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후 눈을 떠보니 이세계의 남작 영애 에밀리 리티벨에게 빙의해 있었다.난데없이 차원이동당해 남의 몸에 얹혀 사는 것도 서러운데,아무리 내가 에밀리 리티벨이 아니라고 말해도 미친 사람 취급만 당한다.게다가 누군지도 모르는 적에게 목숨을 위협당하기까지 하고,에밀리의 조력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는 이상하리만치 다정한데 무섭기만 해.전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니까요!***자칭 내 조력자가 내 눈동자보다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며 이렇게 말했다.“네 눈동자 색과 똑같은 걸 구하느라 고생했어. 네 눈은…….”내 눈은 뭐.“봄날의 흙과 같지. 새싹이 자라날 수 있는 따뜻한 색이야.”……잠깐이라도 설레지 않았다고는 말 못 하겠어.하지만 얘는 날 죽이려고 했을지도 모르는 놈인데……!#미스터리서스펜스도_모자라서_호러로맨스릴러#차원이동 #빙의물 #아카데미물 #착각물#너네만_알지말고_나도_좀_알려주라#X랄을하려거든_돈X랄로부탁드려요#이왕이면_봄날의흙을_닮은_다이아몬드_같은걸로
고국이 망했다. 왕이 도망쳤다. 모시던 장군이 죽고 라멜스 부흥군이 와해되었다. 기사 핌페르넬은 어떤 것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도 살아남은 핌페르넬을 비난했다. 그녀를 받아 주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망국의 기사는 고향을 등졌다. 도망친 끝에 다다른 곳은 모두가 적대하는 반쪽짜리 왕국, 튀링엔. 핌페르넬은 그곳에서 저널리스트를 가장하여 정보를 캐내는 첩자로 살았다. 사명도 의지도 없었다.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고, 어떤 것도 원하지 않으며, 차가운 전쟁속에서 의뢰를 수행할 뿐이었다. 암살 의뢰를 받고 그녀를 알던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아드리안이 죽었다. 모두 저주 때문이었다. 아드리나는 아드리안의 저주였다. 사람들은 저주 그 자체인 아드리나를 향해 아드리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제 머리카락과 함께 땅에 묻힌 형제를 대신하여 기사가 된 아드리나는 궁에서 근무하던 도중, 또 다른 저주를 받은 사람을 만난다. * “저자가 또 다른 소문의 주인공인가?” “예, 공작 각하.” 남자는 자신보다 시선이 조금 더 위에 있던 청년을 떠올렸다. 청년보다는 여성에 더 가까운 얼굴을 한 이는 그를 이상한 시선으로 내려다봤다. “건방지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변경 요청 하겠습니다.” “놔둬.” 얼마 후, 남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저주 그 자체인 여자를 통해 저주를 상쇄할 실마리를 찾게 된다. *** “아드리안.” 공작이 침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예, 각하.” “이리 와. 네 할 일을 해야지.” 아디가 앉아 있는 율스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끼워 넣으며 말했다. “각하, 실례를.” 거리감이 가깝다. 부딪치는 입술에 두 눈을 깜빡였다. 눈앞에 공작의 기다란 속눈썹이 들어왔다. 모두 붉다. 눈을 뜬 율스가 엄지손가락으로 아디의 입술을 닦았다. “마녀들이란.” “…….” “낭만적이지? 입을 맞추면 풀리는 저주라니.”
엘퍼츠가는 품위 있게 재산을 탕진했다. 그 긴 세월만큼이나 우아하게. 카시카가 어린 나이에 팔리듯 람플리가에 시집간 것 역시 가문의 탕진 때문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탓일까. “빚을 갚아 주셔야겠습니다, 부인. 280만 골드요.” 자신의 하나뿐인 혈육이자 어린 삼촌, 엘퍼츠 백작이 저지른 일들 말이다. “그렇게 큰돈은 없어요.” “그렇다면 절 정부로 삼아 주시죠.” 어두운 저택, 죽은 후작. 결혼하자마자 과부가 된 카시카 람플리 부인. 새하얀 웨딩드레스 대신 검은 상복을 입은 지 어언 10년. 노아와 계약한 지 채 반년이 되지 않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여겼던 실크 드레스와 깃털을 빼곡하게 채워 만든 숄을 두른 카시카가 창밖으로 떨어지는 눈을 바라봤다. “어차피 당신은 나 안 좋아하잖아요.” 따분하고 멍청한 사기꾼, 향락에 뒤덮인 사교계, 이기적인 왕자, 포도주 향과 열기, 마지막으로. “그딴 것도 오해라고.” 늘 재수 없는, 노아 랑브로이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