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연하
윤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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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봄을 위하여

추악한 뒷골목에서 차디찬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가던 소녀, 아스테리아. “……그리웠다, 나의 프리마베라. 영원토록 사라진 줄 알았던 나의, 봄이여.” 그녀를 찾아온 우아한 노신사, 미하엘 그는 빛을 주었고, 삶을 주었고, 제 삶의 모든 것이 되었다. “사랑하는 내 아스테리아, 나는...

당신의 봄을 위하여 1, 2권

추악한 뒷골목에서 차디찬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가던 소녀, 아스테리아.  “……그리웠다, 나의 프리마베라. 영원토록 사라진 줄 알았던 나의, 봄이여.”  그녀를 찾아온 우아한 노신사, 미하엘  그는 빛을 주었고, 삶을 주었고, 제 삶의 모든 것이 되었다.   “사랑하는 내 아스테리아, 나는 약속을 지켰다. 이제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다.“  제 삶의 전부는 짤막한 전언과 함께 제 곁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눈부신 빛과 함께 정신을 잃었던 아스테리아가 눈을 뜬 것은 딱 40년 전의 과거였다.  젊은 시절, 가장 눈부신 때의 미하엘이 있는.  - 당신의 봄을 위하여.

왕과 개

나는 사냥개로 키워졌다. 나는 그를 왕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가장 예리한 검이자 휴식처였다. “한 번 더 하자. 아니, 네 말대로 만족할 때까지.” 나는 그에게 내 낮과 밤을 ..

나를 놓아줘

“헤어지죠.” 그는 끝을 고했고, 나는 차마 말 할 수가 없었다. 내 배 속에 당신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육 년 후, “오랜만입니다, 나의 유딧.” 그는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내게는 항상 그대뿐이었어요.” 이게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너의 나락을 걷고 싶어

“그래, 난 널 이용했어.” 그날,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 죽고 싶었던 날 살려준 건, 이름 모를 남자였다. 다시 한번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지옥을 살아갔다. 그리고 우연찮게, 마치 운명처럼 재회했을 때. 나는 나를 살린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 사랑의 끝은 배신이었다. ​내 사랑은 그를 구원했지만,  그의 사랑은 나를 파멸시켰다. ​비로소 깨달았다. 사랑을 말하는 그는 단 한 번도 나를 사랑한 적이 없음을. ​─당신의 불행을 위하여.

모르모란도

아나스타시아는 천재였다. 그것도 전 세기를 통틀어 하나둘 있을까 말까 한 희대의 천재. 하지만 어린 시절의 아나스타시아는 잘난 언니와 오빠에게 가려진 멍청한 여동생일 뿐이었고, 아나스타시아의 재능을 알아본 건 처음 마주한 남자였다. “아샤와 같은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그래서 아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영광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얼굴은 석양 밑에서 그대로 산화해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아나스타시아는 드미트리를 만날 수 없었고. 남자의 선율은 첫사랑의 열병이 되어 돌아왔다. 그러다 다시 만난 그 사람. “입 맞춘 건 사과하지 않을게요.” 샤콘느의 선율 속 그가 말했다. “내가 가장 솔직했던 행동이었으니까.” 세계가 찬미한 천재와, 천재만이 알아본 천재의 이야기.

주인공의 곧 죽을 엄마입니다
5.0 (2)

뤼카르디안은 여주인공의 아빠였다.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다 끝내 자살해 독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아르테미스는 여주인공의 엄마였다. 뤼카르디안과 애증의 로맨스를 찍다 주인공을 낳고 죽어버린. 그리고 나는 그 아르테미스가 되어버렸다. “아르테미스 님, 정신을 놓으시면 안 됩니다. 아기씨 머리가 보여요!” 그것도 주인공을 낳고 있는 중의.

남편이 미친개라 곤란하다

왕실의 미친개가 내게 청혼했다. "결혼하자." 한사코, 어떻게든 거절해보려는 내게 거침없는 협박이 이어졌다. "거절하면 죽여 버린다?" 세상에, 신이시여. 누가 저, 저, 저, 저 좀 살려주세요! * 나는 이 사태에 대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다. “나, 날 죽이겠다잖아.” “죽여?” 반쯤 울먹거리며 한 말이었지만, 언니는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언니, 지금 하나뿐인 동생이 죽을 위기에 봉착했단 말이야! “아무래도 그 죽인다가 그 죽인다가 아닌 거 같은데.” “그럼 뭐야?” “밤에?” ...뭐라고 하셨습니까?

다만 죽음으로 구원하소서

악녀가 무덤에서 돌아왔다. 연인을 위해 폭군의 애첩이 된, 발렌타인 드 르 블루미르. 그녀는 폭군을 몰아내고자 하는 연인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헌신의 결과는 싸늘한 배신이었다. "폭군의 애첩인 네가 감히 새 황제의 곁에 서기를 바랐느냐?" 비참한 죽음 뒤에 남은 것은 희대의 악녀라는 모욕과 오명뿐. 처절하게 울부짖는 그녀의 영혼 앞에 악마가 찾아왔다. 악마는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 - 복수를 원하는가? 아아, 신이시여. 세상 모든 죄 지은 자를 다만 죽음으로 구원하소서. 그녀는 기꺼이 악마의 손을 잡았다. 그녀를 진창에 처박은 이들을 지옥까지 끌어내리기 위하여. ※해당 작품은 피카레스크물로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하늘을 품다

“그간 안녕하셨던가, 나의 하늘.” 그가 사르라니 미소를 그렸다. “가라한의 번왕, 북왕 서하요.” 한조의 공주로 정인을 저버리며 행한 혼인의 초야였다. 천화는 아비가 고작 환쟁이인 서하를 해칠까 노심초사했다. 그리하여 사내를 떠나보낸 여인은 연못에 몸까지 던졌었다.  그러한데. “이, 이게, 대체 어찌 된…….” “나의 하늘께서는.” 서하는 입술을 비뚜름하게 말아 올렸다. “나와의 재회가 반갑지 않은가 보오.” 그 순간 천화는 서모 미하의 말을 떠올렸다. 「사내에게 연정을 주지 말거라.」 「……예?」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다. 그들은 네 고귀한 마음을 가질 자격이 없다.」 천화에게는 아름답던 순간 모두가 사실은 거짓이었다는 것. 그것이 비수가 되어 가슴을 도려냈다.

어느 시한부 공비의 고백

남편은 늘 내게 차가웠다. “비께서 자꾸, 내가 그어 둔 선을 넘으려고 하시는군.” 오만한 태도. 경멸하는 눈빛. “주제넘게 행동하지 마십시오. 왕과 비, 그 이상의 것을 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는 늘, 시리고도 어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 수명이 고작 3개월이 남았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정말로─ 죽어?” 그가 물어 왔다. 내가 답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네.” 피할 수 없는 숙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러니, 마지막 인사를 남길 내가 당신께 빌 부탁. “죽기 전에, 바다를 보고 싶어요.” 삶의 종지부에 남길, 최고의 추억을 위해.

잔학한 나의 찬탈자에게

그와 나는 영원의 적이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건 순간이었고, 모든 걸 버린 넌 내 손을 잡고 도망쳤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라도 있을 줄 알았어, 이 개자식아?” 하지만 우리의 끝은 파멸이었다. 우리는 결국 추적자의 손에 붙잡혔고 너는 나를 남겨둔 채 죽임당했다. 무력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자신을 바쳐 시간을 되감는 것. 나는 그를 위해 시간을 뒤틀었고, 그렇게 너는 나를 잊었다. 나는 오직 너를 살리기 위하여, 이제는 너와 다른 길을 걸어가려 한다. 차마 하지 못한 말은 혀끝에 가두고, 잊힌 채 사라진 계절의 끝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