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공개]“날, 갖고 싶어?”“흣…….”가슴을 헤집는 전율에 몸을 맡긴 채 희제가 열망하는 눈동자로 그를 올려다봤다. 온통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젖은 눈동자,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사랑스럽게 그의 시야를 차지했다.그를 갈망하는 희제의 얼굴은 윤도의 심장 깊숙이 파고들어 튼튼한 뿌리를 내린 나무에 꽃을 피워 냈다. 성적인 이끌림보다 앞서는 심장의 울림이었다. 윤도는 희제의 얼굴을 내려다보다 불쑥 낮은 목소리로 더없이 달콤하게 속삭였다.“날 가져도 좋아.”그것은 비단 이 시간에 한한 것이 아니었다. 충동적으로 뱉어 낸 말은 윤도의 가슴에서 피어난 사랑의 허락이었다. 그녀를 향한 관심, 이끌림, 그 모든 것에 대한 답이었다. 불현듯 날아든 깨달음에 심장이 타들어 가듯 뜨겁게 달아올랐다.공희제, 공희제, 공희제.윤도의 심장을 가득 채워 오는 단 한 사람이었다.
첫 소개팅 상대를 첫 맞선에서 다시 만나다.세 번의 만남. 그리고 다시 이어진 세 번의 만남. 그 끝에서 시작된 열병.“날 원한다는 말, 아직 유효해요?”“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고 하는 겁니까?”“그럼요. 유효해요?”“…유효해요.”“오늘로 해요.”“진심이에요?”“지금 이 순간에는 진심이에요.”파르르 떨리는 입술 끝을 겨우 올리고 웃는 얼굴이 곧 부서질 것만 같다.“내일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날 안아줄 뜨거운 품이 필요해요.”“….”“나…, 안아줄래요?”“…나라도 괜찮다면.”“난 신재하 씨라서 필요해요.”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는 신재하, 그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꽉 움켜쥔 작은 주먹이 그녀의 필사적인 용기를 대변했다. 모경의 용기를 외면하고 지금 이 순간을 흘려보낸다면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키스하고 싶은지 알아보라니까 이렇게 훅 치고 들어오면 어쩝니까.”“…싫어요?”“아니. 미칠 것 같아서.”마음과 마음을 맞바꾼다. 재하의 마음을 모경에게 주고 모경의 마음을 재하가 갖는다. 두 사람은 비어 있던 공간에 서로의 이름을 새긴다. 그것만으로 심장은 넘칠 듯 가득 차올랐다.[ * 15세 개정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