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로 근무하는 한준영. 그녀의 앞에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차주호가 나타난다. “……내가 기다려 달라고 했잖아. 다시 돌아온다고.” 매몰차게 밀어냈던 8년 전 그 때가 아직도 선명한데 아무렇지 않게 본인을 대하는 그가 준영은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그녀에게 주호는 행복을 비춰주는 등대였지만 아버지로 얼룩진 그녀의 인생이 발목을 붙잡는다. 결국 주호를 놓아주기로 결심한 준영에게 그는 한가지 약속을 남기는데...! “……그러면 준영아, 기다려. 다 좋아.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어. 결혼만 하지 마.” “내가 왜? 싫어. 너랑 나랑 있어 봤자 여기 이 진구렁에서 못 나와.” “내가 꺼내 줄게.” 자신의 인생 속에서 조용히 불타오르고 있는 준영과 준영이라는 불 속에 거침없이 뛰어드는 주호 사막에서 싹 틔우는 한 송이의 아데니움처럼 무모한 사랑이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한다.
그녀, 김봉희. 김해 김씨 율성공파 32대손.조상은 김유신 장군. 오빠는 검사에 동생은 의사. 그리고 그녀는 콘돔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 형제들보다 직업이 별로라는 이유로 (feat. 봉희네 할아버지 주관적 시점) 할아버지에게 온갖 멸시를 다 받으며 살아왔고, 그 역경을 딛고 가까스로 쟁취한 결혼 허락이었건만. 3년 차 남자친구라는 새ㄲ... 아니 작자는 다른 여자와 만나고 있었단다. 심지어 그 여자, 임신이란다! ‘내 진정한 아홉수는 30부터란 말인가.’ 단숨에 삶이 엉망이 되어버린 봉희의 앞에 추억을 간직한 한 남자, 우진이 나타난다. 전(前) 짝사랑 상대를 현(現) 업무 파트너의 관계로 만나게 된 두 사람. 마치 촉매재를 만난 불씨라도 된 것처럼 두 사람은 섬광 같은 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어제의 ‘나’가 저지른 일은 오늘의 ‘나’가 고통 받는 법! “설마 기억 안 나는 건 아니지?” “그, 그럼!” “그럼 우리가 이제 무슨 사이인지도 알겠네?” 무슨 사이? 전 짝사랑 상대? 프로젝트 파트너? 그 외에 대체 뭐가 있단 말이지? 과연 봉희는 30세에 뒤늦게 찾아온 아홉수를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서로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두 사람의 좌충우돌 로맨스. 성(聖)스러운 그대? 아니, 그녀는 《성(性)스러운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