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낯선 세계로 떨어졌다. 진짜 말 그대로 ‘추락’이었다. 그나마 물 위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곳은 판타지 소설 <마지프의 왕관> 속이었다. “일어났는가. 하늘의 사자님.” “예?” “그대는, 분명 신성한 존재이니라.” 하늘의 사자로 추앙받게 된 준희의 앞에 작품 속 주인공들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먹어도 돼?” 예고 없이 찾아온, 검은 날개를 가진 자야와, “널 데려가고 싶어.” ‘보호’를 명목으로 준희를 곁에 두고 이용하려는 리즈카, “준희 님. 지금까지 당신을 쭉 만나고 싶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이자 초면에 고백하는 속을 알 수 없는 마지프까지. “대체 나한테서 뭘 원하는 거야?” 사막의 땅 리아메덴에서 벌어지는 왕위쟁탈전. 탈락자는 처형당하는 죽음의 승부 한가운데로 준희는 휘말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