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도 안 잡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성인용.24년 전 꼬맹이 시절에 만나 12년 후, 그리고 또 12년 후 세 번째로 재회한 여자인 친구 야설.오갈 데가 없다는 설이의 말에 인용은 흔쾌히 제 집 방 하나를 내어주었다.한데 잊을 만하면 제 침대로 기어들어와 쿨쿨 잠을 자는 설이 인용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너 내가 한 번만 더 내 방에 들어오면 집에서 쫓아낸다고 했지? 계속 이럴래, 진짜?”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첫 번째는 그러려니 했고, 두 번째는 잘 타일렀다. 그리고 세 번째는 엄중히 경고했다. 근데 또 이런 일이 생겼다. 이걸 어떻게 조져야 되지?게다가 저 태연한 반응은 대체 뭐냐. 여자애면 좀 조신하고 부끄러워도 좀 하고 그러는 거 아냐?이 애는 왜 내 곁에만 오면 이렇게 속옷을 벗는 걸까. 내가 편한가? 아님 만만한가? 이렇게 있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는 건가. 어째서?
[이 도서는 <천국의 눈물>의 15세 이상 관람가 개정본입니다]휘황찬란한 도시 <에덴>의 변두리에 자리한 환락의 중심 슬럼가.전직 용병 동료인 포와 가온은 슬럼가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 중이다.준법건전하진 않아도 나름 보람찬 나날을 보내던 두 남자의 앞에한바탕 요란한 난리법석과 함께 변화의 기미가 찾아왔으니!“돈도 없고, 갈 데도 없고…… 이제부터 여기서 지내려고.”그런 두 사람의 지하 사무실에 똬리를 틀어버린 전직 꽃뱀, 수린.“당장 안 나가면 정말 확 묻어버린다?”“돈 뺏고 몸까지 뺏어놓고 그런 식으로 나와도 되는 거야, 당신?”순간 가온의 표정이 뭉크의 그림 ‘절규’에 나오는 사람처럼 변했다. 포의 눈도 휘둥그레졌다.“어떻게 된 거야? 너 설마 쟤를……?”“아냐! 그런 게 아냐! 어떻게 된 거냐 하면, 그게 그러니까…….”그때 여자가 두 사람 사이로 불쑥 얼굴을 들이밀며 입을 열었다.“어쨌든 당분간 같이 지내게 됐으니 잘 부탁해요. 난 수린이라고 해요. 그쪽들 이름은?”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며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청춘남녀 가온과 수린, 두 사람의 사이에도 수상하고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던 그 즈음가온이 어깨에 짊어진 채 끌어온 과거의 망령이 그의 목숨을 노리기 시작했다!
섬남섬녀(島男島女), 섬에서 만난 한 남자와 세 여자.매사 진지하기도, 불면 날아갈 듯 한없이 가볍기도 한 이상한 남자, 현.그런 남자가 머무는 섬의 작은 민박집에 세 여자가 찾아들었다.여름날의 뜨거웠던 하룻밤, 그리고 새로운 계절을 함께할 그녀는 누구일까?“이름이 참 고전적이면서도 귀에 쏙 들어오네요.”“기생 이름 같다는 거죠, 그거?”민들레 홀씨처럼 언제든 날아들었다 날아갈 것 같은 여자, 애랑.“그 날……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난 아직도 잘 기억이 나질 않아.”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한 자락을 붙들고 살아온 여자, 난희.“혹시 지금 그 얘기도 사실은 유혹하려는 전략 같은 거 아녜요?”“이런! 눈치채셨어요? 절대 모를 줄 알았는데.”상처를 입고서 섬으로 여행을 왔다가 현과 만나게 된 여자, 란.
“훔쳐보는 게 취밉니까? 저녁 내내 커튼 너머로 힐끔거리더니만.”“후, 훔쳐보긴 누가 훔쳐봐요? 보이니까 그냥 본 거지.”“실은 내 팬티 색깔이 궁금해서 보고 있던 거 아닙니까? 이에는 이, 눈에는 눈.”“그쪽 팬티 색깔 같은 거 관심 없거든요!”“아직도 빨간색이에요?”“무슨 소리예요? 벌써 갈아 입…….”말을 하다 말고 비은은 입을 다물었다.얼떨결에 또 그의 페이스에 말리고 말았다. 그녀의 미간에 주름이 패었다.“팬티 얘기 그만하라고 했죠? 자꾸 그럼 정말 성희롱으로 고소할 거예요.”아름다운 섬 제주도. 그곳에 자리한 팬션, 블루 아일랜드.만남과 이별이 늘 엇갈리는 그곳에서 비은 역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첫 만남부터 그녀의 속옷 색깔을 운운하며 놀림을 반복하던 이상한 변태 희욱.그러나 막 실연을 겪고 침울해져 있던 비은은 그와 함께하며 점점 웃게 되는데...
폭풍 같은 키스가 끝났을 때 그녀는 온몸에 힘이 빠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의식이 몽롱해지고 눈앞에서 나비 같은 것이 어른거렸다.맥없이 미끄러져 내리는 몸을 태형이 부축해주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오빠?”...[네, 무엇이든 시켜만 주십시오. ‘심부름의 달인’입니다.]악몽 같은 과거를 숨긴 채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태형.소소한 심부름은 물론, 숨은 영웅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그에게 다가온 설희.그러나 조직에 쫓기는 전직 행동대장인 그는 누구도 마음에 담을 수 없다.잠시의 행복, 그리고 서서히 태형의 목을 조여오는 과거의 덫.이제 그는 모두를 떠나보내야 한다. 잠시나마 사랑했던, 사랑한 모두를.본격 하드보일드 갱스터 로맨스, 야수의 서글픈 순정을 보여드립니다.
더 이상 손끝 하나 움직일 힘이 없었다. 세상이 너무 무섭고 사람이 두려웠다.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그저 길고 긴 한숨만 계속 새어나올 뿐이었다.“혹시 일자리가 필요합니까, 아가씨?”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던 해연은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검은색 정장에 머리가 백발인 한 남자가 그녀 앞에 서 있었다.이건 또 무슨 수작인가 싶어 해연은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그때 그가 명함 한 장을 그녀 앞에 내밀었다.“생각 있으면 이리로 찾아오세요. 아마 새로운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그는 웃고 있었다.그 웃음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서 해연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명함을 받았다.그리고 그녀는 '2층에 거주하는 메이드'가 되었다.동화 속 세상처럼 꾸민 저택에서 혼자 사는 괴팍하고, 독선적이며, 냉정한 남자,그리고 라면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남자 김지혁의 전용 메이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