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이의 죽음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지고, 이제 나밖에 기억하지 않게 되었을 때였다. 지금 내 앞에 흩날리고 있는 푸른 물결이 무척이나 낯익다. 그 물결이 감싸고 있는 투명하리만치 새하얀 얼굴은 그 이상으로 내게 익숙하게 다가왔다.
맞선 한 번 잘못 받아 여자라면 으레 꿈꾸는 달콤한 신혼 생활은커녕 하루 종일 그놈의 숟가락만 닦게 될 판이다. 이쪽은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인생을 우울하게 숟가락만 닦는 걸로 보낼 마음이 전혀 없는데, 저쪽은 보자마자 두 말할 필요 없이 바로 나랑 결혼을 이행할 생각이란다. 그러면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자신의 금도끼로 나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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