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뭐라고? 그러니까 네 순결을 담보로 그 선배에게 들이댄다고?” “그렇다니까. 왜 자꾸 물어?” 지금껏 열심히 설명한 것이 무색하게 자꾸만 물어오는 영아에게 수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그게 말이 돼? 순결이 무슨 아파트냐? 담보로 걸게? 야, 아서라. 얘는 무슨 하룻밤만 보내면 남자가 여자에게 푹 빠져 사랑이 이루어지는 줄 알아? 그건 19금 웹 소설에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뭐?” “그래. 무슨 원나잇만 했다 하면, 남자가 죄다 재벌 2세고. 무슨 원나잇만 하고 나면, 이름도 몰라 성도 몰라 아무것도 몰라도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라도 귀신같이 다시 만나냐고.” 공강 시간뿐 아니라, 수업시간조차도 뒷자리에 앉아 스마트 폰으로 야설, 아니 고수위 로맨스를 주구장창 보던 영아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상적인 밤을 보내야 남자가 흔들리기라도 하지. 왕수지, 너 키스라도 해봤어? 제대로 된 키스도 못 해본 주제에, 뭐 하룻밤에 남자의 마음을 빼앗는다고?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이야?” “그러니까!” 잔뜩 흥분하며 꽥꽥거리는 영아의 말에 수지가 동조의 뜨거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가 기가 막힌 계획이 있다고.”“기가 막힌 계획?” “그래. 신 언니보다 백 언니 보다, 또라이 잠 언니보다 더 기가 막힌 계획!” 의미심장하게 웃는 수지의 두 눈이 말갛게 빛이 나고 있었다. 쿠데타를 일으켜 성공하면 그 쿠데타는 혁명이 되고. 실패하면 그 쿠데타는 폭동이 된다. 과연 신데렐라 언니, 백설 공주 언니,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언니 등 기센 세 언니보다 더 기막힌 계획을 가졌다는 그녀의 순결 쿠데타는 연애의 혁명이 될 수 있을까?
“저요. 제가 하면 안 될까요?”특유 빈대근성과 함께 기자 근성을 발휘해 현우빈의 가짜 스캔들 공범자가 되려는 하늘, 아니 정막순. “어차피 한, 두 달 만에 헤어질 거니까. 그때까지 만이라도 여기서 살면 안 될까요?”“뭐라고? 미쳤어?”“난 순전히 현우빈씨 생각해서 한 말인데요. 아니, 괜히 기자들에게 잡혀서 말이라도 잘 못 꺼냈다가는 현우빈 씨에게 피해라도 갈까 봐.”현우빈의 비싼 차를 긁은 걸 무마하려는 것도 모자라 집까지 얹혀살려고 뻔뻔하게 구는 그녀.“그럼, 저는 어느 방을 쓸까요?”그런 그녀가 못마땅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인 배우, 현우빈.데뷔 후, 줄곧 신비주의로 일관하던 그의 스캔들이 어쩌다 시작된다![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자신을 돌아다 본 민우와 눈이 딱 마주쳤다. 순간, 그녀는 할 수만 있다면 순간이동을 하고 싶었다. 7년을 만나고 사랑했던 남자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뻔뻔하게 자신을 노려보던 그 두 눈동자에, 그녀는 어디론가로 순간이동을 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아 자신을 어이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10년 지기 친구 수진. 미안하다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마냥 그렇게 바라보는 수진의 눈동자와 마주하는 순간. 그녀는 선택했다. 순간이동 대신 처음 본 남자,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직 얼굴도 정확히 보지 못 한 그 남자와의 키스를. 의도치 않았던 갑작스런 Kiss, 이 미필적 Kiss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거라는 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 한 채.[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