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김소희
평균평점
반짝이는 순간들(Sparkling moments)

이제는 안다. 시간은 여전히 공평했다. 은호를 보는 공허한 그의 눈빛이 점차 일렁였다. 언제나 그녀를 보며 걸었다. 넘어질까. 부딪칠까. 길을 잃진 않을까. 그러다 곧잘 잘 가는 그녀의 뒷모습에 웃었다. 멀거니 눈으로 좇으며. 어쩌면 붙잡으며. 그렇게 걸었다. 그녀를 보는 그의 눈동자가 서서히 빛을 바랬다. 눈자위가 뜨거워진 그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바닥이 꺼진 것처럼 가슴이 내려앉았다. 사랑이었다. 결국 네가 내 세상이었구나. 탄식을 뱉어낸 그의 입술이 가만히 닫혔다.

끌림

“……누구?”삼 개월 만에 돌아온 아내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마치 인형 같았던 여자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당신이 내 남편이라고 하던데……. 좋은 남편은 아니었죠?”“어려울 거 없어. 그와 이혼만 하면 돼.”자신과 똑같이 생긴 그녀는 모르...

밀애

“이 바닥은 처음부터 내 거였어.”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어야하는 여배우, 한지원.최고의 여배우에서 갑작스런 재벌과의 결혼을 발표하고 잠적한 후5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5년 전 사건을 은폐시키고 다시 여왕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선류신우, 그가 필요하다.“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나?”그녀를 최고로 만들어 줄 수 ...

마성

언제고 망가지고 싶던 그때,네가 나타났다.눈부시게,그리고 위태롭게. “좋아하는 건 모르겠고.” 이신이 턱으로 내 정수리를 꾸욱 눌러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다른 건 다 싫은데, 넌 좀 덜 그래.” 그는 분명 웃고 있었지만,어쩐지 씁쓸해 보였다.“너 빼고 다른 것들이 더 싫어지고 있다고.” 날카롭...

김소희 명작 로맨스 세트 (전2권)

명작 로맨스를 선보이는 동아 「BEST PREMIUM COLLECTION」 시리즈. 작가 김소희의 첫번째 명작 로맨스 세트. 이번 세트는 신작《끌림》,《밀애》를 엮었다.《끌림》“……누구?”삼 개월 만에 돌아온 아내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마치 인형 같았던 여자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당신이 내 남...

완벽한 계약

“지금처럼 그대로만 해요. 그럼 계약은 금방 끝날 테고 자유를 줄 테니까.” 주이가 만들어 낸 사고를 빌미로 그녀를 휘둘러 보려는 그 남자, 도준원. “이렇게 예쁜데 성격까지 나이스한 사람 어디 찾기 쉬운 줄 알아요?” 자신의 능력과 매력을 잘 알고 휘두를 줄 아는 그 여자, 홍주이. * “남자 친구 있어요?” “싫은데요?” “내가 뭘 물었는데 싫다고가 먼저 나옵니까?” 도도하게 턱을 치켜들고 대답하는 여자를 보니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나한텐 어머니가 있습니다.” “나한텐 스토커가 있죠.” “원하는 걸 들어준다면?” “진짜?” “그럼 연애합시다. 당분간.” “그럼 잘 지켜 주세요. 당분간.” 스토커로부터. 주이가 방긋 웃으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소가 왜인지 악랄했다. 사랑 빼고 모두 함께하기로 했는데, 갈수록 왜 이렇게 거슬리는데? 왜 자꾸 눈에 밟히는데? 착각하지 말자, 이건 진짜 연애가 아니라니까. 오늘도 아슬아슬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 그냥 확 저질러 버려? 넘을까 말까, 할까 말까. 설렘과 혼란 그 경계에 갇힌 두 남녀의 이야기.

오프 더 레코드

우아한 쓰레기. 타고난 개자식. “그렇게 보는 게 나쁘진 않은데.” 헤드레스트에 기댄 그가 태연히 고개를 비틀어 유정을 내려다봤다. “사고칠뻔 했어.” 제 귀를 의심하는 그녀의 눈이 커진다. 그녀는 일상의 관성에 무너지지 않는다. 연약하면서도 위태롭게,  그러나 분명하게,  가슴에 내리꽂힌다. 볕에 부신 눈을 어쩌지 못한 사람처럼 그가 눈살을 찌푸린다. 볼품없이 시들 줄 알았던 그깟 마음이 이렇게 그를 배신할 줄이야. 시간이 그를 비웃듯 그녀는 명백히 살아남아 비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