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디자인하는 일에는 능숙하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서툰 가구 디자이너이자 목공예가, 이진우. 고요한 그의 일상에 천사가 날아들었다. 강은진으로 태어나 다섯 살 때 프랑스인이 된 안젤리크. 여름휴가 동안 잠시 한국으로 여행을 온 그녀는 며칠 후면 떠날 사람이었다. 처음엔 그저 보호자 역할을 맡았다는 의무감뿐이었는데 “그거 알아요? 처음에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진우는 미소를 많이 짓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게 어울려.” “웃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가 보죠.” 잦아진 웃음만큼이나 그녀를 떠올리는 순간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쥬뗌므’를 속삭이는 애인이 있는 여자에게 헛된 감정을 품는 건 전혀 그답지 않은 일이었지만 “남의 것 욕심내는 거, 나쁜 짓이죠?” 알면서도 그녀에 대한 감정이 깊어 갔다. 그런데…… 자꾸만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그녀가 불쑥 연애를 걸어왔다. “진우, 나랑 데이트할래요?” 잠깐 들렀던 여행길에서 만나 서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둘의 여정, 사랑 벗.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인인 엄마와 함께 쭉 프랑스에서 살아온 여자, 아나이스 리. 그녀는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림 하나가 오래전 도난당한 작품임을 알게 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복원가로서의 커리어마저 망가질 수 있는 상황. 그녀는 그림의 주인인 갤러리 대표의 아들 차인혁이 암스테르담에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림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무작정 암스테르담행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차인혁을 마주하게 된다. 「원래 사람 볼 때 이런 식으로 쳐다봐요? 자칫하면 오해하겠는데.」 「……무슨, 오해요?」 「한눈에 반했다거나.」 우연일까, 덫일까. 아나이스는 자신을 향해 선뜻 말을 걸어온 인혁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하지만 경계하던 것도 잠시, 그녀는 암스테르담에 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인혁을 찾아간다. 「룸으로 가요.」 「룸?」 「차인혁 씨 룸이요.」 그로 인해 일어나게 될 인혁과의 인연을 간과한 채.
8월 한낮, 얼음알갱이들이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잔잔하던 호수 위로 얼음덩어리가 떨어지며 크고 작은 파문이 번져 나갔다. 호수의 파문처럼 시은의 심장이 요란스럽게 뛰었다. 질끈 눈을 감았다 뜬 시은은 딱 한번만 미쳐보기로 했다. “나랑, 데이트할래요?” 갑작스럽게 쏟아진 우박보다 더 느닷없는 고백에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이안은 결연한 표정으로 데이트 신청을 해 오는 시은에게 입을 맞췄다. 그렇게 여행지에서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유효기간이 정해진 연애인 줄 알았다. *** “내가 먼저 보고, 먼저 반해서 데이트 신청했어요. 내가 더 많이 좋아한다고요.” “내가 언제 반했는지, 얼마큼 좋아하는지 모르잖아. 그리고 내가 먼저 봤는데.” “언제요? 나 언제 봤는데요?” “캐리어 끌고 도착했을 때.” 시은은 리옹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정신없이 게이트로 달려가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만 해도 지금 같은 일들이 벌어질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로맨틱한 파스텔 톤의 도시에서 보석 같은 남자를 만났다. “아주 사랑스러운 사람이 이웃이 되는구나 했는데.” 별인 줄 알았는데 빛이었다. 시은이 빛처럼 내려 그의 옆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