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음악이 좋아 뮤지션을 꿈꿔온 해라, 어느 날을 기점으로 꿈을 접고 현실에 순응한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게 태어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증상이 심각해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지 못한 오빠를 대신해, 동생인 해라가 회사를 잇기 위해 경영 공부를 하게 된 상황. 늘 이상에 목말라하던 그녀는 어느 날, 운명의 장난처럼 생전 처음 보는 남자와 동침하게 되는데. “혹시 우리,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나요?” 조심스러운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가관. “혈기왕성한 성인 남녀가 한 침대에서 밤을 보냈는데 아무 일도 없는 게 더 어려운 거 아닐까요?” 게다가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까지 보이는 그. 도망치듯 명함을 던져주고 나온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그 후였다. “순결을 가져갔으면 책임을 져야지.” 생각지 못한 자리에 나타난 그가 상상 이상의 폭탄을 던지는데…….
17살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주혁. 그들과 친한 친구였던 주은의 부모는 일가친척이 없는 주혁을 사랑으로 거둔다. 그날로부터 주혁은 주은의 가족으로 살아가지만,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자신을 믿고 거둬준 주은의 부모를 생각하면 주은을 이성으로 느껴선 안 되는 걸 알지만, 주은을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어 독립을 위해 능력을 기르기 시작한 주혁. 어느 날, 그는 단호하고 갑작스럽게 주은과 주은의 가족 곁을 떠난다. 남겨진 주은과 그녀의 가족은 그의 독립을 혼란스러워하는데.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주은은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주혁과 재회한다.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그것도 직속 상관으로 마주하게 된다. 배신감과 그리움 그리고 원망이 뒤섞인 8년. 주은은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주혁을 밀어내기 급급하다. 그러나 밀어내려 할수록 주혁은 더욱 바짝 다가오는데. *** “너, 뭐야.” 주은이 입술을 질끈 물었다. 뭔데 이제 와 이렇게 나타나서 사람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는 건데. 속에 있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삼켜진다. “뭐긴. 말했잖아. 차주혁이라고.” “그런 걸 말하는 게…….” “여전히 예쁘네.” 말문이 턱 막혔다. 그녀의 마음처럼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주혁은 그런 주은의 머리를 가만가만 쓰다듬었다. 다정하기 그지없는 손짓에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지난 5년을 더는 그립지 않다고 난 이제 널 생각하지 않는다고 완전히 잊겠다고 다짐했건만. “여전히 눈물도 많고.” 조심스러운 손길이 그녀의 눈가를 훔친다. “잘 지냈어?” 한없이 다정한 목소리와 눈길이 따라온다.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듯 한참 울린 그 음성이 다시 귓가에서 들려왔다. “난 전혀 잘 지내지 못했어. 공주은이 없는 내 인생은 죽는 것보다 더 힘들었거든.”
[15세 개정판]용모단정에 명석한 두뇌, 모든 걸 갖춘 그, 이선호.그런 그에게 찾아온 대위기.우연히 찾은 병원에서 듣게 된 의사의 진단.“심각한가요? 어, 얼마나 심각한 겁니까?”누가 들으면 불치병에라도 걸린 줄 알겠다. 의사는 황당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장비만입니다.”내장비만이라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표정을 짓는 선호.“그럼 선생님, 전 어떡해야 하죠?”“기름진 음식, 육류부터 제한하시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말도 안 돼. 누가 꿈이라고 해줘. 고기 마니아인 선호에게 내려진, 잔혹한 고기 금지령.학창시절부터 얼굴 돼, 몸매 돼, 성적 돼.지나치게 완벽한 그녀, 라시현.그런 그녀가 찾아간 첫사랑.작정하고 찾은 직장에서 만난, 첫사랑에게 날린 돌직구.“선배, 좋아해요.”당돌한 고백, 그리고.“제가 선배를 관리해드릴게요. 저 한번, 믿어보세요.”냉혹한 조련이 시작됐다.……나 좋아한다며.
낯선 이국. 여행지의 마법이었다.“원나잇, 할래요?”서율은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남자의 시선에 낯이 뜨거워졌지만 물러설 순 없었다. 어차피 저질러 버렸으니 남은 건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남자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주위를 살폈다.“설마 그, 원나잇.”그가 담담하게 말하더니 오른쪽 손을 들어 검지로 제 얼굴을 가리켰다.“나한테 제안하는 겁니까?”“네.”“원나잇이라.”중얼거리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율은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할 수 없었다. 그가 그대로 그녀의 앞으로 바짝 다가오더니 고개를 숙여서 속삭였다.“내 방으로 갈까, 아니면 당신 방?”미수에 그친 일탈. 다시 볼 일 없으리라 여겼던 그녀에게 거짓말처럼 나타난 남자. 이상하게 흘러가는 상황.은후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가 한 발짝 다가갈수록 그녀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앞으로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은후는 굳이 서율의 귓가로 입술을 바짝 붙이더니 속삭였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열기를 담은 그의 숨결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오직 어머니를 위해 지옥을 살아낸 그녀, 세아.원하는 걸 얻는 방법보다 참는 방법을 먼저 배웠다. 그래야만 살 수 있었으니까.위태위태하게 줄타기를 하던 그녀의 인생에 두 남자가 끼어들었다.***“이제 이름도 알았으니까 몸으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눠볼까?“이거 안 놔? 이 미친놈이 왜 이러는 거야! 울려고 왔으면 그냥 울고 가라고!”흥분한 세아가 의식 없이 떠들어대는 소리에 태준의 미소가 사라진다. 그녀를 잡고 있던 손에도 힘이 빠졌다. 이때다 싶어, 세아가 후다닥 멀리 떨어졌다.“너, 다 들었어?”무슨 뜻인지 알아챈 그녀가 말실수했다는 생각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태준은 성큼성큼 걸어와, 세아의 멱살을 잡았다.“잊어. 여기 있었던 일, 전부 잊으라고. 한 마디라도 새어나갔다간……, 넌 죽어.”명백한 협박성 경고에 세아가 발끈해서 눈을 부라렸다.“말 안 해. 남의 속사정을 다른 곳에 말할 정도로 내가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거든. 그런데 그쪽은 부탁을 이런 식으로 하나?”“부탁? 내가? 아무것도 몰라서 하는 소리니까 그냥 넘어가 주는데 두 번은 없어.”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는 모습이 오만하기 짝이 없다.“그쪽이 엄마한테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혼자 궁상떨지 말고 직접 가서 말해요. 그러다 후회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