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령
최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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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이제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참인지 벗은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났다. 우진과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사이였다. 벗은 몸을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위화감이 들었다.  “손님이 왔는데 벗고 나오는 건 무슨 매너야?”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우진은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고2 때 이미 180을 넘어섰고, 언제부터인가 세영이 목을 꺾지 않으면 쳐다보기도 힘들 만큼 장신으로 성장해 있었다. 근육으로 꽉 짜인 그의 몸을 보고 있으려니 잘 아는 사이인데도 왠지 목이 말라왔다.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으려니 우진이 놀리듯 말했다.  “보기 안 좋으니까 침은 좀 닦지 그래?” *** “나한테 자꾸 수도승 같은 삶을 강요하지 마. 정 그렇게 불안하면 차라리 네가 내 애인이 돼 주던가.” “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너랑 난 그런 사이가 아니잖아.” “우리가 어떤 사인데?” “몰라서 물어? 친구잖아 우리.” “친구? 누가?”   뭐라고? 세영은 마치 못 들을 소릴 들은 사람처럼 우진을 쳐다봤다. “난 너랑 친구할 생각 없는데? 너 아니라도 난 친구 많아. 굳이 너까지 내 친구가 돼줄 필요는 없단 얘기야.” “친구가 아니면.... 그럼 뭔데?” “여자.”   세영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쳐다보자 우진은 그런 세영에게 더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중얼거렸다.  “안고 싶은 여자.... 아주 오래전부터 쭉.”

가랑비에 옷 젖듯

3년을 만났던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괴로워하고 있던 상은. 그런 그녀 앞에 남동생의 친구인 기석이 나타난다. 집을 구할 때까지 한 달간 임시로 상은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 기석, 상은은 그런 그를 반긴다.  ***   상은이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다. 기석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 빨래는 제가 널게요.”   기석의 어색한 표정을 본 상은은 그제야 뭐가 잘못됐는지를 눈치 채고는 피식 웃었다.  “뭐, 어때? 그냥 동현이 거 하는 김에 네 것도 같이 한 거야. 신경 쓰이니?”   늘 당당하게 속옷을 벗어 내놓는 동현만 보고 살아온지라 기석의 예민한 반응이 좀 낯설었다. 하긴 친구누나랑 친누나는 좀 다르겠지. “집에 멀쩡한 세탁기 놔두고 빨래방 가지 말고 앞으론 그냥 집에서 빨아. 네가 그러니까 나도 내 속옷 널어놓기가 미안하잖아.”   상은이 두고 간 빨래바구니 앞에 한동안 망연히 서 있던 기석이 제 빨래를 널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빨래건조대에 걸려 있는 상은의 속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일부러 베란다 쪽에는 잘 나가지도 않았던 기석이었다. 상은의 빨래를 보면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차마 제 속옷을 상은의 눈이 가닿는 자리에 널어놓기가 민망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빨래방에 가서 빨래를 해오던 그였다. 그랬는데 상은은 아무렇지도 않게 제 방에 들어가서 이 빨래들을 가지고 나온 모양이었다.    어찌 보면 고마워해야 할 일인데도 어쩐지 기분이 가라앉았다. 자신이 상은을 이성으로 여기고 있듯 상은도 당연히 저를 이성으로 의식해 주기를 바랐던 것일까?    방으로 들어온 기석은 침대 위에 가방을 내려놓은 뒤 한동안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뭔가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뭘까, 이 낯선 감정은?    그의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그 감정은 상은에게 동현의 친구가 아닌 한 사람의 남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설사 그로 인해 상은이 저에게서 더 멀어진다고 해도 더 이상은 그저 편한 동생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비 온 뒤 맑음

모든 여학생들이 기다리던 복학생이 돌아왔다. 신입생 환영회 때 잠깐 얼굴을 보여주고 사라져 버렸던 꽃미남 선배. 조별과제에서 그와 같은 조가 된 지민은 수줍어 그의 얼굴조차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이 드는데.... 자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예쁜 친구 유림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는데도 석준은 그런 유림에게는 관심조차 없고 대신 지민에게 관심을 보이기 ...

흔한 연애

미모에 있어서라면 어디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 여자 한상희!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김기진. 노련한 기진의 마수에 걸려든 상희.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어느새 기진의 여자 친구가 돼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를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흔치 않은 본격 리얼리티 로맨스소설. 연애의 황홀함과 쓰라림, 그...

대리결혼 (15세 개정판)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여대생 수정은 학교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세 개나 뛰지만 어머니의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수술날짜를 미루고 있는 처지였다. 그때 수정 앞에 나타난 아버지의 부인 곽여사. 배다른 언니 대신 UK그룹의 후계자인 강준석과 결혼을 해주면 엄마의 수술비를 대주겠다는 말에 수정은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아내가 되기로 결심한다. *** 동그랗게 몸을 만 채 잠든 수정이 보였다. 비어 있는 와인 병을 보자 준석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팔자 좋네.” 서른을 넘기면서부터는 여자를 보고 설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수정은 제 취향도 아니었다. 그런데 술에 취해 무방비 상태로 잠든 얼굴이 느닷없이 말초 신경을 자극하다니! 뜻밖의 반전이었다. 살짝 벌어진 수정의 입술은 부풀어 오른 듯 도톰했다. 립스틱도 바르지 않은 입술이 저토록 붉은 빛을 띨 수 있는 걸까. 준석은 저도 모르게 수정의 입술을 손끝으로 어루만졌다. 도톰한 입술을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자 탱글탱글하고 촉촉한 감촉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가만히 보니 수정의 몸이 경직된 것이 느껴졌다. 모르는 척 웃음을 참느라 준석의 입 꼬리가 소리 없이 올라갔다. 준석은 장난기가 솟구쳤다. 단번에 수정을 안아 올렸다.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자 깜짝 놀란 수정은 비명과 함께 침대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너무 다급하게 뛰쳐나가는 바람에 침대 아래로 떨어질 뻔한 수정의 몸을 준석은 재빨리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뭐, 뭐 하는 거예요?”“당신이야말로 지금 뭐 하는 거지? 설마 날 치한 취급하는 건가? 이거 하나는 분명히 하자고. 우린 부부고, 난 당신 남편이야. 이제 고작 며칠 지났을 뿐인데 우리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준석의 말을 듣고 있던 수정은 그제야 현실 파악이 됐다. 수정이 이 집에서 사는 건 준석과 결혼했기 때문이었고, 이 침대에서 같이 자는 게 당연한 건 준석이 제 남편이기 때문이었다.

여자이니까 (15세 이용가_개정판)

자신의 우상이었던 사진작가 차지환의 스튜디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스무 살 여대생 오인영. 인영은 자신도 모르게 지환을 좋아하게 돼버렸다. 그러나 지환은 인영을 귀여워하면서도 애 취급을 할 뿐 도무지 여자로 봐주지 않는다. 자신보다 더 예쁘고 섹시한 여자들의 대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차지환이 자신을 여자로 봐줄 리는 없었다. “요새 너 반항이 많이 늘었다?”“반항하는 거 아니에요. 저 이제 어린애 아니거든요?”“그래서?”“여자로 대해주셔야죠.”이제 막 소녀에서 여자가 된 그녀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여자이니까』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개정한 작품 입니다

비 온 뒤 맑음 외전

모든 여학생들이 기다리던 복학생이 돌아왔다. 신입생 환영회 때 잠깐 얼굴을 보여주고 사라져 버렸던 꽃미남 선배. 조별과제에서 그와 같은 조가 된 지민은 수줍어 그의 얼굴조차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이 드는데....   자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예쁜 친구 유림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는데도 석준은 그런 유림에게는 관심조차 없고 대신 지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유림이 빛이라면 자신은 늘 그림자였던지라 지민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석준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 본문 중에서 -  “죄송해요.” “뭐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자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석준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보였다. 석준은 생각보다 더 많이 화가 난 모양이었다.  “제가 안 가도 될 줄 알았어요. 어차피 별로 도움도 안 될 거 같아서...”   지민의 말을 들은 석준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지금 그거 때문에 이러는 거 같아?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야? 왜 사람을 피해?” “그... 그런 거 아니에요....” “너 내가 싫어?”   꼬이고 꼬인 매듭을 단 번에 잘라내 버리듯 석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아...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내 주제에 무슨.... “근데 왜 자꾸 도망가? 내가 한 발 다가가면 넌 두 발 도망가더라. 무슨 술래잡기도 아니고.” “제... 제가... 언제요?”    지민은 일단 오리발을 내밀었다. 지민이 자꾸만 제 시선을 피하자 석준의 눈동자가 의혹으로 짙어졌다.  “너 혹시... 여자 좋아해?”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지민은 하마터면 웃어버릴 뻔했다. 많이 마시긴 많이 마신 모양이었다. 석준이 개그를 다 하다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민의 팔을 붙잡고 있던 석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강하게 팔을 붙드는 손아귀의 힘에 놀라 고개를 드는 순간 입술에 낯선 감촉이 느껴졌다. 거친 숨결과 함께 다가온 석준의 얼굴이 코 앞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지민은 본능적으로 눈을 꽈악 감았다. 따듯하면서도 물컹한 입술의 감촉에 놀라 지민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여자 좋아하는 건 아니네. 그런 거 아니면 그냥 그 자리에 좀 있지? 자꾸 도망가지 좀 말고.”

바람둥이 길들이기

강우진, 그는 PK무역의 여직원들이 모두 선망하는 전략기획실의 팀장이었다. 그러나 은경은 그런 그를 좋아할 수가 없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여자를 갈아 치우는 바람둥이라니... 딱 질색이었다. 그런 생각을 마음속에만 담고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그 놈의 술이 원수였다. 술자리에서 신나게 강우진을 씹어대던 은경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진이 제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갑자기 영업팀에서 기획실로 발령이 났을 때 은경은 그의 복수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았다. 이 남자, 날 자기 밑에 데려다놓고 본격적으로 갈구겠다는 심보잖아. 그러나 은경이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우진이 그녀를 기획실로 데려온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은경 씨가 나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나도 잘 압니다.” 뭐라고? 바... 방금 내가 뭘 들은 거지? 서... 설마!“솔직히 난 좀 신선했거든요.” 네? 신선이요?“날 대놓고 싫어하는 여자는 처음이라....” 그렇게 말해놓고 조용히 웃고 있는 우진이었다. 신선했다고? 그런 말도 안되는....“원래 그렇게 곁을 잘 안 주는 스타일이에요? 아니면 나한테만 예외적으로 틈을 안 주는 건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은경의 눈을 빤히 바라보는 우진이었다. 대놓고 정면에서 빤히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도 못하고 얼떨결에 마주보면 된 은경은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빨아들일 듯한 강렬한 눈빛이었다. 마치 거미줄에 걸린 하루살이가 된 기분이었다.“그런데 그거 알아요? 감출수록 더 알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라는 거?” 농담인 듯 농담이 아닌 농담이었다. 이제 겨우 정상적인 속도로 박동을 하고 있던 은경의 심장이 다시 미친 듯이 펌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뜻으로 하는 이야기일까? 아, 심장 아파. 이 남자랑 조금만 더 같이 있다가는 심장병 환자가 될지도 모르겠어. 이러니 여자들이 안 넘어가고 베기겠어? “팀장님이랑 같이 있으면 왠지 자신이 괜찮은 여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팀장님이 이렇게 누구한테나 잘 해주시니까요.” 은경의 말이 끝나고 나서도 우진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저 은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을 뿐. 그 눈빛이 너무 진지해서 은경은 잠시 자신이 무슨 말실수를 한 게 아닌가 걱정이 됐을 정도였다. “왜 내가 누구한테나 다 잘해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연애는 너무 귀찮아

서른넷 서윤주.이혼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녀는 비혼주의자이다. 비록 결혼에는 뜻이 없으나 그녀도 인간인지라 나이가 들어갈수록 깊어지는 외로움은 처치곤란이다. 연애도 여러 차례 해보았지만 나날이 그 짓도 점점 귀찮아지고 뭐 좀 간단하게 외로움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다 찾아낸 게 바로 ‘대역알바’였다. 외로울 때마다 대역알바를 불러 데이트를 하기로 결심한 그녀. 그녀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스물넷 장현욱.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 대신 학비와 병원비를 벌기 위해 쉴 새 없이 알바를 한다. 그런 그가 찾아낸 고수익 알바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대역알바’였다. 연예인을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잘난 외모 덕분에 그의 예약은 늘 꽉꽉 차 있을 정도로 그는 인기가 많았다. 그런 그 앞에 나타난 새로운 고객 서윤주. 윤주의 출현으로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