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아, 오빠랑 저승 갈래?” 톱 배우로 위장 중인 천도율 원탑의 꽃미남 저승사자 진서원. 그의 저승사자 경력엔 오점이란 없었다. 적어도 한지안을 만나기 전까진. “내가 저승을 왜 가. 너 때문에 죽었으니까 네가 다시 살려 놔!” 진서원의 사생팬들에게 쫓기다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 연극배우 한지안.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진서원을 만나기 전까진. 그녀를 천도시켜야만 하는 저승사자 진서원과 그의 유혹을 뿌리치고 천도 거부를 선언한 간 큰 여자 한지안. 그 둘 사이 누구도 모르는 은밀한 계약이 시작된다.
“이렇게 손끝만 스쳐도 뜨거워질 수 있는 상대가 또 있다고?”하진이 뜨겁게 수현의 눈을 응시하면서 물었다.“절대 없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수현을 끌어당겼다.“모르겠으면 그냥 끌려와요.”하진의 숨결이 닿는 순간 수현은 주먹을 말아 쥔 채 눈을 질끈 감았다.그리고 이어진 그의 말에 신경이 곤두섰다.“내가 너를 유혹할게.”일할 때도, 사랑할 때도 늘 안전이 최우선인 건축가 윤수현. 그녀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치명적인 유혹. 그녀는 과연 자신이 정해 놓은 원칙들을 지키며 안전하게 버틸 수 있을까? 스페인에서 사고로 시작된 우연이 유혹이 되어 다가온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며. 그래서 몸을 다시 가까이 붙여 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마치 어제 본 사람을 대하듯 태연하게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향해 손을 뻗는 도경을 본 순간 유나는 온몸이 얼어붙어 버렸다. “우리 한 달 전에 끝났잖아요.” “난 내 결론이 너랑 같다고 말한 기억이 없는데…….” 한순간도 잊은 적 없는 남자와의 재회에 흔들렸지만, 원치 않는 결혼에 내몰린 유나는 그를 외면한다. “애초에 잘해 볼 생각 같은 거 없었어요.” 깨끗하게 돌아설 거라는 예상과 달리 도경은 미동조차 없이 선 채로 나긋나긋하다 못해 보드라운 목소리로 유나를 얼렀다. 그럼에도 그녀는 심장이 바싹 쪼그라들 것 같은 한기를 느꼈다. “그런 말은 나랑 자기 전에 했어야지. 유나야.”
내 남편과 새엄마가 붙어먹었다. 운명이라고 믿었던 태강과의 결혼. 하지만 그 모든 건 새엄마와 짜고 친 연극이었다. 그것을 알게 되어 이혼을 통보한 그날, 이수는 태강의 차에 치여 죽었다. 그렇게 끝난 줄로만 알았는데. “신부님, 눈 뜨세요.” 눈을 떠 보니 결혼식 날로 돌아왔다. 이수는 주먹을 단단히 말아 쥐면서 결심했다. 자신을 배신하고 속여 온 두 사람에게 지옥을 선사하겠다고. “뭐든 할게요. 지금 당신이 제 손 잡고 여길 나간다면요.” “뭐든 하겠다니, 무슨 짓을 당할 줄 알고.” “…당신도 원하는 걸 말해요.” “구 남친 역할이 끝나면 결혼합시다. 기간은 6개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문정혁 대표와 계약하게 된 이수. “좋아요. 그렇게 하죠.” “그럼 이제부터 난 한이수 씨 구 남친이네요.” 줄곧 날이 서 있던 남자의 시선이 부드럽게 조여들면서 이수를 옭아맸다. “당신을 못 잊고 훔쳐 올 만큼 집착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