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같은 반이지?’ 고등학생 시절, 혜주의 전학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진다. 혜주가 가진 상처를 알게 된 유안은 힘을 길러 그녀를 돕기 위해 유학을 떠난다. “유안아, 네가 내 곁에 있는 이유가 미안함 때문이라면 더 이상 그럴 필요 없어.” 귀국 후, 혜주를 찾아간 유안은 자신의 부재가 그녀에게 또다른 상처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혜주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았고, 유안은 그녀와의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윤혜주, 내가 네 곁에 있는 게 고작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해?” “넌, 내가 싫지도 않아? 지겹지도 않아?” 혜주가 담담하게 던지는 말들에 유안은 씁쓸해졌다. 그녀가 원하는 것들을 모두 이뤄 주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그녀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네가 싫었으면 난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야.” “…….” “너도 알잖아. 나에겐 네가 전부라는 걸.” 《또다시 그 계절이 온다면》
지아는 옆집에 이사 온 남자, 우진이 신경 쓰인다.학창 시절 알게 된 남동생의 친구이자 자신을 좋아한다는 표현을 숨기지 않는 남자.“지아 씨, 초코 우유 사 줄까요?”“이, 이게 무슨….”“원하면 10개도 사 줄 수 있어요.”어두운 밤, 퇴근길을 함께 걸으며 그녀가 좋아하는 초콜릿 우유를 사 주겠다는 우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보랏빛 향기》* * *“내가 몰라도 너무 모르지 않았나 싶어요. 그동안 안 답답했어요?”“아마 답답했으면, 진작에 고백했을 거예요.”“그래서 참았어요? 말도 안 하고?”“무언가를 잃는다는 건 생각보다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인내하고 기다렸죠.”지아는 우진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고 하지만 잃는다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었고, 잃는다는 걸 잘 모르던 시절에도 그 쓰라린 기억들은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제 일처럼 선명했다.숨결만 스쳐도 이렇게 설레는데 그동안 왜 몰랐을까.그의 시선에는 늘 제 모습이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음에도 한 번도 의식한 적도, 제대로 바라봐 준 적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은 미안했고, 뒤늦게 진심을 알았을 땐 고마웠다.늘 제 곁에 있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