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설마 피야?” 응, 피야. “여기는 또 왜 다쳤고?” 너 화나게 한 놈 혼내주다가 좀 다치긴 했지. “이렇게 되느라 저번 수업 못 들어왔던 거야?” 반절 남기고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거 사 오느라.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인 것처럼, 소중한 사람인 것처럼 걱정해 주는 네 모습을 조금만 더 보고 싶어서.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리거든. “김다한, 너 진짜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청은 묵묵부답으로 입술을 꽉 깨물고만 있는 다한을 추궁했다. 하지만 뒤이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그녀가 예상하던 대답과는 몇 광년 정도쯤 거리가 멀었다. “청아, 우리가 친구일까?” 그래, 그때였다. 그때를 기점으로 제 심장이 어떻게 고장 나버린 거였다. 그걸 9년이 지난 지금에야 알아채었다. 그동안 제가 별별 이유를 들어가며 다가오는 남자들을 거절했던 것도, 위험하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같이 살자고 자존심도 없이 먼저 제안한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20년 동안 믿어왔던 우정이란 거짓된 베일이 벗겨질 때, 두 남녀의 사랑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콘텐츠입니다.강도 사건에 휘말려 징역을 살고 고향으로 돌아온 김자인.빈손으로 쫓겨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낡고 초라한 고향 집은 다른 이의 소유가 되었다.새 주인은 은신 중인 RF 기업 사장 강재호.그는 집 앞에 쓰러진 그녀를 결국 안으로 들이고가족도 연인도 아닌 그들의 묘한 동거가 시작된다.“만약 6월에 눈이 온다면, 그건 당신일 거예요.”“그렇다면 너는 12월에 찾아오는 열기겠지.”같은 집에서 함께하는 모든 일상들이 그들에게는 위로였다.그렇게 해묵은 상처를 함께 나눈 그들은서로에게 점점 스며들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