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사귀자고요.” “하아, 내가 드라마 대사를 할 줄이야. 잘 들어.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잖아. 너랑 사귀면 나 쇠고랑 차야 해.” “그럼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사귀어 줄 거예요?” “일단 멋진 남자가 되어야겠지. 나를 사로잡을 수 있는 멋진 남자. 그렇게 되면 생각해 볼게.” “기다려요. 반드시 멋진 남자가 되어서 당신 앞에 나타날 테니까.” 그런데 당신은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 십 년 만에 첫사랑을 다시 만난 곳은 시장 한복판의 김밥 가판대. 빚쟁이들과 구경꾼들이 몰린 사이에 그녀가 있었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멍하니 김밥들을 보던 윤지는 누군가 앞에 선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어서 오세요. 김밥 드릴까요?” “오랜만이네요. 선생님.” 윤지의 눈앞에 실습이 거의 끝날 무렵 집 앞으로 찾아왔던 한 남학생이 있었다.
“내 잠자리를 지켜 달라는 말입니다.”차기 유성그룹 대표 후보, 지한서.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남자는 그녀가 필요했다.“왜요? 왜 나예요?”미술학원 『시선』의 공동대표, 봉시연.동화작가를 꿈꾸는 가난한 여자는 그가 필요했다.“정말 안 됩니까? 난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대종상 대상을 능가하고도 남을 연기를 마친 한서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연을 바라보았다.‘안 되는데. 말만 한 처녀가 외간 남자의 잠자리를 지키라니…….하지만 저 불쌍한 퍼그 같은 눈망울을 어쩔 거냐고.’“오케이입니까?”잠을 자야 하는 남자와 그 남자를 재울 수 있는 여자의아슬아슬 밀당 로맨스!
삼류 잡지의 객원 기자 석지원,미제 사건의 현장에서 범인인 것 같은 남자를 보았다.언밸런스로 자른 머리카락. 짙은 눈썹과 중심이 잘 잡힌 콧날.섹시하게 생긴 입술. 냉정한 눈빛.저 잘생긴 얼굴로 사람을 왜 죽였대?서울중앙지검 소속 냉철한 검사 한재현,범인으로 보이는 여자를 만났다.“난요. 그 범인을 봤어요. 근데 젠장, 아무도 내 말은 안 믿을 거라고요.”“정신 차려요.”“난 저주를 받고 태어났나 봐.”지금 자신이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하는 건가?아니면, 그냥 저를 슬쩍 떠 보는 것일까?그런데 뭐 이렇게 어설픈 살인범이 있어?음침하고 기분 나쁜 공기가 가득한 강원도 골짜기에서 시작된두 남녀의 밀당 쩌는 수사 로맨스.
열심히 살아가는 몰락 귀족가의 영애 엘로이즈 모오라. 어느 날, 은밀한 일을 제안받는다. 바로 연애 고자 비혼주의 노총각 공작의 연애편지를 읽어 주는 일. 연애편지만 읽어 주면 된다는 말에 일단 수락했는데 이건 뭐지? 스파이로 몰려 목을 졸리지 않나. 왕세자, 공주와 엮여 왕국 일을 하지 않나. 급기야 다른 왕국 왕세자의 견제를 받는 일도 생긴다. “가끔 상상을 해 봅니다. 칼렌 공작님과 같은 공간에서 같이 숨 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잠시만.” 칼렌의 말에 엘은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지금 못 알아듣는 말이 생긴 건 아니겠지? 고작 한 줄인데……. 아닐 거야. 설마…….’ 고개를 흔든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 칼렌을 보자 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방금 그 구절이 이해가 안 가는군요.” “어디요? 지금 제가 읽은 건 칼렌 공작님과 같은 공간에서 같이 숨 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딱 한 줄인데요?” “바로 거기.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다니, 무슨 소리죠? 숨은 늘 쉬는 것 아닌가?” 칼렌의 물음에 엘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편지 한 통에 1시간이라……. 이 일 계속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