 밑에 묻은 검댕이 떠올랐다. 그건, 짐을 급히 챙겨 들고나오면서 질질 흐르는 콧물을 손으로 닦은 바람에 먼지가 묻은 것이었다. 설마, 먼지 묻은 걸 수염이라고 말하는 거야? 너무 어이가 없으니, 불쑥 헛웃음이 터져 나오려 한다. “수염 아니에요.” 서우는 급히 웃음을 삼키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웃음을 본 이한의 눈에 경악의 빛이 싸늘하게 들어찼다. “지금 웃겨?” “아뇨…….” 흠칫한 서우는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됐고. 더 말하기 싫으니까, 지금 당장 이 집에서 나가줘.” “제가 왜요?” 서우가 정색한 얼굴로 되묻자, 이한은 입술을 삐뚜름하게 들어 올리며, 시니컬하게 말을 뱉었다. “날 속였으니까.” “속인 적 없습니다. 설마, 제가 여자라서 이러는 건가요? 남자 구한다고 하지도 않았잖아요? 애초에 남자를 구할 생각이었으면, 구인공고를 낼 때 남자만 구한다고 했어야죠.” 서우가 아이들 보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같은 또랑또랑한 음성으로 따지듯이 크게 소리쳤다. 순간, 그는 머리가 아찔해졌다.

아찔한 질주

[15세 개정판]아버지의 강요로 JJ 인터내셔널의 대표 장석주와 가짜 결혼식을 치르자마자, 프랑스 파리로 도망가 서양화 대학원을 다니며 유학생활을 하던 홍아린. 몇 달 뒤, 그녀는 보자르의 초빙교수이자, 제라르의 「다프니스와 클로에」라는 그림 속 다프니스를 꼭 빼닮은 남자 로렌스 레인에게 학기가 끝나면 정식교제하자는 고백을 받는다.그러던 중, 연락이 닿지 않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고 아버지의 지인이 파리에 찾아온다. 하지만, 급히 서울로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었다.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눈빛을 한 가짜 남편 석주였다.

그대가 나에게

[15세 개정판]모든 걸 잃은 여자와 그녀를 재생시키려는 남자의, 생사의 고비에 선 가슴 시린 이야기.끔찍이 사랑하던 네 살짜리 딸이 세상을 떠났다. 남편의 부주의로 인해 벌어진 끔찍한 사고였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달콤하던 나의 세상이 암흑에 잠겼다. 심신이 조각조각 뜯기는 듯한 괴로운 나날이 이어졌다. 내 원망과 절규에 귀 막고 외면하던 남편은 결국 그런 나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나를 떠나갔다.반년이 흘렀을 때, 우리는 서류에 꾹 찍은 도장 하나로 완전한 타인이 되었다. 버티고 버티다 해준 합의이혼이었다. 6년간의 연애. 5년간의 결혼생활.내 인생에 유일했던 사랑은 그렇게 나를 등졌다.이혼 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귀가하려던 나는 괴한 두 명에 의해 끌려가게 되고 큰 봉변을 당할 뻔한 위기에 빠진다. 마침 근처를 지나는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그 상황에서 가까스로 탈출하긴 하지만, 공황에 빠진 나는 남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버리듯이 남겨두고 줄행랑치는 큰 실수를 범한다.1년 뒤, 병원 복직을 앞두고 동생에게서 유럽여행 패키지 선물을 받고, 모든 아픈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1년 전 나를 구해줬던 그 남자를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모르고.

여우별을 찾아서

[15세 개정판]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수인은 과거 불행한 사건으로 연결되어 있어 고백조차 못 했던 짝사랑 대상 재윤과 처음으로 뜨거운 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재윤은 곧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사라진다. 수인은 켜켜이 쌓인 슬픔을 가슴에 안고 절망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쓰러진다.한편, 5년 전 약혼녀를 사고로 잃은 상처를 수인의 피아노곡을 들으며 위로받고 아픔을 치유 받았던 정신과 의사 강지후. 병실에서 그녀를 처음 본 지후는, 첫눈에 폭풍 같은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는데…….

엉뚱한 유혹

하루하루 비틀거리던 내 삶에, 쓰레기로 전락하려던 내 삶에 불쑥 ‘그녀’가 들어왔다. 참을 수 없는 냄새를 풍기며 나타난 레나. 처음엔 경악했고, 다음엔 가여웠고 그 후엔 안아주고 싶었다. 레나는 혼자만의 삶을 지탱하기도 힘들던 내게 모든 것을 의지했다. 버거웠다. 밀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그녀를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가 없으면 내 삶이 끝날 것처럼. 그녀는 어렸다. 고작 스무 살이었다. 나도 그땐, 그저 이십 대의 불안정한 청춘일 뿐이었다.

프릭

『신이 네 사랑을 이뤄주겠노라』 가온의 사랑을 이루어주어야만 저주가 풀리는 장난꾸러기 신 ‘프릭’. 과거 크게 받은 상처로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강인준’. 강인준을 3년간 좋아한 지고지순한 짝사랑녀 ‘윤가온’.  세 남녀가 펼치는 동고동락 삼각로맨스.  ---------------------------------------- “하아, 윤가온. 내 말 잘 들어. 곧 녀석이 돌아올 거야. 강인준이 깨어나고 나면 아까 찍은 영상을 보여줘. 꼭! 그러면 별 탈 없을 거야.” 거친 숨결을 쌕쌕 내뿜으며 그가 힘겹게 말했다. 다 죽어가는 사람이 쥐어짜 내는 듯한 목소리였다.  다중인격이라는 말도 아직 믿기지 않는데, 그 괴팍한 사람이 돌아온다니! 놀란 가온은 그가 제 어깨를 꽉 누르자, 몸을 버둥대며 허둥지둥 물었다. “잠깐만요! 누가 온다고요? 며칠 전의 괴팍한 사람으로 돌아온다는 거예요? 지금?” “으응.” “그럼, 본래 강인준은 누구예요? 내가 좋아한 대표님 말예요. 당신인가요? 아니면…?” 정신이 들고부터 계속 궁금했던 질문이었다. 어쩌면 답은 이미 스스로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흐으읏. 알잖아. …괴팍한 쪽이야.” 그녀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그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내 강인준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흐리멍덩하게 풀렸다. 눈을 스르르 감더니, 가온의 몸 위로 무너져 내린다. 육중한 무게감이 가온의 연약한 몸을 짓눌렀다. 그 순간, 정신을 잃은 것처럼 쓰러진 강인준의 몸에서 뭔가 섬광과도 같은 빛이 반짝이더니, 거실과 맞닿은 벽을 투과해서 쏜살같이 사라졌다.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었다.  자지러지게 놀란 가온이 눈을 홉떴다. 방금 뭐가 지나간 거야?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되짚을 여유는 없었다. 기절한 것처럼 가온의 몸 위에 축 늘어져 있던 인준이 별안간 그녀의 목덜미에 뜨끈한 입술을 문질러댔다. 아까의 섬세한 부드러움과는 전혀 다른 저돌적이고 투박한 감촉이었다. 서늘함이 감돌던 그의 입술이 지금은 지독히도 뜨거웠다. -본문 中-

페이크 와이프(Fake Wife)

대학병원 외과 레지던트인 서유주는 연인 정도현과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조기폐경이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는다.  병원 로비에서 울고 있는 유주 앞에 나타난 낯선 여자 민소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얘기에 공감대를 느낀 유주는 그날 소하와 술자리를 갖는다. 술집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친해진 두 사람은 절친이 되기로 약속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밤 뺑소니 차량에 치여 두 사람 모두 사망하고 만다. 긴 암전 뒤에 병원에서 눈을 뜨는 유주.  살아있음에 안도하며 연인 정도현에게 달려갔으나 뜻밖에도 도현은 180도 달라진 태도로 유주를 민소하라 지칭하며 문전박대 한다.  그제야 제가 서유주가 아닌 민소하의 몸에서 깨어난 깨달은 유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소하의 남편인 강우빈과 병실에서 맞닥뜨리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혼란을 수습할 때까지 소하 행세하기로 결심한다.  기억을 잃은 척, 우빈을 속이면서. =================================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거야?” “…네.”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다. 다만 기억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 죄의식이 느껴진다. “흠…. 내가 누군지는 들어서 알지?” “…나, 남편이라고….” 흐리터분한 목소리로 웅얼웅얼 대꾸하자 입술을 기울인 남자가 건조한 웃음을 뱉었다. “가까이 와 봐.” “…….” 잠자코 커다란 손바닥만 멍하게 쳐다보았더니 조붓하게 미간을 좁히면서 더 길게 손을 뻗는다. 여차하면 확 잡아당길 듯한 눈치라 유주는 어쩔 수 없이 떼어지지 않는 발로 두어 걸음을 옮겼다.  이제 남자와의 거리가 1미터 안쪽으로 좁혀졌다. “정신 돌아오면 불같이 화내려고 했는데…. 기억을 잃었다니까 화낼 수도 없네.” 덤덤히 뇌까린 남자가 약간 엉덩이를 들었다. 일어나려나 보다 생각한 순간 길쭉한 팔이 기습적으로 날아와 유주의 허리를 휘감고 확 끌어당겼다.

절정기

과거 짝사랑했던 오빠 친구 도진우에 의해 집안이 몰락하는 비극을 겪은 설영. 살면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던 그를 7년 만에 남친 회사 창립식에서 만난다. 혼자 있는 틈에 기습 키스한 진우는 ‘계약 결혼’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고, 설영은 연인인 김석현의 파멸을 막기 위해 악연의 폭풍 속으로 발을 담그고 만다. 사실, 도진우가 설영과 결혼한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과거 악연의 물고를 뜬 그녀의 오빠 ‘한설준’을 포획하려는 것.남편이 된 진우는 병적인 집착과 괴롭힘으로 설영에게 고통을 주지만, 가족이 제게 숨긴 8년 전 사건을 알게 된 그녀는 더욱 커지는 연정 속에 8년 전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데.[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