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현
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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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잊은 것처럼

알면 받읍시다, 내 도움.신성그룹을 대표해 낙도 지원 사업 현장을 방문하고자 울며도행 고깃배에 올라탈 때만 해도 서준은 자신의 앞날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극심한 뱃멀미 때문에 기절한 것도 모자라 폭우로 섬에 발이 묶여 버릴 줄이야. 하지만 하루를 1초 단위로 나눠 쓰는 일중독자 서준의 신경을 가장 긁는 존재는 섬에 도착한 후 계속 시야에 잡히는 한 여자...

우량하

<우량하> 적군의 습격으로 가족과 식솔들 대부분이 몰살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 여흔. 가족의 뒤를 따르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오라버니와 한 마지막 약속 때문에 그것조차 할 수 없었다. 사내아이로 위장한 채,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살며 탈출과 복수의 순간을 노릴 뿐이었다. 그런 여흔에게 한 사내가 손을 내밀었다. 그에게서는 바람 냄새가 났고, 그 손은 딱딱하지만 따뜻했다. 그의 손을 잡았을 때만이 시체같이 차가운 여흔의 몸에 뜨거운 피가 도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 손을 잡을 수는 없었다. 그로 인해 가슴이 뛴다 해도, 그가 자신의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해 주었다 해도, 그래도 그의 손은 잡아서는 안 되는 손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가족을 몰살시킨 그 습격의 선봉에 선 자였기 때문이었다. ▶ 책 속에서 "왜…… 왜 그랬어? 왜 거짓을 말하고, 왜 날 살렸냐고! 나를 살려서, 네 원수를 갚으려고? 나를 왜 살렸어! 날 왜 살렸나고!" 여자의 눈은 원망으로 가득했다. 자신이 왜 이 여자를 구했을까? 서하는 가만히 그 여자를 응시했다. 이 여자가 외치는 말처럼, 소령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 여자를 살린 것일까? "전에 나한테 청 하나를 들어준다 했지. 지금 그 청을 말할게. 지금 날 죽여…… 제발 날 죽여……."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리는 여인은 진심으로 죽음을 청하고 있었다. "널 죽이고 싶어도 지금 내 손으로는 불가능할 듯한데." 서하는 상처 덕에 주먹조차 쥘 수 없는 손을 내보였다. 서하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도 죽고 싶으냐? 너를 믿고 기꺼이 목숨도 내어놓겠다, 앞잡이 노릇도 하겠다, 하며 너를 위하는 네 부족원들을 두고 그렇게도 빨리 죽고 싶은 게냐?"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여흔의 목소리가 가늘게 터져 나왔다. "이젠 상관 있지. 너를 구하느라고 이제 더 이상 왼손으로는 검을 잡을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전자책은 2006년 7월 출간된 Navie <우량하>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그의 신부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상처밖에 남기지 않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나에게 상처만 준 당신, 하지만 그래도 당신이 그리웠습니다.누구를 죽여도 좋으니 살리고 싶었던 단 하나의 피붙이를 위해 연희는 자신을 내맡겼다. 처음에는 그저 돈이 필요해서였다. 다음은 그의 품이 따뜻해서, 그리고 나중에는 그가 너무 안타까워서, 그의 외로운 어깨를 감싸주...

바람이 머무는 들녘

<바람이 머무는 들녘> ‘나는 나의 길에 너를 끌어들일 수도 없고, 그리 하고 싶지도 않다.’ 휘의 가슴에 찬바람이 일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고, 손에는 무거운 인장이 찍힌 채 살아온 세월. 그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았다. 가야 할 것을 알기에. 마음도 정도 사람도 짐이 될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하지만 잡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 떨리던 그 작은 어깨와 흔들리던 눈동자, 담담하려 애쓰던 그 목소리. 짐이 될 것을 알면서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이루어야 할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이 채이로 인해 뒤엉켜 버리고 말았다. 휘는 마음에 차오르는 채이의 이름을, 미소를, 눈물을 지우며 이를 악물었다. 이제 돌아갈 것이다. 채이, 너를 두고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이루어 낼 것이다. ▶ 책 속에서 “그대로 가셨으면 울지 않았을 터입니다. 그대로 가셨으면 이렇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나약하게 울지 않았을 겁니다. 채이라……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지 않으셨으면 이렇지 않았을 겁니다.” 휘는 이를 악물었다. “울지 마라.” 단단하게 굳어진 음성은 깊게 가라앉았다. “거짓입니다. 아까 지은 시문도 곧 다시 만날 사람처럼 가벼이 떠나 달라는 것도 거짓입니다. 모두가 거짓입니다. 무섭습니다. 소녀도, 소녀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청하고 싶습니다. 홀로 두고 가지 마시라고 청하고 싶습니다. 저 별을 등지고 가시는 그 길에 저도 데려가 달라고…… 이렇게…… 두고 가지 말라고 청하고 싶습니다. 매달리고 싶습니다.” 채이를 데려갈 수 없었다. 채이의 애원도 더 들어 줄 수 없었다. 휘는 옷깃을 꼭 쥔 그 손을 난폭하게 떼어 내어 한 손으로 잡아 쥐고 채이를 거칠게 끌어안았다. “너를 잊지 않겠다.” 채이가 흐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한 약조는 싫습니다.” “훗날에 너를 찾아 내마. 울지 마라. 그렇게 울지 마라.” “그러한 약조 싫습니다! 함께 데려가 주십시오! 많은 것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그분을 찾아 머리를 내려주셔도 좋으니, 이렇게 남겨 두고 떠나지 말아 주십시오. 제발…….” 휘는 도리질을 치며 울고 있는 채이의 몸을 품에 가두었다. 품이 젖어들어 가고 있음이 느껴졌지만, 휘는 채이를 놓지 않았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약해지지 말고 꼭 살아 있거라.”

그녀의 남자

상처와 상처가 만나면, 그 만남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울면 안 되니까. 울어서는 안 된다고 했으니까 우는 대신 언제나 환하게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사랑도 이별도 참 쉽게 하는 여자라고 말합니다. 언제나 아버지의 등만 보며 사셨던 어머니처럼 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그저 그녀만 보고, 그녀만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헛소동

<강추!>꼬이고 꼬여 트위스트 제대로 여러 번 춘 그와의 인연.사심 그득한 마음으로 영화배우 서우현을 인터뷰하다!스캔들을 막기 위해 시작한 거짓은거짓을 낳고,채서해와 서우현의 사랑 연극 「헛소동」은 계속되어야 한다?!신지현의 로맨스 장편 소설 『헛소동』....

0을 위하여

<0을 위하여> 여기 SF계의 신성이 되기 위해 쏘아 올려진 일곱 개의 작은 별이 있습니다 SF어워드 대상 수상작가 4인과 함께한 아작×안전가옥 2019 제1회 폴라리스 SF 창작 워크숍 선정작품 시리즈! 2019년 상반기, 아작과 안전가옥의 콜라보레이션이 있었습니다. 바로 단편 SF 창작 워크숍 ‘폴라리스’입니다. 단행본을 출간한 정도의 프로작가가 아닌 분들은 이 워크숍에 모두 지원할 수 있었고, 실제로 다양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 도전했습니다. 이미 온라인에 몇몇 작품을 발표해서 이름을 알린 분도 계셨고, 영화를 만드는 분도 계셨고, 진짜로 ‘사이언스’ 업계에 있다가 오신 분도 계셨고, 청소년이나 어린이를 위한 창작 연습을 해 오신 분들도 계셨지만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단편소설을 완성해보지 못한 분들도 많으셨습니다. 이 단편 시리즈는 그 성과를 추려 담았습니다. 이 단편 시리즈 작품들의 성향은 실로 다양합니다. 한국의 현실을 절묘하게 담은 사회 비판적인 작품도 있고, 철학적인 두려움을 점잖은 코스믹 호러풍으로 옮긴 작품도 있고, 슈퍼히어로물의 클리셰에 도전한 작품도 있고, 황금기 SF 단편을 떠올리게 하는 클래식한 작품도 있습니다. 코미디와 드라마, 스릴러, 우화 등 그 장르도 모두 다릅니다. 여기, SF계의 신성이 되기 위해 쏘아 올려진 일곱 개의 작은 별들이 있습니다. 어서 오셔서 가능성을 발견해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 이미 유명한, 검증받은 작품들 사이에서 “내가 그 친구는 예전부터 알아봤어”라고 자랑할 기회는 매우 적습니다. 지금 바로, 누구보다 먼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누가 한국 SF계의 붙박이별, 북극성이 될지 누가 또 알겠습니까. 시리즈 소개 ★ <위대한 체조>, 백승화 우주의 종말은 어떻게 올까요. 이 우주가 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몸풀기 체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게 실행되는 순간 목적을 다 하고 ‘끝난다’면 어떨까요? 그런데, 그렇다면 그 목적을 설계한 존재들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왜 그런 목적을 설정했을까요? 다중우주에 관한 코믹하고도 어딘가 쓸쓸한 판타지 단편. 말끔합니다. ★ <너무 똑똑한 돼지들의 도시>, 지현상 인류의 우주 탐사대는 우주 탐험 중에 문명을 이룬 종족이 사는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돼지와 닮은 종족이었죠. 문제는 그들이 인간과 닮은 종족을 식량 중 하나로 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축으로요. 탐사대는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학살당하는 인간형 종족을 구해야 하는가? 어느 쪽이 윤리적인 판단인가? ★ <열두 시간>, 윤주미 나노 로봇을 삽입해 인간의 뇌 기능을 활성화하고 그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똑똑해지는 기술’에 관한 이야기는 SF가 자주 사용해 온 소재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소재를 둘러싼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한국 학계 특유(?)의 씁쓸한 분위기가 잘 재현돼 있습니다. 실제로 학계에 오래 몸담았던 저자가 선보이는 리얼리티가 돋보입니다. ★ <우리의 오리와 그를 찾는 모험>, 손소남 아마도 이 단편집에서 가장 ‘문학적’으로 시작하는 작품일 겁니다. 인상적인 프롤로그가 지나면 환생한 존재를 찾아내는 과학 기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기술에 목을 맸던 권력자가 인간이 아닌 오리로 태어났음을 알게 됩니다. ‘인간이었던 오리’에 관한 수많은 제도적 논의는 둘째치고, 만약 환생에 뜻이 있다면, 이건 다 무슨 뜻으로 이렇게 된 것일까요? ★ <우리들의 영웅, 브이!>, 이규락 슈퍼히어로에 관한 고찰을 담은 작품. 이 장르의 클리셰를 여러 개 가져와 보여준 다음 그걸 비틀어 보여줍니다. 요즘은 그런 전개도 많지 않냐고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단편은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묘한 부분에서 끝맺습니다. 어쩌면 이게 단편소설의 재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짧지만 여운이 남죠. ★ <사이보그 동물 사육제>, 김유경 위험한 바이러스를 가진 보균체들을 없애려고 동물들을 다수 절멸시킨 미래. 하지만 동물 산업은 돈이 되기 때문에 그 자리를 사이보그 동물들이 대신합니다. 이 사이보그 동물 중 하나인 세 발 달린 까마귀는 개조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까마귀는 한 인간 소년에게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알게 되고, 그를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죽어가는 동물을 사랑할 줄 아는 소년이었습니다…. ★ <0을 위하여>, 신지현 우주선과 승무원의 의식을 연결시키는 기술, 우주선 내부에서 벌어지는 살인…. 최근 한국에 출간된 SF 신작들의 아이디어가 고루 혼재돼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재료들을 섞어 탄생한 결과물은 또 다르네요. 철학적인 두려움과 미지에 대한 공포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이 작품처럼 진행되고 끝났으면 아주 좋았을 것 같습니다. 우아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