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길들인 새> 실성한 이처럼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비로소 괴물이 된 날이었다. ‘어찌 소녀더러 새 같다 하셨사옵니까?’ 어디 있느냐? ‘어찌 소녀더러 새 같다 하셨사옵니까?’ 나타나거라. ‘어찌 소녀더러 새 같다 하셨사옵니까?’ 내 눈앞에 나타나 어찌 네 아비를 죽였느냐 따지거라. ‘어찌 소녀더러 새 같다 하셨사옵니까?’ 나타나. 나타나란 말이다! 괴물, 괴물, 괴물. 잊지 못할 어느 괴물에 대한 기억들……. 왕이고자 스스로 괴물이기를 자처한 남자의 이야기. 괴물이기에 사랑하는 여인의 집안을 멸문시켰고 사내이기에 괴로워했다.
<블루벌룬> 마치 버뮤다를 연상하는 지점, 그곳에서 총 다섯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일본 규슈,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은 무엇일까. 수능시험을 마친 새은과 경하, 그리고 두 소녀에게 다가온 강미두. 모두가 블루벌룬을 탄 뒤 사라져 버렸다. 화성에서 규슈까지… 마수에 걸린 자들의 최후가 궁금하다. 미두는 약간 몸을 움츠렸다. 그는 자신의 심장에 닿은 새은의 풍만한 가슴이 계속 신경 쓰였다. 실은 차오르는 욕정을 얼마나 참았는지 모른다. “…그만 가자.” “벌써요?” “응.” “조금 더 있다 가요. 우리….” “안돼.” “차갑게 자꾸 그럴 거예요?” “…지금이라도 움직이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아니면?” “아마 난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지도 몰라….”
"야! 대원인지 대가리인지는 모르겠다만... 키 좀 크다고 지금 누구한테 콩알, 콩알 하는거야? 초면에 싸가지 없이 반말이나 해 대고! 태어날 때부터 금 수저를 들고 태어나서 남을 깔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그런 놈이란 말인가? 그래서?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보고 어쩌라고? 그런데..... “야, 콩알~ 너 그래도 가슴은 콩알이 아니더라? 제법 마음에 들던데?“ “....서....설마! 정!대!원! “설마라니....뭐야, 너! 내가 누구인지도 잊어버렸냐?“ “정말...우리....한 거 맞아요?“ “하다니? 뭘?“ “그, 그거 있잖아요. 그거.....“ “그게 뭔데?“ “.... 몰라서 물어요?..... 그, 그럴 리가 없어요! 헛소리하지마요!"
해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알 수 있어. 사랑이라는 게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것인지.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만 하는게 얼마나 시간낭비인지. 그에 비해 안고 싶을 때 언제든지 안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훨씬 낫지 않아? 얽매이지 않고 말이야. 나에게 여자란 그런 존재야. 얽매이지 않고 언제든지 내 욕구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존재와 사랑 같은 걸 한다는게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 그런데, 제길! 이상해. 난생 처음 어떤 여자 때문에 화가 나. -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루크 마이어. 내가 좋아하는 건 태환 오빠잖아. 그런데 도대체 내가 느끼는 이 이상한 감정은 뭐지? 왜 그 남자 앞에서 나는 태환 오빠를 잊고 있었던 거지? - 짝사랑해 온 남자에게서 사랑한다는 고백을 듣게 된 스무살의 여자 한지윤. 그러나 그녀는 그토록 고대해왔던 그 순간 다른 남자를 떠올리고야 말았다. 사랑은 타이밍?
<셔릿 버크의 에메랄드> 에메랄드빛에 의해 탄생한 우주의 제국 ‘롯틴’이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순간 파장보다 더한 고통은 시작된다. 거대한 신비 공간에서는 탄생과 죽음 및 환생을 다양한 빛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인간이 볼 수도 느낄 수도 또 욕심을 내서도 안 되는 그곳은 범접할 수 없는 빛의 공간이다. 지구 종말론을 예언한 아이작 뉴턴의 죽음 및 원폭 발명가 필립 모리슨의 사망, 일본 쓰나미가 몰고 온 재앙 등 이 모든 것이 종속된 채 예정된 운명이었다면? 외계인조차 이 거대한 빛의 제국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허욕이 빚은 파멸의 순간이 생생히 그려지는 동안 시공간을 초월한 숨 막히는 일은 계속된다. 롯틴의 황제 포비어튼의 운명은 주도권을 놓치는 순간 어둠의 빛을 잉태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