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먼저 생각하고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어. 그게 겁난다면, 애초에 시작을 해서는 안 돼.” - 윤혜지 (21, 바리스타) "누군가에게라도 대답을 듣고 싶었던 물음이 있었다. 일 년 만에 이렇게 져버릴 마음,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 정인우 (21, 입대 예정자) [미리보기] 잠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다시 바라본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감겨 있던 혜지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자지 않고 있었냐는 의미 없는 말은 오가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물어보고 있는 말이 무엇인지는 이미 명확하다. “괜찮아?” 혜지는 잠시 망설이는 것 같았다.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카락이 베개에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이야 남자친구인지 뭔지, 있긴 하지. 그렇지만 저 녀석…… 꽤 힘들어하거든.」 정후의 말이 생각나자마자, 혜지의 대답이 울려 퍼졌다. “응.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