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김희진
평균평점 2.83
시원의 선택

2005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시원하다 못해 냉기가 뚝뚝 흐른다는 김시원.아빠의 배신이 그녀를 차가운 벽에 가둬버렸다.남자란 모두 다 믿을 수 없는 족속일 뿐,잘 생기고 돈 많아서 여자들에 둘러싸인 남자라면 특히나 질색!시원이 싫어하는 조건을 모두 갖춘 남자, 박재영.자신의 호의를 무참히 거절해 버린 그녀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얼어붙은 시원의 마음을 녹...

사랑공식

연예계 최고의 블루칩, 하진! 그가 싫어하는 것 - 스폰서, 재벌녀 등등. 그의 눈을 사로잡은 여자가 있었으나, 이런……. 제일그룹 둘째딸, 서은아! 얼굴값 해대는 연예인은 NO! 하지만…… 그 남자만은 예외로 하면 안 될까? 대한민국 최고 매력남이 그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구속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인상만 팍팍 쓰고 다니는 옆집 아저씨(?)가 신경 쓰이는 준희. 조심하라는 오빠의 충고에 몸을 사리면서도 그가 궁금하다. 우연히 보게 된 그의 미소가 잊혀지질 않아… 사랑… 그런 소모적인 감정놀음은 관심없어. 아버지의 재혼으로 상처받은 지훈에게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었다. 옆집으로 들어온 준희를 ...

결혼의 조건

2005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아테네의 환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모습으로 다가온 연수.피어스에게 그녀는 평생의 사랑이었지만,연수에게 그는 잠시동안의 일탈을 도와준 장난감일 뿐이었다? 10년 후, 연수에게 똑같이 되갚아 줄 기회를 찾은 피어스.쓰러져 가는 그녀 아버지의 회사를 도와주는 조건으로 그가 내세운 건……."네가 내 ...

사랑 느낌

2003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제일그룹 장녀, 서은해회사에 들어가 경영수업을 받는 건 싫어! 그냥 아담한 카페 하나 차려주시면 안될까요?그녀에게 카페를 차려주겠다는 조건으로 부모님이 제시한 맞선~삼미그룹 장남, 유진명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자란 지극히 모범적인 착실남!집안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나간 맞선자리인데…….퇴짜 맞길 ...

여명지애(黎明之愛)

<여명지애(黎明之愛)> 타고난 운명마저 거스른 채 사내로 살아온 이유는 십 년 전, 피난길에서 만난 인연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고자 무예를 익혀 강한 사람이 되었고, 마침내 그의 앞에 당당하게 섰다. 매사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동성국 최고의 무인이자 최정예 부대인 충숙위의 총관인 명운. 그를 향한 연심은 숨긴 채 수하로서 인정받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와 자꾸만 시선이 마주칠수록 마음이 흐트러지려 했다. “언젠가부터 여명이 비칠 때 즈음이면 네 모습부터 찾게 되었다.” 밝아 오는 아침 햇발 아래에서 그가 그리 말했을 때, 나는 마음이 산란해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사사로운 감정놀음을 꾸짖기라도 하듯 그와 나를 둘러싼 사악한 음모가 막 시작된 것도 모른 채…….

사랑의 출발선

대놓고 관심을 표하는 저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지?주변 사람들에게 재벌가 영애라는 정체를 숨긴 채 평범한 생활을 하는 성연.작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며 로맨스 소설 작가로 활동 중이나 정작 자신은 스물여섯이 되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 보지 못한 상태!대놓고 관심을 표하는 저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지? 정말, 그냥 친구로……...

그녀에게 반하던 순간

“돈 많은 남자를 꼬시는 것도 다 순서가 있는 거지. 그게 쉽게 되나?”마트에서는 젊은 남자, 그날 밤에는 또 다른 남자.이세영 씨, 외모가 기품 있으면 뭐하나, 남자관계가 이렇게 복잡한데.“내가 누군지 정말 몰랐어요?”아니, 왜 또 저렇게 잡아먹을 듯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건데?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앉아서 남을...

그대 마음을 똑똑!

자고 일어나니 그의 비서가 되어 있었다. 뜬금없이 자기 옆으로 데려온 것도 모자라 그의 여자가 되라는 명령까지 한다. “저는 부사장님과 연애할 만한 여자가 아닌데요.” “그럼 매일 야근하는 건 어때? 당신과 나 둘이서만. 내 눈엔 서 대리가 섹시 그 자체거든.” 섹시고 자시고 부사장님과 저는 급이 다르다고요, 급이...

이상형 따라잡기

〈강추!〉4명의 오빠들과 부대끼며 사내아이처럼 자란 지민.초등학교 4학년때 전학온 하영과 친해지면서 그 애의 사촌오빠인 수현에게 한눈에 반하게 된다.그의 눈에 들려고 하영의 집을 거의 매일 찾아가다시피 했는데 그는 지민을 사내아이로 착각하고……그 사실을 알게 된 지민은 충격을 받지만 너무 완벽한 이상형인 그를 잊기란 쉽지 않은 일이...

요리재벌

중국집 보조주방장 장태민에게 미래의 자신이 보낸 나노 인공지능 NPX-3003이 타임워프해서 나타난다!   NPX-3003의 조언으로 망해가는 중국요리집을 되살리고 다양한 외식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장태민의 앞에 다양한 라이벌과 조력자가 등장한다. 이들과 때로는 대결하며, 때로는 협력하며 방송가와 재계를 누비는 요리재벌의 성장기.

자동차 딜러, 재벌되다
2.83 (3)

만렙 딜러, 1997년으로 회귀하다! 뜻밖의 인연을 만나 과거로 회귀한 장호진.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고, 지구를 구할 재벌이 된다!

나이스 바디(Nice Body)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 이용등급에 맞게 개정한 작품입니다.15년 만에 나타난 앞집 꼬마.아니, 그는 더 이상 꼬마가 아니었다.다부진 어깨, 탄탄한 가슴, 쭉 뻗은 다리….너무도 완벽한 모습의 그에게 설렘을 느끼는 건 당연지사.두근거림을 감춘 채 피팅모델이 되어 달라 청하는 송희와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르는 제이.뜨거운 여름날, 폭발하듯 서로에게 다가든 두 사람.하지만, 한 달이라는 제이의 여름휴가가 끝나 가는데….“너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내가 아는 네 이름 앞에 대체 무슨 수식어가 붙는 거지?”작가 김희진의 장편 로맨스 소설 『나이스 바디(Nice Body)』.그녀의 심쿵! 로맨스 『나이스 바디(Nice Body)』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불건전 교제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개정한 작품 입니다.서비스업종에 종사하다 보면 진상고객을 만나는 건 허다한 일…. 몰상식한 진상 때문에 수민의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던 중 나타난 히어로~ 넘나 근사한 비주얼과 난 특별한 사람이야 라고 외치는 듯한 아우라에 반하지만……. 어라? 이건 대체 어찌 된 상황? 감사의 의미로 술 한잔 쏘겠다고 소리치긴 했는데……. 왜 호텔에 있는 거지? "이 나이 먹고 순수하고 건전한 연애를 하자는 거 아니에요. 나랑 진하게 사귀어 보는 거, 동의해요?" 헉…! 저리 대놓고 야한 연애를 하자는 남자라니! 근데…. 거절의 말이 나오질 않아…….『사랑 공식』 『이상형 따라잡기』의 작가 김희진의 장편 로맨스 소설 『불건전 교제』. 그녀의 사랑스러운 로맨스 『불건전 교제』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사업적 관계

리버스 호텔의 대표, 강성하.오렌지 가든의 대표, 최서현.그들의 시작은 전략적 결혼이었다.하지만 사실 그는명목상 남편이 아닌 진짜 남편이 되고 싶었다.그리고, 그녀의 진정한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당신은 우리 결혼을 여전히 사업적 관계로만 지속시키고 싶나?""물론이에요. 당신도 결혼에 합의할 때 그러기로 했잖아요.""그랬지. 하지만 난 사업과는 상관없이 당신과 결혼하길 원했어."그래서 당신이 내민 조건들을 수용했고, 나름 잘 지켜왔지만이젠 그러고 싶지 않아.사업적 관계를 넘어서기 시작한 두 사람의 이야기.그 끝은?[15세 개정판]

헤이! 미스터 와인

“저어…… 남자 친구 역할, 부탁드려도 될까요?”샹파뉴의 와이너리 투어에서 우연히 만났던 남자, 규빈.진한 술처럼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이 남자와의 재회는윤하로 하여금 부모님께서 결혼을 강요하신다는 뻥(?)을 감행하게 한다.그런데 이 남자. 그녀의 이 깜찍한 제안을 수락하자마자로맨틱한 데이트 코스에 첫 출근한 윤하를 위한 픽업까지 자처하면서완벽한 애인(?)이 되어 주더니, 기어코!“가짜 남친 놀이,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우리 진짜 사귀는 걸로 하죠.”……어머나. 대박!동 페리뇽보다 근사한 이 남자, 자꾸만 취하게 만든다.Hey, Mr. Wine! 한잔하실래요?

다시 또, 사랑

6년 전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혼자 키워 온 연우. 세상에 단 하나뿐인 피붙이를 빼앗길 수 없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직한 직장에서 우연히 준수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무섭게 돌진해 오는 그를 차마 밀어내지 못하는데…….▶잠깐 맛보기“여길 그만둔다면 내가 아름 코스메틱에 직접 요청할지도 몰라.”“뭘요……?”“세종 백화점 분당점에서 근무한 이연우 씨, 그대로 다시 돌려보내라고.”차갑게 눈을 빛내는 그를 마주하며 연우는 움찔 몸을 떨고 말았다. “왜……? 도대체 왜 나한테…….”“말했잖아. 갑자기 그러고 싶어졌다고.”“아름 코스메틱이 아니어도 다른 일할 곳은 많아요. 그만 가 보겠습니다.”“그럼 다른 곳도 쫓아가 주지.”“뭐라고요……?”“정말로 날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거라면, 여기로 오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넌 내 구역 안으로 들어왔고 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뭔가 불안함이 엄습해 와 연우의 목소리가 잠겨 들었다. “기회, 라뇨?”“널 다시 취할 수 있는 기회.”[클린버전]

두 방문객

<두 방문객> "김희진 작가의 네 번째 장편소설 『두 방문객』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2번으로 출간되었다. 김희진 작가는 누구나 겪게 마련인 관계에 대한 문제를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알레고리로 풀어내는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거대한 성 같은 집에서 고양이 188마리와 함께 사는 주인공 ‘고요다’를 다룬 장편소설 『고양이 호텔』이나 원숭이 ‘마짱’을 키우며 시종일관 가족 험담을 늘어놓는 요리사 지망생 ‘장호’가 등장하는 장편소설 『양파의 습관』 등 김희진 작가 장편소설이 갖는 특장은 뚜렷한 개성과 흥미로운 플롯에 있었다. 『두 방문객』에서는 작가 특유의 흡인력이 보다 내밀한 영역으로 새로이 뻗어나간다. 어느 여름날, 수영장을 갖춘 양평의 한 저택에 세 명의 사람들이 모인다. 그들 셋이 가진 공통점이라고는 생을 바칠 만큼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혹은 잃어 가는 중이라는 것뿐이다. 상실의 경험을 나눠 가진 인물들이 서로 진실한 마음을 숨긴 채 함께 보내는 닷새의 시간 동안, 어떤 것이 지켜지고 또 어떤 것이 버려질까. 김희진은 물빛처럼 일렁이며 시시각각 변해 가는 마음의 형태에 주목한다."

욕조

<욕조> 가혹한 상상력으로 말을 거는 작가 김희진의 첫 소설집 강박과 공포, 감금과 폭력의 언어로 현대인의 일그러진 초상을 그리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질 수 없다면 가질 수 있는 사랑을 한다. 가질 수 있는 것만 사랑하는 그들의 질병은 습관성 짝사랑. 그러나 희망 없는 짝사랑은 순정할 수 없다. 순정 대신 증오를 품은 짝사랑은 가두고 훔쳐봄으로써 사랑을 소유한다. 김희진 소설의 현장은 감금과 폭력이 지배하는 막다른 곳이고 그곳의 인물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소통 대신 소유를 택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계층으로 구분되고 구분된 모든 것이 계급으로 굳어진 곳에서 하위 세계를 배당받고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은 욕망을 향한 이상 행동을 보인다.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수단과 방법의 결핍은 김희진 소설의 스케치이자 김희진 고유의 색깔이기도 하다. 장편소설 『고양이 호텔』과 『옷의 시간들』을 통해 소통과 관계의 문제를 다루어 온 작가 김희진의 첫 번째 소설집 『욕조』가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은 입에서 빠져나온 혀들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며 말 못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독특한 알레고리 소설이자 등단작이기도 한 「혀」를 비롯해 욕조에서 잠을 청하며 불면증을 달래는 여자를 다룬 「욕조」, 해바라기 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하루 종일 해바라기가 보이는 창가에 앉혀 놓고 고문하는 이야기 「해바라기밭」, 옆집 여자를 동경한 나머지 몰래 그녀의 집을 드나들고 그녀를 상상하며 도시 여자가 되고 싶어 하는 여자의 욕망을 그린 「면도」, 붉은색을 먹어 치움으로써 붉은색과 관련된 모든 의미를 세상에서 삭제해 버리는 「붉은색을 먹다」 등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여덟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었다. 독자들은 『욕조』를 통해 현대판 라푼첼 『고양이 호텔』과 멀쩡한 세탁기를 두고도 빨래방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옷의 시간들』에서 드러난 작가의 문제의식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포와 폭력이 일반적인 정서가 될 수밖에 없는 세계에 대한 급진적이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김희진 특유의 상상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현실과 환상 사이, 상상 자체를 소설화한 소설 김희진 소설은 환상적이라기보다 인위적이다. 환상의 문법을 빌려 현실적 기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인위성을 강조함으로써 실현될 수 없는 것으로서의 상상 그 자체를 강조한다. 가슴 가득한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상상 속에서만 복수하는 것처럼, 소설 속 주인공들이 보이는 행동은 마음대로 환상할 자유마저 지니지 못한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복수 혈전과 닮았다. 의도적인 부자연스러움은 상상이라는 형식을 더욱 강조한다. 「혀」와 「붉은색을 먹다」에서 이러한 특징이 단적으로 나타난다. 「혀」는 어느 날 갑자기 혀가 사람들의 언어를 빼앗아 입 밖으로 달아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혀는 마치 날개 달린 새처럼 허공을 유영하며 사람들의 말을 옮기고 나른다. 자신의 혀가 아닌 다른 ‘혀’를 삼켰다가 죽는 사람이 생기기도 하고 ‘혀’를 되찾기 위한 강도짓이 발생하기도 한다. 혀가 달아난다는 설정도 인위적이지만 그 혀가 언어적 기록을 탑재한 채 빠져나간다는 상상은 한층 더 작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사람은 애초부터 언어 장애가 있던 주인공뿐. 말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배제된 삶을 살아온 ‘나’에게 ‘혀 사태’는 비로소 정의가 구현된 세상이다. 「읽어 주지 않는 책」에서는 문예지로 등단한 후 팔리지 않는 소설만 쓰는 작가가 자신의 책을 읽어 주지 않는 가족에게 총을 들이대며 자신의 책을 읽힌다. 이러한 인위적 조작의 언어는 이야기를 환상의 범주로 확장시키지 않는다. 그 대신 현실에서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면 상상의 세계라도 취하겠다는 비극적인 교환을 암시한다. 즉 김희진 소설에서는 ‘무엇을’ 상상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상상한다’라는 형식이 중요하다. ■ 사람 대신 사물을 욕망하는 사람들 이러한 조작적 상상들은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욕조』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여자는 욕조를 구입해 그곳에서 잠을 청한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그녀에게 인간관계라 불릴 만한 일은 거의 없다. 어느 날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약혼자가 있다는 말에 감정을 지워 버린다. 타인에게 건네고 싶은 마음은 발화되기도 전에 사윈다. 그런 여자에게 만족을 주는 것은 1인용 욕조. 여자는 욕조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버리고 개인적 평온함 속으로 들어간다. 사물을 소유하는 일은 도전하지 않아도 되고 실패할 필요도 없으며 어떤 상처도 남기지 않는다. 감금과 폭력으로 서로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는「해바라기밭」이나 도시 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도시 여자의 전형으로 보이는 옆집 여자의 외형을 모사하는 「면도」 모두 타자의 세계와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또 다른 표현이다. ■ 독특하게 다른 작가 김희진 이처럼 김희진 소설의 인물들은 모두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면서도 하나같이 유리창 너머를 구경하는 성냥팔이 소녀처럼 자신의 공간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들의 실현된 욕망은 기껏해야 “옆집 여자”처럼 되는 것이다. 그녀가 쓰는 도어록을 내가 사는 집에서 설치하고 그녀가 쓰는 로션을 나도 써 보는 것. 혹은 폭력을 동원해 내가 쓴 책을 강제로 읽히거나 비윤리적인 사랑을 계속하기 위해 거짓된 강금과 폭력의 제스처를 인위적으로 주고받는 것. 소설에 쓰이는 감금과 폭력, 공포와 강박은 때로는 불가피하고 때로는 의도적이다. 사랑하는 것을 가질 수 없어 가질 수 있는 것만 사랑하는, 욕망이 가난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혹은 선택적으로, 그러나 결국엔 전반적으로 감금과 폭력을 일상화한다. 습관적 짝사랑은 이렇게 습관성 폭력이 된다. 상상을 소설화하는 독특한 글쓰기로 현대인의 일그러진 초상을 그려 내는 『욕조』는 다르되 독특하게 다른 소설을 쓰는 김희진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온 과정의 시작과 지금을 오롯하게 담고 있다. 김희진 소설을 지켜보는 사람과 한국 문학의 변화에 주목하는 사람이 작가 김희진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 작품 해설에서 김희진은 가혹한 상상의 언어로 말을 거는 예외적 존재로서의 작가다. 그 언어들은 지금껏 우리가 소설 공간에서 목격해 왔던 관습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가 하면 그 격렬함 이면에는 엄마의 겨드랑이 속을 파고드는 연약한 아이가 숨어 있다. 어쩌면 이 양가성은 작가 김희진이 계속해서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도시 여자”로서의 정체성과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과격한 상상의 세계 한가운데에 김희진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붉은색을 삼키는 소설 속 인물처럼 소설을 삼킨다. 그리고 그녀 자체가 소설의 한 징후가 되고자 한다. 이 과정들은 김희진을 독특한 ‘소설종’으로 분류케 하는 어떤 징표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ㅡ 강유정(문학평론가)

옷의 시간들

<옷의 시간들> 빨래방에 가는 특이한 사연의 사람들! 이별과 만남과 소통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 『옷의 시간들』. 독특한 문법과 발상이 돋보이는 김희진의 장편소설로,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도서관 사서인 오주는 불면증 때문에 남자친구와 이별한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들고 들어온 세탁기도 그가 떠나고 고장이 난다. 빨래방에 다니게 된 오주는 특이한 사연과 독특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항상 9번 세탁기만 쓴다는 우울한 표정의 남자에게 자꾸 마음이 가는데…. 빨래방에서 옷을 세탁하는 시간은 상처받은 인물들이 서로 소통하고 위로받는 시간이다. 작가는 누구나 겪게 되는 '관계'의 문제를 경쾌하게 다루고 있다.

양파의습관

<양파의습관> 『옷의 시간들』김희진 작가 신작 장편소설 이토록 불행한 건 오직 나뿐일까? 미래도 현재처럼 암울할까 두려운 청춘들에 보내는 위로 『양파의 습관』은 『고양이 호텔』, 『옷의 시간들』의 김희진 신작 장편소설이다. 전작에서 자신의 상처나 아픔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구현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관계의 출발점을 ‘나’에서 좀 더 뻗어나갔다. 바로 ‘가족’이다. 우리 이웃에는 어느 하나 평범한 가족이 없다. 가족 중 누군가 하나는 꼭 사고뭉치이거나, 서로 잡아 뜯고 싸우곤 한다. 오죽하면 어떤 시인은 ‘집에만 가져가면 꽃들이 다 죽는다’고 했을까. 그만큼 가족은 ‘너무 가까워서 아주 멀고 싶은 당신’이 될 때가 많다. 『양파의 습관』의 장호의 가족도 그렇다. 그래서 작가는 장호에게 투사되어 ‘나’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의 이야기는 때로는 장호의 목소리이고, 또 때로는 작가의 목소리이다. 이를 통해 나와 가장 가까운 관계, 가족 안으로 들어와 가족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의 깊은 속내를 엿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내는 수밖에 없다. 『양파의 습관』은 세련되지도 멋지지도 않은 가족, 이웃들의 ‘좌충우돌 생활기’를 통해 사랑의 안식처도, 그렇다고 지긋한 족쇄도 아닌 가족,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가 주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다. 가족이다.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아무도 보는 사람만 없다면 슬쩍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라고. 그리고 여기, 누구라도 내다 버리고 싶을 것 같은 가족이 있다. 한때는 발레리나였지만 지금은 소파에서 일어나는 것조차도 버거워 하루의 대부분을 두 대의 텔레비전을 보며 끊임없이 먹어대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거구의 식탐대마왕, 엄마. 발레리나였던 엄마의 ‘왕팬’이었으며 그녀가 자신보다 몇 배나 큰 몸집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그녀를 사랑하며 꼼짝 못하는(하여 어린 아들들에게 설거지를 시켜댔던) 아빠. 스무 살도 안 되어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된 형.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가 유학을 가며 맡기고 간 사고뭉치 원숭이 마짱. 장호는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스무 살 청년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사장을 골탕 먹이기 위해 거짓 깁스를 한 채로 옥상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엄마가 뚱뚱해진 것이 자신이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해서라는 죄책감이 있지만 엄마의 현재 모습을 외면하고 싶은 이유로, 만나면 왠지 서먹서먹한 형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옥상으로 도망가기 일쑤다. 그는 시종일관 가족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가족을 지긋지긋해 하고 있지만, 애정이 묻어나는 그 말투를 보면 어쩐지 진심 같지는 않다. 보통의 가족 같다. ‘엄마는 이게 싫고, 아빠는 이게 싫어!’, ‘내 동생(언니/형)은 진짜 최악이야!’ 치고 박고 싸우다가도 다른 가족과 ‘붙을 때’는 결국에 한편을 먹는. 누구 하나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고, 도움 되는 사람 하나 없으며 붙어 있는 게 지긋지긋한 인간들. 그렇지만 아픈 순간에, 힘이 드는 순간에 의지 할 수밖에 없는. 어쩌랴, 그게 가족인데. 그리고 여기, 이상한 이웃들도 있다. 『양파의 습관』은 다소 연극적인 색채가 강한 소설이다. 등장하는 배경, 인물 모두 마치 재미있는 단막극에서 툭, 하고 튀어나온 것만 같다. 생동감 있고, 유머러스하다. 주황색 지붕이 있는 같은 모양의 수십 채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황주택단지’. 요리 꽝, 전교 1등 날라리, 변기 작가, 게이 등 말 많고 시끄러운 이웃들만 가득한 이 동네에 유일한 ‘침묵의 집’ 55호. 55호는 입주한 사람들마다 항상 불행한 일을 당하고(이혼, 가족의 죽음 등), 동물이며 식물이 죽어나가는 ‘저주받은 집’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집에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 장호는 지붕 위에 냉장고를 올려놓는 옆집 여자 보리를 만난다. 연극배우가 꿈이라면서 말할 때는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부끄러워하며,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빼먹지 않고 깎은 손발톱을 모으는 희한한 수집에, 주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불행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 이상한 여자뿐만 아니라 허구한 날 소란스러운 이웃들이 있는 동네에는 당연히 바람 잘 날이 없다. 장호는 지붕에서 이웃들의 소란과 분쟁, 기쁨과 슬픔을 관찰하고 종종 그들의 일에 참견한다. 장호뿐만 아니라 주황주택단지의 이웃들도 시시콜콜 사사건건 장호의 일에 간섭하고 참견한다. ‘아파트 주거자’가 대부분인 요즘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 덕분에 장호에게 닥친 비극적인 사건들이 소설을 무겁게 끌어내리지 않는다. 장호에게 위로가 되는 순간도 바로 그들 때문일 때가 많다. 때때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징그러운 타인들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위로 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이상하든

<얼마나 이상하든> 어제가 괴로워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꾸는, 쉼 없이 생동하는 삶의 이야기 『얼마나 이상하든』은 삶에 관한 이야기다. 아무리 상처받아도 우리는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야만 한다. 작품의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정해진’은 과거에 일어난 사고 트라우마로 강박증에 시달린다. 매일 아침 규칙적인 순서로 씻고, 낡은 목조계단에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가장자리만 밟는 등 스스로 정한 루틴을 최대한 지키며 살려 한다. 남들이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불편하고 이상한 삶의 방식이다. 나는 그날 이후 내가 정한 어떤 질서 안에서만 안정과 안도를 느꼈다. 정해진 테두리를 벗어나면 뭔가 께름칙하고 불안해졌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거야! 라는 강박적 사고와 불길한 암시가 따라다니는 것이다.(10쪽) 그녀의 주변 인물들도 그렇다. 해진이 일하는 ‘불면증 편의점’ 사장은 불면증에 시달린 나머지 편의점 체인을 확장해서 밤새워 일하고, 편의점 단골인 영국 남자는 한국에 잠깐 놀러 왔다가 갑자기 비행기를 못 타게 됐다며 아예 눌러살고 있다. 그리고 너무 게을러 코앞의 편의점도 꼭 배달을 시켜야만 하는 극작가, 우체통에 매일 같이 편지를 넣는 초등학생, 수녀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동갑내기 친구까지. 해진의 곁에는 언뜻 보기에 왜 그러는지 잘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해진에게는 긍정적인 공통점도 있다. 바로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하루하루 영 다를 것도 없고, 한발 나아가기란 힘에 부치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일상을 괴롭히는 불편하고 나쁜 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쉽게 바뀌는 일이 없으니까. 여전히 평범하게 이상한 나날을 보내는 해진에게 갑자기 엄청나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형체 모를 존재가 말을 걸어온 것이다! “심심하고 쓸쓸해서 그러는데, 저랑 놀아줄래요?”(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