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혜
리혜
평균평점 2.75
그대는 달빛을 밟고 오네

누군가의 희망은 다른 이에게 절망이 되었고, 누군가의 사랑은 다른 이에게 실연이 되었다. 어떤 이의 지극한 충성은 그렇게 다른 이에게는 끔찍한 반역이 되었다. 이 냉정한 세상에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을까. - 고려 말, 비록 집안에서 정해 준 얼굴 한번 제대로 본 적 없는 정혼자지만 애틋한 서간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 가던 평북 장군 최무진과 빙자옥질처럼 아름다운 여인 옥..

빛으로 물들다

세종의 세자이며 후에 즉위하여 문종이 되는 ‘이향’은 조선 제일의 미남자이자 출중한 정무 능력은 물론 천문학, 산학, 역법 등 다양한 학문에 조예가 깊은 천재로 유명하다.  어느날 그는 세자의 신분을 숨기고 둘째 동생인 안평대군, ‘용’을 따라 성균관 학자들이 사가에 모여 학문을 나누는 학회에 잠행을 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향은 엄청난 학식을 자랑하는 사내, ‘홍윤영’을 만나게 된다. 그의 지식에 감탄한 향은 용에게 그와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홍윤영은 사실 사내가 아닌 여인으로, 남동생이자 성균관 유생인 ‘홍무영’을 따라 학회에 남장을 하고 참석한 것이었는데……. 윤영이 머뭇거리다가 겨우 자리에서 일어섰다. 향도 윤영에게 이끌리듯 마주 섰다. 맑고 고요한 눈동자.   “즐거웠습..

그토록 아름다운 여름

왜의 침략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작된 전쟁은 조선 전역을 뒤덮고 있었다. 서인 세력에 속한 좌윤 서형남의 딸 재령이 왜군에게 붙잡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그때,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 하나가 그녀를 구한다. 화살의 주인은 다름 아닌 동인 세력의 중심 윤인로 대감의 아들 윤선하.  ‘내 이름은 윤선하일세. 여름, 좋은 여름.’  그의 이름을 닮은 아름다운 여름 풍경 속에서,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는 서인과 동인의 악연을 끊고 두 사람은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눈과 달과 바람의 시절

“자꾸만 그분이 떠올라 견딜 수 없네.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겠어. 온통 그분 생각뿐이네.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 것인가? 이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이긴. 상사병이다.  이 미련한 친구 같으니라고. 그리 여인네들에게 차갑게 굴더니 곧 작호爵號마저 박탈당할 공주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리다니. 공주와 혼담이 오가면 급사한다는 소문은 그렇다 쳐도 역적의 오명을 쓴 공주와 엮이게 되는 것을 어느 집안에서 두고 보겠는가. 이리됐건 저리됐건 좋은 쪽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보게, 잊게나. 여인이 그분밖에 없는가?” “해 보았지…… 잊어보려 해 보았지만..

천 개의 달

리혜 작가의 두 번째 작품, <천 개의 달>사랑하는 인간 여자에게 배신당해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산다는 전설 속의 섬, '달섬'.도연과 진현은 뱃놀이를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달섬에 도착한다.그리고 그곳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이무기를 만나게 되는데…….“떨어져 있는 백 일 ...

하얀 숲
2.75 (2)

하얀 머리칼과 속눈썹, 보랏빛 눈동자, 두렵도록 붉은 입술.사람들은 장시백을 백여우가 사내로 둔갑한 백귀(白鬼)라고 했다.“복온당(畐䅱堂)을 구해드리지요.”때를 잘못 알고 세상에 내려온 눈처럼 찾아온 새하얀 사내는갈 곳 없는 그를 품어준 복온당 당주 하연에게 대뜸 혼담을 보내 온다.소원 도깨비가 말한 그 ‘나쁘지만 나쁘지 않...

호랑이뎐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 많은 양반의 과거시험을 대신 봐주는 거벽, 아원.옛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을 가슴 한구석에 꼭꼭 숨겨두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사내 행세를 한다.자신의 마음이 어떻든지 간에 그저 살기만 하면 되었다.아원만을 기다리고 있는 동생들이 있으니까.설령 산길에서 호랑이를 마주친다고 하여도 말이다.‘아냐, 아냐! 호랑이한테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