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부모에게, 결혼해서는 남편에게 늘 사랑을 구걸했다.하지만 부모의 폭언은 남편의 냉대로 이어지고 말았다.더 이상 시들지 않게,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인영은 모든 걸 내던지고 도망갔다.그리고 떠나간 곳에서 그를 만났다.푸른 그라운드 속, 수만 명의 함성 속에서 빛나게 웃고 있는 지후를.그와 가까워질수록 둘 사이의 간극에 인영은 숨이 막혔지만, 지후는 한 번도 뒷걸음질치지 않았다. 처음부터 직진이었다.“좋아해요.”그 고백에 인영의 가슴에 무언가 툭, 하고 깊고 묵직하게 떨어졌다.“그렇게 되었어요. 언제부터였는지, 왜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좋아졌어요. 주인영 씨가.”마치 처음부터 운명인 것처럼.잊혀졌던 인연을 다시 만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