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성노를 어미로 둔 삼 황자 건. 그런 그에게 여덟 살, 어린 성노 향은 발을 뺄 수도 그대로 넣어 둘 수도 없는 딜레마였다. 바람만 다녀가는 전각에서 어느덧 십 년. 향에게 노예라는 굴레만큼이나 사랑은 벗어나기 힘든 감정이었다. 건도 알고 있었다. 보고 느끼고 있으면서도 어쩌지 못했다. 아니, 하기 싫었거나,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맞을지도 몰랐다. 세상은 건이나 향이 원하는 것을 빼앗아가는 재주를 가졌기에. 그 세상의 중심축에 태자 경(景)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제의 붕어로 건과 향에게 커다란 위험이 닥쳐 오는데…….
황태후의 칼을 피해 걸인으로 천하를 떠돌던 태자 단.차가운 세상에 지쳐가던 그에게처음으로 손을 내민 지왕부의 소군주 향.“저 아이를 지켜주시오.”그때, 황제가 다시 한 번 시성을 놀라게 했다.그가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사적인 것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아무것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그저 황궁을 스쳐지나가는 과객쯤으로 스스로를 여기며객인 듯 그렇게 황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인상이 더 강한 소년 황제였다.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자신이 황궁 그 자체임을 알겠지만,그러기에 오랜 도피생활에 비견하여 현재까지 황제로 재위한 시간은 아주 미미했다.“의비마마 말씀이옵니까?”“그렇소.”“그 연유를 여쭈어도 되겠나이까?”“짐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내밀었던 아이요.”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대리 몰라요? 대리운전의 대리, 그리고 당신은 대리신랑.” 결혼을 얼마 앞두고 알게 된 애인의 배신.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신을 보던 엄마의 눈물 때문이었을까. 누구보다 예쁜 새신부가 된 사진이 가지고 싶었다. 설사 그 옆의 신랑이 단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사람이라고 해도. “풀죽지 말란 말이야. 아가씨에게 안 어울리니까.” 갑자기 자신을 부여잡고 신랑이 되어달라는 여자. 뜬금없는 요청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건 그녀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래서일까, 꼭 다시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어두운 과거가 그를 막는다 해도.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짝사랑만 십 년째. 그녀에게 그는 사랑이었고, 그에게 그녀는 우정이란다.작은 입술을 벌리고 음식을 마구 집어넣을 때마다야릇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마도 아직 술이 덜 깼기 때문이리라.누가 입을 크게 벌린 채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욕정을 느낀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지수는 새삼 시연이 좋았다. 정확히 처음부터 좋아했다.시연은 그의 친구다. 소중한 친구다.자신의 이 말도 안 되는 욕망을 들켜 잃고 싶지 않은 친구였다.지수는 아주 오랫동안 귀여운 꽃돼지처럼 먹어대는 그녀를 곁에 두고 싶었다.어느새 우정은 변해버렸고, 이제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좋아, 내가 너의 미리호가 되어줄게. 아니, 머리호든가? 뭐든 되어줄게.”[본 콘텐츠는 15세이용가로 재편집한 콘텐츠 입니다]
갑자기 날아온 누렇게 바랜 편지봉투. 시골처녀와 도시총각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서울에 올라가겠다고?”“예.”“연고는 있냐?”“연고는 무신…… 마데카솔도 엄니더.”눈을 감은 채 은수의 퉁명스럽고 썰렁한 유머에 피식 웃었다. 올해로 스물이라고 했는데 자그마한 키와 검게 그은 피부 덕에 더 작아보였다. 두 달 동안 혼자 이 폐가를 지키고 있었다는 말에 연민이 끓어오른 것은 한강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내처 상경하려던 그의 발길을 잡을 정도로 말이다.“나와 함께 가겠니?”눈을 떠 느닷없이 물었다. 놀란 기색 없이 은수가 고개를 돌렸다. 놀란 것은 오히려 물은 한강이었다. 통성명을 한 것은 불과 네 시간 전의 일이었다.
나, 문영주 30세 만화가.서희수 21세 사서.꼬맹이, 문보라 두 돌 갓 지난 내 동생.서른 살 먹은 나에게는 두 돌 갓 지난 어린 동생이 있다. 나는 남자다. 병약하신 어머니를 극진히 간병하시던 아버지께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젊은 새 어머니를 들이셨다. 그들을 용서 할 수 없던 내게 화해의 길을 열어 준 것이 바로 꼬맹이다.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겨우 한 달 된 꼬맹이를 내게 남겨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늘나라로 가버리셨다. 그래서 시작 되었다. 둘과 서른의 육아 전쟁이. 꼬맹이는 모든 여자들을 엄마라고 부른다. 그리고 꼬맹이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른 여자는 바로 내 만화가 연재되고 있는 잡지사 편집국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던 희수다. 내가 희수를 처음 만났을 때는 겨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직 쇠똥도 벗겨지지 않은 어린 아이였다. 그런 그녀는 꼬맹이가 ‘엄마!’라고 부르면 ‘왜 아가?’하며 아주 진지하게 대해주었다. 아마 나는 그런 어린 희수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꼬맹이를 제대로 양육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