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소희를 대신해 황후 간택에 참가해야 할 것 같다. 어려울 것 없다. 가서 앉아만 있다가 오면 되는 일이란다.” 초간택 전날 남종과 야반도주한 아가씨를 대신해 황후 간택에 참가하게 된 여종 김봄.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던 대감의 말과 달리 가만히 앉아만 있었는데 덜컥 황후가 되어 버렸다! 어떻게 하면 폐위될 수 있지? 봄은 폐위되기 위해 황실의 규율과 반대로 행동한다. 그러나 봄이 노력하면 할수록 황제는 그녀에게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본의 아니게 황후의 자질을 타고난 봄의 좌충우돌 황궁 탈출기! 폐하, 이래도 폐위시켜 주지 않을 건가요?! 《황후가 바뀌었다》
봄날에도 한겨울 같은 냉기가 흐르는 판테르논의 황제, 제드 이드니스는 모든 이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모두가 그의 앞에서 입을 조심하고 행동에 바짝 주의를 기울였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척 보기에도 별 볼 일 없는 망국의 왕녀 출신 프실리. 이제는 시녀가 된 프실리만은 남달랐다. 평범하디평범한 시녀인데. 잘 봐야 무표정, 언뜻 보면 뚱한 얼굴인데도. 아름다운 후궁의 미소에는 매서운 눈빛으로 응수하던 황제가 그런 프실리에게만은 너그러워지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폐하의 취향이…… 설마 바뀌신 건가?’ 황제의 취향이 변했다는 소문이 판테르논을 들쑤셨다. 《판테르논 황제의 남다른 취향》
내 결혼식이었다. 물론 남편이 될 사람이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었다. 이 도시 내에서 가장 돈이 많다는 귀족이라는 것만 빼면 마음에 드는 것은 1도 없었다. 하지만 사람 사는 데 가장 필요한 건 결국 '돈'이었다. 그래서 내 한 몸 희생하여 어머니와 동생을 호강시켜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결혼 서약만을 남겨두고 한 남자가 등장했다. 내 머리 위에 머리 하나를 더 얹어야 눈높이가 맞을 듯한 큰 키. ‘딱 벌어졌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넓은 어깨. 예술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깎고 빗어놓은 듯한 얼굴.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가 내 심장을 터트릴 기세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내 아내를 데리고 뭐 하는 짓이지?" 뭐래, 정신머리가 자유를 추구하며 가출한 듯 보이는 자 잘생긴 미친 놈이. 그런데 저 남자가 내 남자란다. 게다가 나에게 남편만 있는 게 아니라 아들들도 있단다.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