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재미없는 짝사랑, 채무관계를 청산하니 묵혀둔 짝사랑이 자꾸만 지우의 등을 떠민다. 잊겠다 선언하니 다가오는 강선우와의 연애. 잘나고 또 잘난 남자와의 연애는 매일매일이 스펙타클하다.한쪽 귀를 막고 있는 남자의 손 때문에 그가 하는 말소리가 쿵쿵대며 귓가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들렸다.그런 순간에도 이러다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는 속 편한 생각이 들었다.“네가 내게 말할 수 있게 등 떠민 거나 마찬가지였더라. 내 행동이. 내가 하는 말들이나 너를 보는 거나.”“…….”“그렇지?”그리고 귓가에 닿는 속삭임.“확신은 못하는데. 한지우.”“…….”“충동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면, 나하고.”소곤소곤. 그의 근사한 목소리가 귓가에 흘러들었다. 질끈 감고 있던 지우가 그 말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가로로 휘어졌다.직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크기를 달리하는 하얀 눈들이 지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어두운 밤. 작은 눈송이들이 마치 활짝 핀 눈꽃으로 보였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여름, 스물다섯. 서로 기댈 곳이 없는 하진과 서준의 감정이 애틋했다. 겨우 마음이 닿았다 생각했을 때 하진에게서 사라진 서준은 짧은 여름처럼 뜨거웠다. 그리고 7년 후, 잡초처럼 일어선 하진의 앞에 서준이 나타났다. 한서준이었던 그는 김서준이 되었고 해진 셔츠만 입던 그는 값을 가늠하기 힘든 셔츠를 두르고 있었다. 서준이 제안한 것은 애정이었지만 하진이 받아들인 것은 파트너였다. 옳고 그름을 따지고 애정을 재기에는 시간이 너무 흘렀다. 대화가 오갈수록 추억이 살아났다. 연약했던 서준을 하진이 돌봤던 것처럼 이제는 그가 그녀를 돌보기 시작했다. 메마른 가지에 꽃을 피우듯이. 서툰 감정을 7년 전 여름에 머무르게 한 두 남녀가 상처를 치유하며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