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필름이 끊긴 듯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세인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긴 또 어딘가.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된 침실은 세인이 언젠가 살아보고 싶다던 꿈속의 침실의 모습과 비슷했다. 감탄을 하던 세인은 순간 뭔가 싸한 느낌에 자신의 몸을 슬그머니 내려다보았다. “헉.”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세인은 서둘러 이불로 몸을 가렸다.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조심스레 옆자리를 바라보았다. 밝은 자연갈색의 머리카락이 이불 위로 빠끔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세인이 이불을 서서히 자신의 쪽으로 걷자 그 속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실오라기 하나 제대로 걸치지 않은 태훈이 있었다. 세인은 그의 모습에 너무 놀라 ‘꺅’하는 비명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무슨 일이야, 이게…. 주세인! 너 도대체 무슨 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