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 하나만 지키면 돼.” 긴 겨울이 지나 여름이 오기 전 피어나는 꽃의 이름을 딴 그 계절, 찔레꽃머리. 그 짧지만 행복한 초여름의 햇살 아래 태어난 두 사람, 이겸과 서하. 각자의 검과 붓대에 계절의 이름을 새겨 한뉘를 함께하리라 생각했다. 이렇듯 서로의 곁에 가장 가까이서. 그러나 운명은 왜 그렇게 모질었을까. 계절의 끝자락에 맞이한 혹독한 이별은 찬바람보다 깊게 가슴을 에었다. 열일곱 겨울, 모종의 사고와 함께 미령산자락에서 어린 시절 헤어졌던 아비와 조우한 의겸. 천애고아인 줄 알았건만, 자신이 이 나라 최고 재상 집안에 하나 남은 장자란다. 지금까지 든든하게 의겸을 받치고 있던 땅이 소리 없이 균열을 일으켰다. 그렇게 산골짜기 겨울처럼 한 걸음 빠른 이별의 길에 오른 두 사람. 기다리는 서하를 두고, 의겸도 없이 봄님은 그리 야속하게 홀로 오셨다. “너 없다고 생각하니… 나는 내 세상이 없더라.” 하지만 긴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돌아오리라. 너와 내가 함께했던, 하나라 말했던 그 계절 찔레꽃머리가. 다시 돌아오기만 한다면, 평생 이렇게 살다 늙어 죽어도 서로의 곁에 있기만 할 수 있다면, 그 애틋한 계절을 한뉘 함께 보내리라. 그들을 둘러싼 운명과 인연, 그리고 그 끝에 놓인 햇살 찬란한 찔레꽃머리 이야기.
#현대물 #첫사랑 #재회물 #캠퍼스물 #대형견공 #집착공 #연하공 #다정수 #외유내강수 #복수어둡고, 차갑고, 혼자였던 이사혁의 세계에 성해우라는 빛이 내려왔다.따듯하고, 맑고, 포근해서 이사혁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그런 빛. 그를 만나고 사혁에게는 욕심이 생겼다. “살아보고 싶다. 아니, 한 번 미쳐보고 싶어, 성해우란 사람에게. 그렇게 살고 싶어, 나.”그런데 그 빛이 모두 거짓이란다. 그 빛이 자신을 버렸다. 아무도 손잡아 줄 사람이 없는 사혁을, 곁에 남은 사람도 없어 이제 정말 혼자가 되어버린 그를 버렸다. 산산이 조각난 행복의 파편들은 깊은 상처를 내며 박혀 들었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낯선 땅에 떨어진 순간부터 사혁은 마음 안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기 시작했다. 욕심과 집착이라는 괴물은 점차 그 덩치를 키우더니 결국 자신의 마음을 전부 삼켜버렸다. 그리고 또다시, 성해우가 자신의 영역 안에 들어왔다. 예전처럼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일도 없고, 성해우가 떠날 수도 없는 영역으로. “예전의 나를 보려 하는 거라면 틀렸어. 네가 나를 버린 순간부터 예전의 이사혁은 죽었어.이젠 어디에도 가지 못해, 성해우.”다신 누구에게도 버림받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도 않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신(神)이라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