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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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몬 아이스크림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고모할머니의 비서를 따라 서울에 온 크림. 아무도 반겨 주지 않은 그 집에서  스스로에게 약속한 유예 기간, 한 달. “오늘은, 나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래요?” 떠나왔던 산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고드름 나무 같은 그를 느껴 버렸다. 그 사람의 긴 그림자가 외로움으로 담겨 버렸다. “아저씨의 소확행은 뭐예요?” 도국,  그에게 닿고 싶었다. 연결되고 싶었다. “나중에도 기억할 것 같아요.  시나몬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어 본 오늘, 이 순간을.” 이토록 다정한 봄날에 우리 시리고도 달콤한, 시나몬 아이스크림처럼.

귀엣말

남자에게서 결핍된 어떤 부분이 들여다보인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결핍이 정서적인 영역이라면 더더욱.  그리고 그걸 자신의 손으로 채워주고 싶어진다면 위험의 한계치에 이르러 있다는 의미. 가슴 속에서 빨간 불이 위태롭게 반짝거렸다.  다인은 민설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물을 바라보았다.  물 위로 햇빛이 내려 잔잔히 떠다녔다.  이따금 여린 바람이 귓가로 귀엣말처럼 소곤소곤 스쳐가곤 했다.  가슴 속을 불안하게 떠돌던 불빛들이 차분히 스러졌다.  그제야 다인은 민설을 돌아보았다.  순간, 다시금 가슴에 불이 켜졌다. 자신에게로 와 있는 민설의 눈빛.  언제부터였을까. 방금 돌아본 것 같지는 않았다. 제법 오래 고정되어 있었다는 느낌.  다인은 미소 짓지도 못하고 스르르 고개를 돌려버렸다.  가슴 안에서 하프 소리가 울리는 것만 같다.

오렌지 하모니카

동백꽃, 그리고 파도 소리에 둘러싸인 빛과 고요를 품은 작은 섬.  그곳에 비밀에 싸인 그녀, 서니은이 발을 디뎠다. “우리는 온도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사이 같아요.” 햇빛이 찬란한 바닷가 도시 은파, 그 속의 오렌지 하모니카. 그곳에 상처를 간직한 그, 장유번이 다시 흘러들었다. “잘 그린 수묵 담채화라고 정정하죠.” 우연인 듯, 운명인 듯 가슴에 깊이 박힌 ‘상처’라는 공통점이 서로를 속절없이 끌어당겼다. “그럼 다시 시작해요. 나랑 같이.” 어둠과 대비되는 유리 저편의 세상은 온갖 빛들로 찬란했고  유번의 시야에는 오로지 니은만이 환했다.  이곳 은파에서 나에게 선물은 이미 너, 서니은.

악어의 윙크

책 바보 반달곰 앞에 악어가 나타났다!이 순간 어둠이 이토록 다정한 이유는 곁에 있는 사람 때문이다. 같이 있어서 좋은 사람. 같이 있어야 더 좋은 사람.“지금부터 반다을의 모든 시간은 권석주에게 속한다.”이것은 두근거림일까, 두려움일까. 석주는 다을의 눈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입술을 눌렀다. 포획된 손도, 손바닥에 누른 입술도, 직선으...

가장 투명한 빨강

〈강추!〉[종이책2쇄증판]그가 홍주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손이 올라왔다. 귀와 머리칼에 부드럽게 스쳤다. “간지러워.” 홍주는 웃으며 몸을 조금 틀었다. “움직이지 마.” 그가 말했다. 홍주는 숨을 멈추었다. 온몸이 바짝 얼었다. 아니, 얼었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그냥……숨...

곰곰, 하는 중입니까?

누굴 미치게 하려고 작정을 했나.전세금이 필요한 엄마를 위해 베이티시터 면접을 보러 가게 된 그린. 그곳에서 며칠 전 큐브를 만지던 자신에게 대뜸 큐브 중독이란 진단을 내렸던 이상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허리께까지 오는 긴 머리에 첫 만남부터 특이했던 그의 정체가 다름 아닌 고용주 정효라는 사실에 놀라고, 이어 자신이 돌볼 아이가 강아지라는 사실에 ...

너의 저녁에 나를

반짝반짝 작은 조약돌 같은 아이, 내 서리야.네가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했다.눈 속에, 머릿속에, 마음속에 자꾸만 들어차 버리는 너 때문에,너의 부신 웃음을 그냥 맑게만 바라볼 수가 없어질까 봐.몸과 마음의 경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버릴까 봐.사랑을, 애타는 손길을, 미친 열망을 참고 또 참아 보려 했다.하지...

포옹

“과거의 인기작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2009년의 인기 로맨스 소설, 김지운 님의 〈포옹〉을 이제 신영미디어 전자책으로 만나 보세요.”우리 둘, 아주 오래전부터 운명으로 엮여 있던 게 아니었을까.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숨에게 첫눈처럼 기별 없이 다가온 스무 살 소녀, 여운. 오가다 마주...

눈사람에게

지독한 슬픔이 또 다른 사랑으로 새롭게 태어난다.“가슴을 저미는 슬픔인 줄만 알았는데, 돌아보면 그 일이 어느새 찬란한 기쁨의 시초가 되어 있는 거예요. 내내 그런 일들의 연속인 것 같아요.”어느 날 세상에 하나뿐이었던 엄마를 잃은 열 살 소녀에게 눈사람 같은 남자가 찾아온다. 엄마의 이복 남매들이 그녀를 맡지 않겠다고 서로 싸울 때,...

폭설

〈강추!〉오랫동안내가 모르게 나를 사랑해온 사람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이 이제 내게 걸어옵니다.나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기에내 마음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그를 알게 되었을 때에는……이미 내 안의 그가 하염없이 깊어졌습니다. 오래도록가만히 지켜만 보며 홀로 마음을 길러왔습니다.그녀가 떠나던 날, 고이 간직해온 내 세계가 산산이 부서졌습니...

약속

〈강추!〉매일 밤 12시는 준희에게 그가 허용되는 시간이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깊이 잠든 시간.준희는 마치 꿈처럼 시작되는 한 세계의 열림을 보고 있었다. 아득한 절벽 위에서 외줄을 타듯 위태롭지만 또한 향기로운 느낌으로. 두렵지는 않았다. 당연하지 않은 사랑도, 당연하지 않은 삶의 방식도, 당연하지 않은 시간들도.한 여자가 가슴 속으로 뛰어 들어왔다...

오르골

〈강추!〉운동장을 울타리처럼 둘러싼 나무들을 그윽한 눈으로 하나하나 올려다보던 그녀가 얼마 동안 잠잠히 닫혀 있던 입술을 열었다.“몸이 얼고, 다 얼어터진 후에야 비로소 바람을, 나무가 가지를 휘어 안고, 등을 쓸어내린다.”진우는 서은을 돌아보았다. 돌아보는 진우의 시선과 부딪치자 서은이 부끄러운 듯 가만히 미소 지었다. 마치 좋아하는...

햇빛 아래 그가 있다

강추!“예쁜 달팽이, 라고 해 두죠. 서윤희라는 여자.”“한가한 바람, 이라고 해 둘게요. 이연우라는 남자.”여성지 기자, 윤희.방랑벽 있는 사진작가, 연우.모친상을 치르는 윤희를 몰래 사진에 담다 걸린 연우는 당황하는 기색 없이 당당하기만 하다.밥마저 얻어먹고 말없이 사라진 그를 잊어 갈 즈음,그날의 사진이 윤희...

푸른 속눈썹

강추!외사랑의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남자, 박승윤.하지만 그 사랑마저 지현을 아프게 한다.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선물 같은 남자, 김형섭.외로운 사랑은 그만 접고 마주 보는 사랑을 하라는 운명의 다정한 속삭임처럼 그의 마음이 가슴을 흔든다.“형섭 씨는,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나는……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r...

겨울사랑

강추!돈 때문에 제 인생을 저당잡힌 채 류타의 숨겨진 여자로 살아가는 정임에겐 삶의 의미도 없이 하루하루 살아낼 뿐이다.하지만 이현을 만나 모든 게 달라졌다.정임은 평생 처음으로 사랑과 행복을 꿈꾸었다.누구보다, 무엇보다 간절하게.“류타. 나, 두 달만 놓아줘요. 두 달 동안만, 나, 자유롭게 해줘요. 더는 안 바래.”“마음...

이끌림 + 계절사랑 시리즈 (전6권)

겨울 사랑 上2달, 당신을 2달 동안만 사랑하겠어. “나랑 살게 되면.”그런 말 하는 당신, 어쩌려고 그래요. 나 정말 그런 욕심 생기면 어쩌려고. 당신에게 그런 욕심 품게 되면 나 정말 나쁜 여잔데. 거기까지 욕심 품으면 지금 이 행복도 빼앗길 것 같은데. 그래서 불안해지는데. 어쩌려고 당신 그렇게 말해요. 나, 당신한테 그만한 가치...

계절사랑 시리즈 (전5권)

겨울 사랑 上2달, 당신을 2달 동안만 사랑하겠어. “나랑 살게 되면.”그런 말 하는 당신, 어쩌려고 그래요. 나 정말 그런 욕심 생기면 어쩌려고. 당신에게 그런 욕심 품게 되면 나 정말 나쁜 여잔데. 거기까지 욕심 품으면 지금 이 행복도 빼앗길 것 같은데. 그래서 불안해지는데. 어쩌려고 당신 그렇게 말해요. 나, 당신한테 그만한 가치...

김지운 작가 이북 스페셜

눈사람에게지독한 슬픔이 또 다른 사랑으로 새롭게 태어난다.“가슴을 저미는 슬픔인 줄만 알았는데, 돌아보면 그 일이 어느새 찬란한 기쁨의 시초가 되어 있는 거예요. 내내 그런 일들의 연속인 것 같아요.”어느 날 세상에 하나뿐이었던 엄마를 잃은 열 살 소녀에게 눈사람 같은 남자가 찾아온다. 엄마의 이복 남매들이 그녀를 맡지 않겠다고 서로 ...

파문이 나를 새길 때

다음 생에선, 만나지 않는 게 좋겠어. 이 생이 아니라면 내겐 무의미하니까. 출장에서 돌아온 무진은 자신의 방에 곤히 잠들어 있는 낯선 여자를 발견한다. 마른 풀잎 향기가 나는 그녀의 이름은 연하. 무진의 이복동생이자 최고의 영화배우인 재경의 피앙세가 될 그녀는 알고 보니 남자를 사랑하는 재경의 스캔들을 막기 위해 계약 결혼을 하기로 한 여인이었다. 그렇기...

당신의 숲

“과거의 인기작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2010년의 인기 로맨스 소설, 김지운 님의 〈당신의 숲〉을 이제 신영미디어 전자책으로 만나 보세요.”여기 이 숲 속에 있어. 내가 데리러 올 때까지….산동네 판자촌 ‘들꽃마을’ 출신 지완은 우연한 사고로 스스로 기억을 버리고 180도...

이안류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떠나지 마. 절대로.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해 요양원에 들어가신 이모를 대신하여 펜션을 운영하는 은유. 청아한 바다가 보이는 펜션에서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4년 전에 결코 드러나서는 안 될 비밀을 품은 채 사라졌던 연인, 수안이 그녀의 앞에 돌아왔다. 그와의 재회는 은유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지만, 그녀는 말없이 종적을 감추...

타임

네가 내 곁에, 내 가까이에 살고 싶다 하니까. 모든 상처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섬, 클로델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 남자, 강. 그런 그의 앞에, 지독한 고통만을 남긴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곳에 당도한 그녀, 공미요가 마주섰다. 그는 매순간 자신의 혼을 마비시키는 그녀에게 이끌리지만, 3달 후에는 그녀를 떠나보내야 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애써 외면하기로...

동그라미

나처럼 예쁘게 웃는 사람 처음 봐요?어릴 적부터 혹독한 교육을 받으며 음악만을 위해 살아온 바이올리니스트 윤미도. 그 덕에 성공한 음악가로 자리를 잡긴 했지만, 자신의 인생에 끊임없이 간섭하는 모친에게 지쳐 버린 그는 다친 손을 핑계삼아 잠시 요양을 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때마침 지인에게 추천받은 시골의 숙소. 마침내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망설임 없이 ...

풀잎연가

“과거의 인기작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2007년의 인기 로맨스 소설, 김지운 님의 〈풀잎연가〉를 이제 신영미디어 전자책으로 만나 보세요.”풀잎 향기가 나는 그녀에게 바치는 연가아내의 외도로 이혼한 후 여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하진. 그러나 단단하게 굳어 버린 그의 마음을 파고든 한 여자가 있었다. 바로 ...

봄 사랑

너한테 내 마음을 어떻게 보이니?그런 기대는 하지도 마. 네가 바라는 선물이 그런 거라면 난 못 줘. 절대로. 네가 나한테 귀여운 동생이 아니라 남자라도 그런 마음 못 꺼내. 너를 좋아해. 그런데 꼭 거기까지만 할래. 보면 기분 좋고,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까지 한데…… 그 이상은 아니야. 내게로 오는 마음 가로막고...

여름 사랑 - 반하다

사랑하니까. 사랑하니까 다른 말들은 다 필요 없어. 사랑이라면, 이 마음이 사랑이란 거라면, 사랑이라는 건 달콤하고 설레는 일만은 아니구나. 가슴을 찢어 내는 듯한 아픔과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과 어찌할 수 없는 망설임과 나날이 부피를 키워 가는 그리움과 안타까운 기다림과……. 그런 모든 것들을 다 함께 가지는 일이구나.▶ ...

이끌림 (외전포함)

-본문 중에서-이나는 살그머니 문을 밀어 열었다. 커튼이 드리워져 적당히 어두운 방 안, 남자는 다리를 길게 뻗은 채 침대 헤드에 몸을 반쯤 기댄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그새 잠이 든 건가?이나는 살금살금 다가가 침대 곁 협탁에다 죽 쟁반을 올려놓았다. 고개를 들이밀고 탐색이라도 하듯 남자의 얼굴을 들여다보자 감겨 있는 남자의 눈 대신 짙은 눈썹이 이나를 마...

가을사랑 - 평강공주와 온달왕자

〈강추!〉집에 가요. 그리고 싹 잊어버려요. 지금은 이렇게 서운한 듯 올려다보지만, 먼 훗날엔 당신 내게 고마워하게 될 거예요. 내가 이렇게 당신을 내쳐 준 것을, 당신이 내비치는 마음 한 자락 잡아채지 않고 놓아 버리는 것을 고마워하게 될 거예요. 나말고 괜찮은 남자 만나서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사랑받으며 먼 훗날엔 나 같은 놈 따윈 깨끗이 잊어버리고 살...

봄사랑 - 꽃을 보듯

〈강추!〉너한테 내 마음을 어떻게 보이니? 그런 기대는 하지도 마. 네가 바라는 선물이 그런 거라면 난 못 줘. 절대로. 네가 나한테 귀여운 동생이 아니라 남자라도 그런 마음 못 꺼내. 너를 좋아해. 그런데 꼭 거기까지만 할래. 보면 기분 좋고,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까지 한데…… 그 이상은 아니야. 내게로 오는 마...

느낌

〈강추!〉“사실은 아까부터 내내 연습했는데, 잘 안 돼요.” “뭐가.” “이름요.” “누구 이름.” “이……레도.” 가슴 안에 예리한 아픔이 찾아왔다. 그러나 레도는 무심히 물었다. “왜.” “...

연지

〈강추!〉내게는 당신이 나무인걸요. 오랜 세월 변함없이 나를 지켜온 나무. 내 곁에 서서 사랑으로 나를 키워온 나무. 내가 죽는 날까지 결코 사라지지 않을 당신, 나무 같은 사람. 당신은…… 내 가슴속에 깊게 뿌리를 내린 한 그루의 나무예요. 너무도 소중한…… 내 마음의 나무. 김지운의 로맨스 장편 소설 『...

열대의 시간(외전 증보판)

“당신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면.” 민이 울음을 깨물 듯 잠시 말을 깨물었다. 민의 눈이 젖어가는 게 보였다. “나는, 죽여버릴지도 몰라요.” 민이 하얀 두 손으로 가슴을 열고 심장을 왈칵 움켜쥐었다 놓는 느낌이다. 정원은 가슴 속에서 실제로 지독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을 감추며 정원은 서늘하게 물었다. “나를?” 민의 눈빛이 가로로 여리게 흔들렸다. 그리고 열리는 입술. “……나를.” 민의 그 언어가 정원의 심장에 들어와 유리조각처럼 박혔다. 손목을 움켜쥔 민의 손, 손등에 동그란 뼈마디가 힘겹게 돌출되었다. “민.” 네가 너를, 죽이도록 두지 않아. 결코, 그런 일은 없어. 나는, 네게서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네가 내게서 사라지지 못하게 철저히 내 소유로 가지듯이.

목요일에 만나면

정체 모를 남자의 은밀한 제안. 그 남자를 만나는 목요일, 오후 4시. “알고 싶어, 너를.” 그 비밀스러운 순간들을 세세히 듣고,  알고 싶어진다는 것에 세연은 막막한 두려움을 느꼈다.  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잘 알게 된다는 것,  그럼으로써 마음이 깊어진다는 것.  그런 과정들 뒤에는 필연적인 상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를 이해하게 되어 버릴지 모르니까.  ‘세상 모든 걸 등진 채 당신의 심장에 이마를 대고 싶어져.’ 하루도 미뤄 둘 수 없는 마음, 그게 무엇이든 좋았다. 무엇이라 이름 붙일 수 없다 해도 지금은 좋았다. 열 번의 목요일 두 개의 열쇠 그리고 한 권의 다이어리, 목요일에 만나면.

무자비한 결혼

1권 “내키진 않지만, 제게 주어진 독배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독배라…….” 이카로스의 멤버 율과 직원 서재이 사이에 터진 스캔들. 이 사태의 가장 확실한 해결 방법은 자신과의 결혼이다. “싫어하진 않아.” 서로에게 감정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 말이 가슴을 찌르는지. 자연스러운 서재이의 우리, 라는 말에 굳게 잠긴 마음의 문이 열리는지. 마음에도 무게 중심이 있다면. 옮겨 가고 있었다. 서재이에게로, 시나브로. 재이 마음에도 무게 중심이 있다면. 옮겨 오고 있기를. 시나브로, 손무영에게로. “한자로는 숫자 0의 의미는 아닌데.” “저도 2는 아니에요. 그래도 재밌잖아요.” 0이었던 무영이, 재이를 만나서, 2가 되었다. 2권 “3과 4를 위하여.” 0이었던 무영이 재이를 만나 2가 되고, 다시 3이거나 4가 되어 가족을 이루는 것.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하나 더 생겨서 좋았다. 외로움의 자리가 그 사람의 무게만큼 줄어들었다. “언제나 우선순위는 우리, 우리 둘. 다른 사람은 그다음으로 두는 거야.” “서재이의 최우선 순위는 손무영. 이제부터는 꼭 그럴 거예요.” 무영의 마음, 그 올곧은 진심이 가슴을 두드렸다. 손무영이라면, 손무영이라서 가능한 것들. “웃고 있다, 서재이.” “응, 웃고 있어요.” 앞으로 펼쳐질 무대가 몇 막, 몇 장일지, 그 모든 무대들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무자비한 모든 날들에 축배를.

하이드 지킬, 나 1

<하이드 지킬, 나 1> “2015년 SBS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소설 출간!” 영원한 고전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로맨틱코미디 버전 소설, 《하이드 지킬, 나》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 지킬과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남자 하이드! 전혀 다른 두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달콤 발랄 삼각로맨스! 영원한 고전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로맨틱코미디 버전, 《하이드 지킬, 나》가 소설로 출간되었다. 악의 표상 하이드와 선량한 선비 같은 지킬 박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역할은 그렇다. 하지만. SBS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역할이 바뀌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두려워 까칠도도 나쁜 남자로 살아온 지킬 박사와 사랑밖에 모르는 스윗가이, 하이드씨의 이야기로! 소설 《하이드 지킬, 나》는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 지킬과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남자 하이드, 그리고 전혀 다른 두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달콤 발랄 삼각로맨스이다.

단 하나만 가질래

“누구?”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며 명품 조각상 같은 남자가 물었다. “면접 보러 왔는데요.” 남자가 책상을 양팔로 짚고는 느긋하게 기대어 섰다. “다른 알바 같은 것들 다 그만둔다면, 정규직으로 채용하겠어.” “아직 이력서도 안 보셨거든요?” “여기서만 일하겠다면, 고은채 씨가 필요한 만큼 맞춰 주지.” 남자가 책상에서 몸을 떼고 내 쪽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러고는 내 눈을 들여다보며 힘주어 말했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움켜쥐는 게 내 특기야.” 그는 이미 저만치 뒤로 물러나 책상에 기대어 선 채 나를 응시하는 중이었다. 머릿속에 경고 등이 반짝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