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을 거슬러 온 인연인디, 단번에 끊어지기야 하겄어.’ 철없던 고등학교 때는 과외 선생 의욕만 넘치던 학보사 시절엔 사수 월간스톰에 취직하고 나서는 편집장으로 늘 다온의 주변을 자치하고 있던 남자 강태율. 아침마다 커피 셔틀은 기본에, 허구한 날 이어지는 지적질과 잔소리. 원수 같은 강태율의 손아귀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지내 온 세월이 자그마치 9년이다. 다온은 이번에야말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리라 다짐해 본다. “기획 기사 제목은 정했어?” 이참에 그냥 확 뒤집고……. “부제는?” “마빡으로 대그빡을 그냥…….” “뭐? 방금 뭐라고 했어?” 차마 저 잘난 머리를, 대그빡이라고 불렀다는 말은 못 하겠다. “마법으로 대자연을…….” “똑바로 말해라.” “마산으로 대리운전을…….” 그러던 어느 날, 천신녀의 말처럼 저를 구제해 줄 동아줄이 나타난다. “나한테 강태율 사용법이라는 매뉴얼이 있는데 말이야…….” 다온은 인생의 2막이 펼쳐질 거라는 가슴 뛰는 예감이 들었다. ‘딱 기다려, 강태율. 우리의 관계는 지금부터 all over again이다.’ 때로는 살벌하고 때로는 상큼한 그들의, 갑과 을의 관계가 다시 정립된다.
[본 작품은 기존에 출간된 이북 작품을 15세이용가에 맞춰 재편집한 작품이오니 작품 감상 시 참고하여주시기 바랍니다.]17살, 상처를 숨긴 채 마냥 순수한 소녀 유빈과19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 하윤.느티나무 아래에서 운명과도 같은 사랑이 시작되었다.“아니야, 나는 하윤 오빠만 좋아해.”“이제부터 서유빈은 내 거야. 아무 데도 못 가.”“내가 오빠한테서 왜 도망치겠어? 숨을 데가 어디에 있다고…….”6년 후, 유빈이 마주한 비밀과 하윤의 애달픈 집착.“더 많이 욕심을 내, 서유빈.내가 가진 것들로부터 뒷걸음치지 말고 남들처럼 욕심을 내.”그리고 시작된 하윤과 유빈의 길고 긴 숨바꼭질.“언제까지 나한테 그림자를 붙일 거야.”“…….”“더 이상 나한테 사람 붙여서 감시하지 마. 숨을 쉴 수가 없어.”익숙하게 내뱉는 거짓말 속에 숨겨진 속마음.‘내가 오빠의 인생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지도 몰라.그 전에 도망쳐. 내가 오빠한테 매달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