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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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레인

“이제 그만 가자.”비 오는 금요일, 따분하기만 한 소개팅 자리.그곳에 3년 만에 나타난 엄마 친구 아들은, 이상했다.“승교, 오빠?”그가 멈칫했다.그녀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다 입술 끝만 올려 웃었다.넌 아직, 여전하네…….하는 것만 같이.폐업 직전인 위기의 출판사.윤소는 출판사의 사활을 ...

서머 브리즈 (summer breeze)

여름 향기가 빗물과 함께 짙어진 날,그 소녀를 다시 만났다.“너구나. 그때 그 중2병 환자. 내 등에 코 닦았던.” 처음엔 그저 반갑기만 했는데소녀에서 여자가 되어 버린 그녀는어느 순간 알 수 없는 갈증을 불러일으켰다.안 되는 거겠지.너보다 여덟 살이나 많은 내가.한때나마 너를 가르쳤던 내가.곧 이곳을 떠나야 하는 내가.이런 마음 품으...

카카오 씨앗

술을 흠씬 마신 나는 이토록 멀쩡한데,지난밤의 네 눈빛, 네 숨결,낱낱이 기억나지 않는 게 없어 난감할 정도인데…….아껴 먹은 술 한 잔에 이토록 기억이 오락가락하면,서른네 살의 남자는 어찌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그래서 키스했다. 무책임한 입술에.술에 젖은 슬픈 눈동자로 말갛게 웃던 소녀에게스스럼없이 스며들어 버린 남자, 문교느...

그대로의 당신

전략 따윈 짤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빠져 버린 그녀에게강준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그저, 직진.다른 곳 보지 않고, 다른 맘 품지 않고오직 그녀를 향해 달려가는 것, 그 하나.“밀어내지 말아요.섭섭해서 울고 싶어지니까.”“밀어내지 말라고.신연조.”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뿐.마음에 가...

달콤한 오해

시작은 공주병과 양아치였지만 어느새 풋내 나면서도 달달해진 그들, 은성과 도우의 관계는일방적인 도우의 이별 통보로 끝이 난 듯했다.그러나 6년 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면서 그와 마주칠 게 뻔히 보이는 직장에 들어간 은성과자기가 차 버린 주제에 그녀를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오게끔 만든 도우는너무도 당연하게 재회하고, 너무도 당연하게…&helli...

주키퍼 (zookeeper)

타인을 향해 뾰족한 가시를 세우고 있는 아기 호랑이, 김옥인부모님을 잃고 홀로 남겨진 후 마음의 벽을 쌓던 내게 조부는 자신이 후원하는 동물원에 가서 밝았던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라 했다.하지만 거긴 내가 잃어버렸던 웃음으로 가득 찬 세상.사람들 사이에서 웃는 법도, 대화하는 법도, 모두 잊어버린 난그 낯선 따스함을 견딜 수가 없어 멀리 도망치려 했다.그런데...

블루 토마토

톱모델 문은후, 단돈 3백만 원에 땡처리 낙찰?세계적인 디자이너 유정희의 아들로 태어나 그녀의 피팅 모델로 패션계에 발을 들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자간의 연을 끊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 톱모델의 반열에 오른 문은후.그런 그가 냉정함과 고독함으로 점철된 이미지와 달리 최근 뜨거운 스캔들에 휘말렸다!상대는 구체관절인형작가 이윤섬 씨.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

골드 리프

“왜 나한테 돌아왔어.” 태서는 내내, 그녀에게 투정 부리고 싶었다. 너 없는 시간들이 너무 무섭고 슬펐다고. “왜 이제 왔어.” 그 나쁜 계집애에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그 나쁜 계집애가 제발 좀 알아줬으면 했다. 아픈 말만 뱉던 채희만큼이나 아픈 말만 뱉었던 자신이 실은 그녀를 아주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고. “앞으로는 쭉 곁에 있을게. 곁에 있을래. 그러니까 가라고 하지 마…….” 내가 어떻게 네게 그럴 수 있나. 또 나를 버리는 건 아닐까 몸서리치게 겁이 나는 건 나인데. 새파란 하늘, 쏟아지는 햇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금빛 잎사귀. 몰래 훔치는 숨결. 모든 것이 아직, 그대로였다. *해당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도서입니다.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오빠, 나랑 결혼하자! 결혼해서 여수에서 같이 살자! 서울 가지 마라아아아!] 어릴 적 청혼까지 하며 짝사랑했던 남자를 일하게 된 곳의 대표로 다시 만나게 된 태은. 아무리 세상이 넓고도 좁다지만 이렇게 그를 마주할 줄이야. “안녕하세요, 대표님. 이태은이라고 합니다.” “서지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만 반가웠던 걸까. 정말 몰라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알은척도 하지 않는 그가 야속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자꾸만 다시 설레는 이 감정은 뭔지. 혼란스러운 감정에 태은은 일을 그만두기로 하는데……. * * * “그런데, 왜 그만둬?” “저 근무 첫날에 대표님이 그랬죠? 정 못 해 먹겠으면 언제든 상관없으니 말하라고.” “그랬, 죠.”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떨어질지 두렵다는 듯한 표정이다. “실은 저, 대표님만 보면 떨려요. 대표님 만지고 싶고, 자고 싶어요.” 할 생각 없는 고백이었는데, 무엇이 자신을 급발진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여기선 더 일 못 하겠어요. 못 해 먹겠네요, 정말.” 그게 이곳을 그만두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태은은 진심을 말했다. “누가 먼저 그런 말 하래.” 이제 그만 인사하고 미련 없이 가려는데, 그에게 팔목이 붙잡혔다. 당황해서 쳐다보니 그의 표정이 진지하게 굳어 있었다. “나 좀 봐 줘.” “봐 주면 뭐 할 건데요?” “네 생각엔 뭘 하고 싶을 것 같은데.” “뻔하네요.” “뻔해?” “나랑 자고 싶은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래, 맞아. 너랑 자고 싶어. 미치게.” 그의 긍정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얘진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들이 두서없이 밀려들었다.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 사람은 알고 있을까. “이만 가 볼게요.” “이태은.” “…….”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 “여기에서 못 끝내겠어, 나는.”

나의 로켓에 너를 태우고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뭐, 인마? 누나한테 너?] [내가 누나한테 너라고 부른 게 한두 번이냐?] 열일곱의 마음에 담아 둔, 열아홉 첫사랑이 꿈처럼 눈앞에 나타났다. 어느덧 자라, 도깨비 시장의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동네 수산’의 사장이 된 오대오의 눈앞에. “아…… 대오야, 안녕. 잘 지냈지? 오랜만이다.” 지난 시간 동안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했으나, 그녀는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여전히 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달라진 건 그녀의 미소뿐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녀가 미국을 떠나 돌아온 이곳에서 카페를 차린다는 걸. “누나 하려는 커피숍에 나도 붙여 줘요. 내가 투자할 테니까.” “그러니까 왜 그러고 싶은 건데.” “나 하나만 물어도 돼요? 커피숍 이름, 정했어요?” “로켓 커피.” 그 순간 그녀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을 도와주고 지켜 주겠다고 결심했다. 로켓 커피, 그녀의 모든 꿈이 담긴 곳이었으니까.

꽃을 기다리는 마음

*본 작품은 리디 웹소설에서 동일한 작품명으로 15세이용가와 19세이용가로 동시 서비스됩니다. 연령가에 따라 일부 장면 및 스토리 전개가 상이할 수 있으니, 연령가를 선택 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추운 날, 나를 살리고 사람이 죽었다. 서준에게 그것은 지독한 트라우마로 남았다. 1년간의 재활은 이겨냈으나, 불면과 죄책감은 이기지 못해 유가족을 찾았다. 서울의 마지막 산동네에서 ‘꽃잔치 국수’를 운영한다고. 그러나 그들을 마주했을 때 사죄의 말은 한마디도 입에 올릴 수 없었다. “다시는 우리 가게 오지 마세요! 으아, 손님 죄송합니다! 제가 소금께 손님을, 아니 손님께 소금을 뿌리려던 게……. 하아, 나 뭐라고 하는 거야.” 첫 만남은 소금 한 바가지였다. “손님, 코트 벗어서 주세요. 밖에 나가서 한 번 더 털어 올게요.” “정말 죄송해요, 손님. 애가 좀 욱하는 성격이라 가끔 실수를 해요.” 제 예상과 달리 너무도 밝고 따스한 모녀에게 차마 제 정체를 밝힐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제가 그들의 가장을 죽게 만들었다고는. “아무튼, 김화영. 아르바이트 당장 그만두고 재수학원 알아봐.” 우연히 들은 대화로 결심했다. 화영이 대학에서 미래를 마음껏 꿈꾸게 돕고 떠나자고. 그러나 이런 마음은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유서준 씨 마음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좋아하게 됐어요. 유서준 씨를.” 그는 그녀에게 진실할 수 없었다. 그녀의 미소가 차게 식는 걸 볼 자신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