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첸> 눈보라치는 초원에서 홀로 성인식을 치르며 죽을 뻔한 무진. “정신 차려! 이러단 둘 다 죽어!” 그는 영웅처럼 나타나 자신을 구해 준 세첸에게 운명을 느낀다. “네가 날 구해 준 그날부터 내 심장은 네 것이다.” 어른들의 일방적인 약혼이었지만, 무진은 그녀와 결혼할 날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왜 여인은 사내처럼 살 수 없고, 사내는 여인처럼 살 수 없을까?” 세첸은 혼례식 날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무진은 그녀를 되찾기 위해 기꺼이 ‘벽’을 넘는다.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언제라도.” 엇갈린 마음이 빚은 운명의 장난 <세첸>
스물셋의 처녀무당 독고유자의 특기는 망자의 넋을 건져올리는 것. 누구든 죽은 사람이라면 찾지 못할 사람이 없다. 그런 유자 앞에 나타난, 서른다섯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장 박하연. 유자의 사부이자, 하연이 그토록 찾던 형 강상연의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묘한 인연으로 얽히게 되는데..? “그래요. 우리가 이렇게 만난 건 다 하늘의 뜻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곳에 일하러 오게 된 것도, 신문에서 형 사진을 보게 된 것도. 바로 이 자리에서 유자 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던 거예요.” 그 결연함이 마치 신에게 계시라도 받은 예언자 같았다. “아. 네. 예?” “제가 유자 씨를 양녀 삼아드리겠습니다.” 잘생기고 능력 있고 사람 좋지만 귀신은 무서워 하는 남자 하연과, 귀엽고 엉뚱한 무당 유자의 발랄함 더하기 서스펜스 가득한 로맨스코메디
용과 교접하면 임신 100%잉어를 구했더니 용왕자가 달려든다!“그대는 오늘 나랑 교접하고 내 아들을 배게 될 거야.”“오늘 본 남자와 임신은 싫어요!”도립박물관에서 학예사로 일하고 있는 윤아리. 그녀는 워크숍을 빙자한 낚시놀음에 끌려가 팔자에도 없는 뱃멀미 중이다. 그때, 누가 봐도 월척인 무지갯빛 잉어가 잡혀 올라온다. 동료들은 기뻐하나 그녀는 더 이상 치미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잉어를 방생해 준다. 그러나 이게 웬일? 그 잉어의 정체는 바로 동해용왕의 넷째 왕자 백사룡! 아리는 보은이란 이름하에 용궁으로 납치되어 용왕자에게 청혼을 받는데…!*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피플앤스토리 로맨스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욕쟁이 할머니를 능가하는 찰진 욕을 구사하는 여주!슈퍼 ‘갑’을 사로잡은 갑을병정‘신’의 인생역전 로맨스!욕쟁이 편집자 VS 슈퍼 ‘갑’ 작가자타공인 ‘대물’급 작가의 은밀한 제안!“쫄리면 뒈지시든지!!!”애인에게 대차게 차인 날, 주서연은 설움을 이기지 못하고 파주 출판단지가 떠나가라 주사를 부리고 만다. 그녀는 타고난 센스에 후천적인 학습까지 더해져 예술적인 욕을 흩뿌리기로 유명한 욕쟁이 편집자! 그리고 그녀 앞에 나타난 반짝반짝 자체 발광 ‘슈퍼 갑’ 작가 이정재! 그는 술에 취해 남자 작가들을 욕하는 서연에게 자신은 억울하다며 직접 확인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데……!
“살려주십쇼! 살려주십쇼! 제발, 살려…….” 인적이 드문 깊은 숲 속의 산장. 집필을 위해 이곳에 머무르던 미스터리 소설 작가 채연에게 소설에서나 생길 법한 일이 일어난다! “저, 이게 피로 보이시죠? 아닙니다. 아니에요. 허허. 이게 식용 색소랑 조청으로 이래저래 해서 만들어진 거거든요. 근데 이게 왜 안 지워지나. 미치겠네.” 남자는 자신을 잘나가는 영화배우 조영훈이라 소개하지만 미디어와 담을 쌓고 산 채연은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어 의심만 커져간다. 더해, 그녀의 머리를 스친 뉴스 하나. [속보입니다. 오늘 오전 강원도 연천에서 무장 탈영한 김 모 대위가 현재 도주 중인 것으로 확인되어 주변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연예인인 거 안 믿겨……. 누가 봐도 무장 탈영병 사이코패스.’ 둘은 과연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인가?
나의 이름은 윤민희, 올해 서른넷. 정신의학과 전문의이고 가족은 없다. 나는 이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 유망한 정신과 의사 민희는 한때, 자신이 ‘마법사’라고 생각했다. 신이 인간을 빚듯 사람의 마음도 빚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함께 무지개를 건너가려고 했던 상대를 잃고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그저 ‘오즈의 마법사’였음을. 진짜 마법이 아닌, 트릭으로 사람을 속이는 사기꾼이었음을. 4년 후, 우울과 절망에 휩싸여 있는 그녀에게 공황장애를 앓는 사자, 아니 검사 민수가 나타난다. 둘은 상대의 아픔이 자신의 것과 닮아있음에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 한편을 내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민희는 모진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사라지는데……. “윤민희. 버텨. 버티라고!” “민수 씨. 수정할…… 말이 있어요.” 겁쟁이 사자와 오즈의 마법사가 맞이할 이야기의 결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단독선공개 #판타지물 #하이틴로맨스 #첫사랑 #운명적사랑 #수인물#개인_줄_알았더니_늑대 #얼굴은_양이지만_알맹이가_사자반달 귀를 품은 황금빛 머리칼, 등 뒤로 흔들리는 꼬리.정치 명가 레오파르디는 우아한 사자의 가문이었다.하지만 이 집안의 장녀 루시 레오파르디는…….“8대조 할머니께서 양이셨단다.”머리에 호른처럼 돌돌 말린 뿔을 단 양이었다.‘나는 이방인이구나. 내 외로움에 공감해 줄 사람은 없어.’그로 인해 루시는 늘 혼자였다.그리고, 그날도 그랬어야 했는데…….벌컥!‘개?’반짝이는 은발 사이로 귀가 쫑긋 솟은 소년이 갑자기 들이닥치고.“안녕, 나는 로만이라고 해.”그날 루시는 로만이라는 첫 친구를 사귄다.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로만의 비밀이 루시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안기는데!“야, 이 새끼야! 개라며? 너 개라며? 어?”사자의 심장을 가진 외로운 양과 자신을 개라고 속인 늑대.두 사람의 관계는 과연 우정일까, 혹은……?일러스트 ⓒ 감몬
우유양 작가의 신화적 로맨스!폭발적인 집착과 소유욕이 빚어낸 사랑!“너는 죽는 것보다도 끔찍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네가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절대로 피할 수 없어.”킬리키아 공주인 안드로마케. 그녀는 열넷, 남편에게 자유를 빼앗기고 노예살이를 할 것이란 신탁을 듣게 된다.안드로마케는 두려움에 떨지만, 세월이 흘러 만나게 된 남편 헥토르는 다정할 뿐만 아니라 그녀를 지극히 사랑해 주는 완벽한 남자다.하지만 운명은 그녀를 순탄하게 놔두지 않는다. 어느 날, 헥토르의 동생 파리스가 헬레네를 왕궁에 들인 것! 그 일은 트로이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트로이가 무너지던 날, 안드로마케는 아레스의 현신과도 같은 네오프톨레모스에게 끌려가고 만다.“당신은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존재하오.”***한편, 마치 에로스의 화살을 맞은 것과 같이 안드로마케를 알게 된 순간부터 한시도 그녀를 원하지 않은 순간이 없던 네오프톨레모스. 아킬레우스의 아들이자 전쟁영웅인 그는 마침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가장 탐이 나고 아름답던 전리품인 안드로마케를 쟁취한다.그러나 그녀를 취하고 나서도 타는 듯한 갈증과 갈망이 사라지지 않음을 느끼고 당황한다. 결국 그는 안드로마케를 완전히 갖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데……!“방법을 달리해야겠다. 내 것인데 이리 상하게 만들어서야 오히려 손해가 아닌가?”
#현대로맨스판타지 #로맨틱코미디 #초월적존재 #동거 #나이차커플#뇌섹남 #연하남 #조신남 #능력녀 #순진녀 #털털녀 #엉뚱녀#지렁아_너_혹시_용_아니지? #지렁이가_아니라_지룡이시다!토속 신앙의 이름난 권위자인 준완은 한밤중, 토룡산 밤길 산행에 오른다.갑자기 내린 큰 비에 귀한 연구 자료가 떠내려갈까 걱정이 되어서.그리고 목적지인 토굴에 다다랐을 때, 수상한 움직임을 맞닥뜨리는데!─와라라라라라!지진이라도 난 듯한 진동, 뒤이어 토굴에서 머리를 내민 것은……쭉 뼈진 매끈한 피부, 머리 뒤 하얗고 굵은 환대.믿을 수 없었지만 그것은 아무리 봐도…… ■■■였다.“거, 거대…… 지렁이다─!”준완의 경악과 함께 거대한 물체는 지렁이가 되어 그의 손 안에 떨어졌다. 뿅!***귀신에 홀린 기분으로 산을 내려와 팔자에도 없는 지렁이를 키우게 된 준완.그나저나 이상하게도 이 지렁이, 손으로 만질 수도 있고 괜히 신경이 쓰인다.경미한 결벽증 탓에 연구가 아니고서야 흙에 손대는 것조차 싫어하는 성격임에도.“지렁아, 너 지렁이 맞지? 너 혹시 용 아니지?”게다가 어쩐지 자꾸 말을 걸게 되는데. 지렁이는 유구무언, 말이 없다.그동안 외로웠던 것일까? 자신은 외로운 나머지 급기야 미쳐 버린 것일까?그러나 그날 밤, 준완에게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은 일이 일어나고 마는데─.“내 원래 그대같이 한미한 자와 말을 섞을 존재가 아닌데…… 죽을 것 같소. 진짜.”누군지 모를 여인이 거실 소파에 앉아 차분히 집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그러더니 정말 천년의 비밀이라도 털어 놓는다는 듯, 비장한 얼굴로 입을 뗐다.“그대만 알고 있어야 하오. 나는…… 지룡이오.”“지렁이요?”요즘 너무 지렁이에 신경을 많이 썼나? 별소리를 다 듣겠다.준완이 어이없어하며 코웃음을 쳤을 때였다. 여인이 어마어마한 노성을 터뜨렸다.“지렁이는 무슨 지렁이야! 네 방해만 없었어도 하늘로 승천하셨을 룡이다!”일러스트 Ⓒ 채운
아버지의 도박빚으로 나락에 떨어진 서윤혜.이제는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의 병실에 들이닥친저승사자들이 내민 것은 신체포기각서였다.“잘한다, 노름판에 딸까지 판돈으로 걸고.”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잃게 되기까지 주어진두 달이란 시간 앞에서 윤혜는 홀가분해졌다.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채권자’ 강준호 이사님.“너는 뭐 하는 년이 핸드폰도 없어?”“그동안 밤낮 없이, 하루도 안 쉬고 일했어요.딱 두 달만…… 평범하게 살아 보고 싶어요.”그 말에 한 달만 쉬고 제 밑에서 일하라는 그는윤혜가 어디에 가든 자꾸만 나타나는데…….“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너 보러 왔다. 됐냐?”“저기요. 그럼 나랑 한 달만 연애할래요?”채무자와 채권자, 두 사람의 관계는 과연……?
* 키워드 : 현대물, 사내연애, 재회물, 갑을관계, 능력남, 다정남, 애교남, 후회남, 순정남, 대형견남, 사이다녀, 상처녀, 순진녀, 무심녀, 애잔물쓰레기는 리사이클링이 가능하더라도,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데.자영은 어머니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대학 시절 CC였던 전 남친이자회사 대표인 승호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옛날의 다정했던 승호는 어디로 갔는지한강 새벽 조깅에 불합리한 업무 지적을 하며자영을 은근히 괴롭히고,자영은 이를 묵묵히 감내하는 날이 계속된다.그러던 어느 날, 자영이 결국 쓰러지고승호는 갑자기 그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지금까지 괴롭혔던 일들을 수습하려 한다.“그동안 내가 잘못했어. 너한테 죽을죄를 지었어, 자영아.”“그래, 알면서 왜 그랬니?”하지만 자영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승호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기에어머니가 돌아가자마자 퇴사를 결심하는데…….“다시 한번만 생각해 줘, 자영아.”“넌 이제 날 붙잡을 수 없어. 난 더 이상 돈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연인에게 배신당한 전생을 기억하며사랑에 회의적이기만 한 그녀 설린.그런 설린 앞에 믿기 힘들 정도로전생의 연인과 빼닮은 상사 마티아스가 나타난다.설린은 배신과 괄시로 처절했던 지난 생을 떠올리며마티아스에게 강박적으로 거리를 둔다.하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그의 호의와막대한 재력을 십분 활용한 환심 사기는 계속된다.“설린 씨를 좋아합니다.”“저도 이사님을 좋아합니다. 좋은 분이세요.”“그런 뜻 아니란 걸 아시지 않습니까.”구애하는 마티아스의 마음을 알면서도 밀어내던 설린은그 역시 자신처럼 전생을 기억하는 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성년이 된 후 보육원에서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와 형사와 세무사로 자리 잡은 쌍둥이 형제 현호와 연호, 그들에게 어느 날 빚 독촉장처럼 같은 보육원 출신의 친구가 보낸 편지가 날아든다. 자신은 죽어 가고 있으니 대신 여동생의 후원자가 되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돌봐 달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연호는 그 편지를 모른 척하자고 형을 설득하려 하지만 현호는 그런 동생을 끌고 고향으로 내려가는데…. “아….” 편지를 다 읽은 연호는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형, 그러니까… 이게 뭐야. 애 하나 맡아서 키워 달란 말이잖아.” 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혼인 우리가 그걸 어떻게 해? 어? 물론 우리가… 목준이한테 빚을 지긴 했는데 그건 사고였어. 누구라도 그랬을 거야.” 현호는 그 말에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아악!” 그러자 연호가 불이라도 붙은 듯 편지를 내던지더니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움켜잡고 소리를 질렀다. “미치겠네! 왜! 대체 이제 와서! 왜!” “…….” “이게 말이 돼? 얘는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 “도와 달라고? 걔가 대체 우리를 어떻게 믿어? 짐승이나 마찬가지인 우리를 도대체 어떻게 믿고! 어떻게!”
─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놀다가─ 집에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이지만 둘은 누구의 것인고?신라 시대의 어느 대인배가 불렀다던 노래가 절로 떠오르는 상황.그런데 두 다리는 정말 내 것인 상황.‘아니, 배 위에 올라온 이 무거운 다리는 누구 건데?’고개를 돌려 보니 제게 다리를 얹은 채 누워 있는 거구의 남성은마치 미국 위스키 광고에나 등장할 법한 조각 같은 외모의 서양인.‘일단 수중에 있는 돈은 만 원뿐인데……. 이거라도 일단 놓고 가자.’외국계 주류회사 에이스 영업사원 김수인, 인생 첫 원나잇 아침이었다.***20대 땐 애주가, 30대인 지금은 술 상무 노릇할 때나 달리는 만년 대리.수인은 매년 지붕을 뚫는 성과를 내는 맥주 영업의 프로였으나.‘드디어, 팀장 승진! 근데, 이 「W」 영업팀은 뭐야? 설마……?!’주력 영업 분야와 전혀 다른, 그것도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위스키 영업팀에 발령이 난다.게다가 자신의 직속 상사로 외국물 먹은, 서른 줄의 젊은 임원이 본사에서 파견된단다.‘나도 이제야 팀장 달았는데, 어디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낙하산이…….’수인의 분노와 상관없이 시간은 흘러, 어느덧 외국물 먹은 새파란 낙하산 임원의 출근일.피 같은 영업 영역을 기존 팀에 넘긴 뒤 직속 상사와 면담만을 앞둔 그녀는 결심한다.‘그래, 그놈 면상이라도 좀 보고 퇴사를 하느냐 마느냐 결정하자!’그러나 그녀가 당당히 이사실 문을 열고 마주한 것은─.“…….”팔뚝까지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차림이 그림처럼 잘 어울리는 조각 같은 외모의 서양인,코끝에 걸친 안경 너머로 자신의 평가 자료를 팔랑팔랑 넘기고 있는 원나잇남이었다.“그…… Hello? Nice to meet you?”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허접한 영어 인사에 그가 말없이 수인을 바라보다 입을 뗐다.“한국말 할 줄 압니다.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만.”정말이지, 여러모로 한번 보고서는 다시 잊기 어려운 얼굴이었다.
내 인생은 너무나 평이하고 무료했습니다.남들보다 좋은 집, 괜찮은 외모, 몇 가지 재능.하지만, 모든 것이 그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였어요.아버지와의 식사 자리에 대신 나온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주인철이라고 합니다.”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져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내가 평생 조용히 발버둥 치며 얻고자 했던 아버지의 마음을요.“아버지께서 인철 씨를 너무 좋아하세요.”“그거야…… 전 냄새를 아주 잘 맡거든요. 잘 맡고, 잘 찾고.매력적인 물건을 보면 아주 재빨리 삼켜 버리죠.”그리고 그는 곧 나의 마음마저 사로잡았습니다.“은영 씨가 다이빙하는 모습을 봤어요. 아주 많이요.그 깨끗한 몸의 선을 다듬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겠죠.그게 나한텐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칭찬에 인색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그것에 굶주리게 됩니다.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는 아이처럼, 그에게 홀렸습니다.“전 섹스를 좋아해요. 아주 많이요.”그리고 두 번째 만남이 있던 날 밤, 그의 아래 누웠습니다.그렇게 그의 스프링보드가 되리란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차은하.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아저씨를 후견인으로 맞은 그녀에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오빠 세 명이 졸지에 생겨난다.“세상에, 우리 은하 머리 좋구나?”“아이고, 우리 은하 천재인가 보네. 천재인가 봐. 어디 유학 보내야 하는 거 아녀? 응? 쭝국으로다?”“하? 유학은 무슨. 유학이 애들 장난이야? 얜 여기서 대학만 마치면 회사에서 조금 일 시키다 선보게 해서 좋은 집 자식에게 곱게 시집보낼 거야. 그렇게 알아.”은하는 자신을 과보호하는 오빠들 틈바구니에서 생활하며 점점 마음이 어느 한 사람에게로 기울어 가는 것을 느끼는데…….“오빠, 가족인데, 내가, 오빠, 좋아해서, 죽을 거 같아요.”괴로운 감정 속에서 은하는 결국 그에게서 도망치기로 결심하고.아무런 준비도 없이 계절처럼 빠르게 번진 마음속 감정 변화에 그녀는 중심을 잡을 수 있을까.
조부가 멋대로 정한 남편이라는 불만을 가질 필요조차 없었다.우리아를 본 순간, 주변의 그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까.……혼인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왕궁에서 내려오신 전하조차도.‘바로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나의 남편이다!’나는 그날 처음으로 남자를 알게 되었다. 더불어 사랑의 기쁨도.나의 첫 남자, 나의 마지막이 되었어야 할 남자.그러니 첫날밤, 심장이 터져 죽을 수만 있었더라면…….나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으로 남을 수 있었을 텐데.***“이스라엘의 임금님께서 부인을 급히 찾으십니다. 시종 없이 홀로 들라는 명이십니다.”갑작스러운 왕명에 전장의 남편이 떠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가슴에서 시작된 두근거림이 손끝과 발끝까지 번졌다.여인의 몸으로, 남편의 주군을 독대해야 하는 일이 무엇일지 감히 예상할 수 없었다.“미천한 여종이 이스라엘의 임금님을 뵙습니다.”“밧세바, 너울을 벗으시오.”왕은 한마디 명령으로 너울을 벗겨 여인의 얼굴을 드러냈다.너울이 걷히고 시야에 들어온 것은 싱그러운 한여름을 담아낸 듯한 미청년이었다.“그대를 다시 한번 보고 싶었소, 가까이서. 나는 오늘 이곳에서 그대를 안을 것이오.”그리고 그는 무척 아름다운 입으로 무도한 말을 죄책감 없이 뱉었다.그 순간 밧세바의 눈에 고귀한 사내가 승냥이로 보였다. 왕은 짐승이 되었다.“저는 아히도벨의 손녀요, 엘리암의 딸이자 우리아의 아내입니다.”밧세바는 신의 선택을 받은 이가 그럴 리 없다는 믿음으로 거부하지만.“나는 그대의 남편을 나의 마음에 따라 전장 어디에든 놓을 수 있는 자요.”그 말에 밧세바의 몸에서 힘이 스르륵 빠져나갔다.지옥 같은, 치욕의 밤이었다.
‘아무래도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를 가지게 될 모양이다.’백인하는 인간의 탈을 쓴 범이었다. 인간들 틈바구니에 숨어 산 지는 백 년.천안통을 가진 그녀는 요즘, 부쩍 새끼 호랑이 두 마리를 품에 안는 꿈을 꾼다.태몽임을 예감한 인하는 생애 최초로 번식기를 지내기로 한다. 즉, 임신을 결심한 것!‘으음, 그리하자면 수놈을 구해야겠지. 기왕지사 튼튼하고 실한 놈으로.’때마침 알게 된 ‘짐승 전문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급히 만든 선자리에는새하얀 머리칼에 푸른 눈, 매력적인 갈색 피부의 이국적인 장신 미남이 등장하고.“모한 칸입니다. 인도에서 왔습니다. 벵갈 종입니다.”연식만큼이나 보수적인 인하는 외래종의 등장에 이마를 짚으면서도 일단 나이를 묻는다.모한은 고민하더니 두 앞발, 아니 손으로 2와 5를 각각 표시해 보였다.“뭡니까? 오십이…… 쉰두 살이요?”제 반토막짜리 나이에 인하가 아연실색하는데, 그가 갸웃하며 번역기 어플을 켰다.모한의 낮고 그윽한 목소리는 곧 맑고 고운 여성의 목소리로 흘러나왔다.[스물다섯 살.]‘어이쿠! 이놈들이 미쳤나! 이 시뻘건 핏덩이와 뭘 하라고?!’눈앞이 하얘진 인하는 의자의 팔걸이를 꽉, 하고 움켜잡는데……!역대급 연상연하 국제짐승 커플의 좌충우돌 임신 로맨스, <범 내려온다>
※ 본 작품은 2017년에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윤문 및 가필한 개정판이오니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엄마의 죽음이 남긴 것은 어마어마한 빚과 나를 벼랑으로 떠미는 절망.울지도 못한 채 엄마의 유골을 끌어안고 웅크린 내 머리 위로 그림자가 졌다.“누나.”“사람 잘못 보셨…….”“나 기억 안 나, 누나? 나 제호잖아. 박제호.”저승사자보다 지독한 빚쟁이인 줄 알았다. 화장터까지 따라오다니 끔찍했다.그러나 예상 못한 이름에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 내가 마주한 것은.“봐. 기억…… 나지? 나 키가 좀 컸어.”내가 도망친 과거, 내가 겨울날 문밖으로 쫓아냈던 나의 첫사랑…….그리고 한때 한 지붕 아래서 나의 ‘동생’이라 불리었던 사내였다.
아버지의 도박빚으로 나락에 떨어진 서윤혜.이제는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의 병실에 들이닥친저승사자들이 내민 것은 신체포기각서였다.“잘한다, 노름판에 딸까지 판돈으로 걸고.”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잃게 되기까지 주어진두 달이란 시간 앞에서 윤혜는 홀가분해졌다.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채권자’ 강준호 이사님.“너는 뭐 하는 년이 핸드폰도 없어?”“그동안 밤낮 없이, 하루도 안 쉬고 일했어요.딱 두 달만…… 평범하게 살아 보고 싶어요.”그 말에 한 달만 쉬고 제 밑에서 일하라는 그는윤혜가 어디에 가든 자꾸만 나타나는데…….“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너 보러 왔다. 됐냐?”“저기요. 그럼 나랑 한 달만 연애할래요?”채무자와 채권자, 두 사람의 관계는 과연……?
“아, 아……! 잠깐, 잠깐만, 아, 안 돼!”여전히 나를 깊숙이 파고든 성기는 힘을 잃을 줄 몰랐다.바르르 떨리는 내 손톱이 제 몸 어디에 박히든 그는 개의치 않았다.오히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를 비웃듯이 더 파고들 뿐.“제발, 제발, 그만해. 응? 그만해……!”그런데 우리는 이러면 안 된다.우리는……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였다.***나는 그를 ‘만인의 연인’이 되도록 디자인했다.한때 이상적인 소년이던 그는 이제 이상적인 남자 그 자체였다.“대체 뭐가 문제예요? 우리가 서로를 이성으로 느끼면?”“이러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화하자. 잠깐, 잠깐만…….”“이번에도 기억하지 못한다고는 안 하시겠죠?”그는 나로 인해 성공했고 나도 그로 인해 성공했다.그런데 이 성공은 그의 순결성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은…… 정말 말이 되질 않는 것이다.“아직도 제가 남자로 느껴지지 않으세요?”그래, 나는 창작자로서의 내 모든 힘과 애정을 그에게 불어넣었다.사랑하지 않고 견딜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 사랑에 에로티시즘은 없었다.……그렇다고 생각했다. 어젯밤 전까진.나는 그의 열렬한 사랑 고백과 손길 앞에 아주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자신의 조각상을 사랑하게 된 그리스 시대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처럼.
어리다고 무시하다 홀랑 잡아먹히다!고양이들 사이에 숨은 호랑이의 백발백중 사냥법!나름대로 성공한 여배우로 자리 잡은 김다예. 어느 날, 그녀는 유명 감독의 파티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된다. 그리고 파티 중 근육으로 뭉친 듯한, 커다란 남자와 맞닥뜨린다.“누나, 나예요.”“예?”“나라고.”뜬금없이 아는 척을 해 오는 남자! 그는 자신을 옆집 살던 ‘태호’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깨~끗하게 지워져 버린 듯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다예는 얼떨결에 태호와 연락을 하기로 약속하지만 흘려버린다.“누나, 나한테 왜 연락 안 해요?”며칠 후, 다시 닥쳐 온 곤란함. 다예는 미안해하며 태호와 저녁을 함께하기로 한다. 비싸다는 소곱창을! 그리고 술에 취해 떠벌리듯 소소한 성공을 자랑하다 그만 태호를 집 안으로 들이고 마는데…?‘미쳤다. 치라고 주는 공인데 이걸 안 치면 타자 아니다.’
옛날옛날에, 폴란트 공작이라고 불리는 악마가 살았습니다.이 악마에게는 한 가지 예언이자 저주가 걸려 있었습니다.「마녀와 왕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님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그 한마디에 수백 년을 마녀들의 축제에 꼬박꼬박 출석했고.“그래,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도록 하지.”마녀와의 사랑에 눈이 먼 왕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자신의 공주님을 만날 순간이 다가와 있었던 것이지요.주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하물며 악마에게 부탁을 하는데 맨입으로야 되겠습니까?“내가 사랑하는 공주님을 낳아 주는 거야.”왕은 악마의 이 허무맹랑한 부탁을 수락하여 사랑을 이루고.결국, 세상이 아름답게 빚어 낸 공주님을 얻게 됩니다.“내 약혼녀를 보러 왔어.”엄마 품속의 아이를 조심스레 들여다본 악마는 저도 모르게,마치 온 영혼이 사로잡힌 듯 중얼거렸습니다.“아가, 넌 날 사랑하게 될 거란다.”태어나자마자 악마를 사로잡은 이 공주님의 운명은……?
나무가 너무나도 빽빽해 햇빛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검은 숲에는인간을 싫어하는 마녀가 홀로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하지만 극성맞은 어느 겨울, 운명은 돌연 그녀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으아아앙.” 검은 숲에서 들릴 리가 없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만 것입니다.하나, 마녀가 인간의 아이를 거두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요.그런데 어쩐지 그 아이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어휴. 어휴. 정말 귀찮아.’ 마녀는 결국,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인간 아이를 거두고 말았습니다.그 후 아이를 인간 세계에 버리려 하지만, 마녀의 마음은 너무 물러졌고……. ‘이상하다. 안심이 안 된단 말이야.’ 그사이 아이는 소년으로, 그리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랐습니다.그리고 마녀에게는 여전히 소년인 청년을 보내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검은 숲의 마녀여! 우리의 왕자님을 모시러 왔소!” 마녀는 자신들의 왕자님을 돌려 달라는 인간들을 맞닥뜨리는데…….키워드 #가상시대물 #판타지물 #서양풍 #나이차커플 #동거 #첫사랑 #초월적존재 #상처남 #동정남 #연하남 #상처녀 #오해 #왕족/귀족 #초능력 #키잡물 #신분차이 #소유욕/독점욕/질투 #운명적사랑 #직진남 #집착남 #후회녀 #순정녀 #동정녀 #외유내강
게임 업계에서 밤낮없이 일하던 능력자 김다인.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야근 삼매경에 빠져 있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함께 쓰러지고 만다.[배드엔딩]게임으로 말하면 손쓸 틈도 없이 배드엔딩을 맞게 된 것. 그녀는 그 순간 강렬하게 소망한다.‘누구든 좋으니까 내게 한 번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다시 선택하게 해 줘!’그리고 눈을 뜬 순간, 다인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고풍스럽고 호화스러운 방, 섬세한 장식을 한 네발 탁자 위에 놓인 아름다운 화병까지. 그때, 상황을 더듬는 다인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 온다.“아가씨, 디안 아가씨 괜찮으십니까?”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그는 바로 마르바스. 다인이 대학 졸업과제로 만든 게임 속 인물이었다.여자아이를 키우는 로맨스 게임과 닮았지만 실상은 매번 5명의 남자 중 랜덤으로 정해지는 폭탄 하나를 제거해야 하는 지뢰찾기 게임.그녀는 매력적인 남주 후보들 중에서 진짜를 선택해야 한다.
진하연은 천재였다. ‘어려워서 재미있어 보이는’ 모든 학문에 흥미를 느꼈다. 특히, 물리학에.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고체 물리학 학위를 받은 그녀에게 쏟아진 수많은 러브콜. 학자로서의 삶이 전부인 그녀에게 연애는 시간 낭비, 결혼은 인생의 걸림돌이었다. “하연아. 미안하지만…… 결혼해야겠다.” “제가 왜요? 아버지, 저한테 왜 그렇게 끔찍한 짓을 시키시려는 거예요?” 아버지를 겁박하는 대기업의 혼맥 제안 따위 파투를 내 줄 생각이었다. “하연 씨가 우리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뿐이에요. 나와 결혼하는 것.” 하지만 상대는 천상 사업가, 마천루의 세계에서 걸어 나온 남자 한재준. 그는 하연에게 이혼을 조건으로 3년간의 결혼을 제안한다. 하연은 순진하게도 제게 퇴로가 없음을 선 자리에 나와서야 알았다. “나는 3년간 하연 씨의 두뇌를 알차게 임대할 생각입니다. 육체적 관계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 제안은 부드러운 말투에 감싸여 있었으나, 날강도 같은 말이었으며. “3년 후, 결혼을 후회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혼 위로금을 지급하겠습니다.” “만약 3년 후 한재준 씨가 나와 이혼하려 들지 않으면?” “그때가 되면 오히려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건 하연 씨가 될 수도 있지만…….” 여유로운 말투가 오만하기 짝이 없었으나, 현 상황에서는 납득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이미 허리까지 진창이다. 그리고 진창에서 벗어날 방법은 그에게 손을 내미는 것뿐이었다.
고아 출신, 보호 종료 아동. 보육원에서 자신만의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튜 아저씨를 기다리던 정안은 자신이 ‘빨간 머리 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차가운 현실에 바로 떨어진다. “학력 사항에 아무것도 안 적었는데 대학은 갔나요?” “경력이 아무것도 없네요?” 번번이 거절당하던 끝에 자신을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내 준 콜센터에 정착하게 된 정안. 그러나 그곳은 가족도 경력도 없는 저를 받아 준 이유가 있는 험지. 어느 날, 정안은 스토커 같은 민원인에게 위협을 느끼고 도망치다 차에 치인다. “구급차 좀 불러 주세요. 제발 불러 주세요.” 어느 높으신 분의 고급 승용차, 고용주를 속여 음주운전을 한 기사의 차에. *** 뺑소니를 당하는 줄 알았더니 로또에 당첨되었나 싶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고를 낸 가해자의 고용주인 정혁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 대표였던 것. 정안은 VIP 병동 입원, 정밀 건강 검진에 더해 5천만 원의 보상금까지 제시받는다. 하지만 정혁은 합의서에 사인을 받자마자 정안을 자해공갈단 취급하고……. “어디 사람을 치고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고개 빳빳하게 들어요? 어?” “미안합니다. 사과라고 하긴 뭐하지만 명함을 놓고 가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요.” 그러나 안락한 VIP 병동 생활을 하는 사이, 정안은 차츰 정신이 든다. 제가 돌아갈 현실이. 퇴원 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혁에게 연락하는데, 그는 예상과 달리 대면에 응한다. “도, 도와주세요! 전 일이 필요해요. 제대로 된 일이요. 제발 절 좀 도와주세요.” “그럼 내가 뭘 시킬 수 있는지 한번 봅시다.” 정안을 제 기업에 들일 수 없다 차갑게 자르던 그는 정안의 절박함에 한 번 기회를 준다. 흰 종이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써 보라는 그의 요청에 두서없이 채워 나가는 정안. 이윽고, 종이 한 면을 못다 채운 글자들을 가만히 살펴보던 정혁이 입을 뗐다. “얼마 전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새로 모집하고 있던 자리가 있긴 합니다.” 그것은 정안이 정혁을 만나게 된 이유, 음주운전으로 쫓겨난 대표의 수행기사 자리였다.
★원스토어×다산북스 판타지 웹소설 공모전 당선작★물과 바람을 몰고 오는 뱀신 때문에섬에서는 집에 뱀이 들어와도 내치지 못하던 시절.남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뱀을 뻥뻥 차고 다니던 왈가닥 미이는결국 열네 살 여름날에 은색 뱀에게 물려 버린다.그 상처 탓에 ‘뱀신의 신부’가 되어 공물로 바쳐진 그녀.그런데………… 죽지 않았다?눈을 떠 보니 그곳은 바닷속 궁궐!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진짜 뱀신이었다!“널 먹으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무시무시한 뱀신의 대답에 그냥 한입에 꿀꺽 삼켜 줬으면 좋겠다고 체념한 그때.“이게 바로 사내가 계집을 잡아먹는다는 거야.”미이는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잡아먹히고,그렇게 무섭던 그 시간이 자꾸만 좋아지는데……?!일러스트 ⓒ 녹시
※ 본 작품은 동일한 작품명으로 19세 이용가와 15세 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므로,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귀족은 왕국을 위해 봉사할 뿐 돈을 벌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것은 귀족 세계의 절대적인 불문율이었다. 하나 유서 깊은 가문, 툴루즈 백작가의 장녀 잔느 드 툴루즈는 달랐다. 국왕 폐하의 정부의 아들, 마엘 도련님의 가정 교사로 일한 지 2년. 도련님의 공부방에서 왕정 체제의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알려진 계몽 사상가의 저서가 발견되었고, 그 범인으로 바로 그녀가 지목되었다. “저는 그 책을 읽어 본 적도 없습니다! 그 책의 제목도 지금 처음 들었습니다!” 결백을 주장한 그녀에게 내려진 벌은 유배형이었다. 심지어 유배지는 야만족이 사는 땅, 삭풍이 불어오는 스카디 공작령. 그곳은 몇백 년 전 바다 너머 얼어붙은 땅의 야만족들이 수도의 턱 끝까지 침략했을 때, 그들의 목적이 살 수 있을 만한 땅을 찾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아낸 선대 국왕 폐하께서 내린 봉토였다. 이 대에 이르러 우두머리 가문의 후손들은 야만족들로부터 나라를 지킨 공적을 인정받아 공작이 되었다. “공작령에 도착했습니다.” 몸을 혹사하며 도착한 이후의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그저 온몸이 불타는 동시에 얼음처럼 차디차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는 것뿐이었다. ‘나마저 이렇게 되다니, 충격을 받은 어머니께서 쇠약해지시면 어쩌지?’ ‘차라리 지금 여기서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때, 그녀의 마음은 죽어 가는 육체만큼이나 약해져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그간 곁에 있었던 목소리와는 다른,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죽지 않을 만큼만 고문해 유배 보낸 뒤에 여기서 죽으면 또 야만인 탓을 할 셈인가?” 깜박이는 촛불처럼 사그라들었다 잠깐 밝아지기를 반복하던 내 의식을 붙들 만큼 놀라울 정도로 단호하고 힘이 있는 목소리. “그럼 고문도 당하지 않았는데 이곳에 온 것만으로 이렇게 되었다는 것인가? 왕자가…… 자신의 애마까지 내어 주었는데도? 이제 내가 이 여자를 맡지.” 그리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감정이 담긴 목소리와 함께 내 몸은 들어 올려졌다. * * * “이곳에선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모두가 일하오. 땅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이 적기 때문이지. 간간히 수도에서 보내오는 유배인도 마찬가지요.” 스카디 공작의 말은 수도에서 보내온 유배인들의 노동력을 알차게 뽑아 먹고 있다는 거였다. 귀족이나 일반 범죄자나 할 것 없이. 하지만 그녀는 그 이야기에 오히려 안심했다. “그럼, 저는 언제부터 그 업무를 시작하면 될까요?” “처한 상황을 빨리 받아들이는군. 가정 교사라고 했지. 그에게 무엇을 가르쳤소?” “다른 나라의 언어들과 인문학과 논리, 수사학, 산술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그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더니 대뜸 외국어로 말했다. 그녀는 공작이 사람을 죽이는 법에는 능해도 인문에 대해선 모를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학식은 풍부했고 말에는 냉철한 논리와 사유가 엿보였다. “대화는 이쯤 하기로 하지. 나는 그대가 내 자식의 가정 교사가 되어 주었으면 하오.” 보통 유모와 가정 교사를 구하는 권한은 집안의 안주인이 가지고 있었다. 내 의문을 읽은 듯이 스카디 공작이 말했다. “내겐 아내가 없소, 그대가 가르칠 아이는 내 양녀이자 조카요. 원래는 형의 자식이었는데 세상을 떠나 내가 양육을 맡게 되었지. 올해 열세 살이 되었는데 어떻소.”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공작이 하는 말엔 뭔가 이상한 점이 좀 있기는 했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예! 하겠습니다! 가정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