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락사락, 버들잎들이 내는 소리 사이로 사각, 바람과 같은 감각으로 차민의 눈에 사강이 새겨졌다. “사강 씨, 어려운 질문 하나 해도 돼요?” “뭔데요?” “여기는 왜 오게 된 거예요?” 질문을 해 놓고도, 웃음을 잃어 가는 그녀에게 미안했다. 여자 혼자 낯선 도시로 떠나온 이유가 가볍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나 곤란한 답일지언정 그가 듣기를 원하는 의지는 단 하나. 홍차민은 문사강에 대해 알고 싶었다. “저, 사강 씨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겁니다.” “왜 여기에 왔는지, 아직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는데요.” “상관없어요.” “그게 우리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이어도요?” 어떤 것을 깨달았을 때 나오는 진리의 빛이 차민의 얼굴을 밝혔다. “그 일은 이미 우리한테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죠.” 커다란 그늘을 가진 나무와 같은 그의 마음으로 조금, 아니, 조금은 많이 지쳐 있던 사강이 막 들어선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