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목소리가 아니라 그 얼굴이 보고 싶었다.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무미건조한 일상생활에 내내 염증을 느꼈다. “죽을 수도 있었어요. 저 말고, 본부장님이요.” 갈비뼈를 부러뜨린 대신 직장 상사 목숨을 구한, 자칭 유능한 부하직원 지연서. 피치 못하게 볼 거 다 본 남자에게서 연애를 제안받다. “다른 남자 얘기하는 거 별로 재미없어. 그냥 나하고 만나.” 목숨 걸고 자길 구해준 대상이 이성인데 관심 가는 게 당연한, 까마득한 직장 상사 이경무. 만나보자는 말로 연애를 제의하다. “처음이라고…….” “처음이야. 그래서 내가 어떻게 나올지, 뭘 할지는 나도 잘 몰라.”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에요?” “그럼 책임질 일, 이제부터 하지, 뭐.”
*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개정한 작품입니다.“아저씨 여기 이렇게 된 거…….” 아직 걷어내지 못한 불룩한 이불에 난우의 시선이 닿았다. 들켰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이어 떨림 가득한 목소리가 귓가로 소복소복 내려앉았다. “저 때문이라면 좋을 것 같아요. 아니. 그랬으면 좋겠어요.” 푹 숙인 고개를 치켜세우고 싶었다. 토마토보다도 빨갛게 익어있을, 저 달콤한 얼굴을. 『우아한 탐닉』 『킹과 개』 의 작가 공은주의 장편 로맨스 소설 『심호흡』. 그녀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심호흡』을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취향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것들은 껄끄러워야 정상이었다. 그런데도 감정이 비이상적이다.“심심해서 재미로 너 건드리는 거 아냐.”한겨울 맨발로 슬리퍼 질질 끌고 그의 앞으로 뛰어든,항상 돈 들어갈 일이 걱정인 가난뱅이 경이서가,아주 쉽게 선을 넘으며 함부로 마음을 흔들어 버린다.“생각이란 걸 해봤는데, 우리가 그냥 친구란 게 말이 안 되잖아.”돌이켜보면 우리는 관계만 가지지 않았을 뿐,줄곧 연애 범위 안에 안착해 있었다.“연애가 뭐 별건가. 남들 하는 거 어지간한 건 다 해본 거 같은데, 우리 둘.”<[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사람 피를 바짝바짝 말리네.”“……내가?”“떨지 마. 네가 떨면 내가 꼭 협박한 것 같아서, 기분 이상해지니까.”뭐든 다 쉬운 권승정이 사람 마음을 쉽게 들었다 놨다 했다.내가 모르는 척하고 있을 때,네 친절은 전부 내 거였으니까.“난, 이명은이나 이명은 주변이 적당히 불행한 것도 나쁘지 않아.”하지만 나한테만 다정했던 그의 행동에,이젠 다른 단서를 붙여 가며 이유를 만들 차례였다.“적당히 해. 너하고 내가 어떻게 친구야?”난 쟤랑 연애하자는 게 아닌데,돌이켜보면 애인 사이에 할 법한 것들을 모두 권승정이랑 하고 있었다.“난 너하고 친구 따위가 하고 싶었던 게 아냐.”<[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