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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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별의 초야

환상적인 꽃의 영토, 꽃의 가야 화(花)가야. 화려한 색의 꽃별들이 두 줄로 늘어섰다가 색색의 별똥이 되어 떨어지는 밤. 화가야 사람들은 그 밤을 일컬어 ‘꽃별의 초야(初夜)’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밤, 미행어사 김도현이 모습을 보인다. “저는 연모의 마음 따위는 절대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 경유지인 제비꽃읍에 도착하게 되는 도현. 그런데 그곳에서 미행어사 순례길 최대의 난관을 만나게 되었으니 바로 놀부 뺨치는 심술보의 정율희 아가씨. 부친의 오랜 벗이자 명망 높은 읍차인 정경구에게 저런 망나니 딸이라니! “좋소. 내 반드시 아가씨의 그 심술보를 고쳐 놓고 말리다. 거짓 놀음을 해서라도.” 어라?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래도 이 아가씨는 그 아가씨가 아닌 것 같은데. 연모에 대해 상반된 마음을 지닌 두 남녀의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는 거짓 놀음 속에서 뇌색과 뇌색의 불꽃이 튄다.

노픈 하늘의 꽃.거.지

꽃 만지는 섹시한 대표님 노픈. 만화 영화 주제가를 좋아하는 플로리스트 하늘. 사랑의 악몽을 지닌 남자와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한 여자. “그만 웃어주실 수 없을까요? 사람을 앞에 앉혀놓고 이러시는 건 예의가 아..

이랑비랑 한약국

유월이 되니 온 산천에 비비추가 피어올랐었습니다.그리워서, 보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참아보려 하였습니다.잊어보려고도 하였습니다.하지만 빈하는 참아지지도, 잊혀지지도 않았습니다.일 년 내내 얼음이 어는 얼음폭포에서빈하에 대한 기억을 얼려보려고도 했습니다.하지만 빈하는 저에게 언제나 봄 같은 이름이라서살얼음 한 번도 얼지가 않았습니다.그래서 비비추꽃잎이 ...

화인의 꽃달

화(花)가야의 밤하늘에 꽃달이 떠오르면폐쇄된 화원에 나비 떼는 날아들고목숨을 바친 연모는붉은 머리카락이 되어 물결친다.“정녕, 궁을 떠나겠다는 말이지?”“그리하겠사옵니다.”“떠나기 전에 내게 할 말은 없는 것이냐? 무슨 말이든 다 들어주겠다.”“없사옵니다.”“떠...

배꽃 이울다

창호지문이 소리도 없이 열렸다. 지안은 고개를 들었다.단이 지안의 방으로 들어섰다.그가 왔다. 기척도 없이 단이 왔다.지안의 방에 들어서는 단의 등 뒤로 배꽃이 하얗게 이울어 떨어졌다.밤은 더 까맣고 배꽃은 더 하얗다.“제가 아는 허 선생님이라면 아니 오실 거라 믿었습니다.”“저도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이울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