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악녀에 빙의했다. 사망 플래그만 없애고 조용히 살려는데, 벌써 최종 흑막을 채찍질하고 심하게 괴롭혔단다. 내가 한 건 아니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줬더니 흑막이 어딘가 좀 이상해졌다. “예전에 저한테 녹시아 아가씨를 없애달라 하셨죠?” “내가…… 그랬나?”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면 제가 처리해드리겠습니다.” 뭐? 나 때문에 여주를 죽이겠다고? 저기, 이 소설 주인공은 내 동생 아니었어? 나는 조용히 부귀영화만 누리고 싶을 뿐인데 왜 자꾸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건지 모르겠다! #천재 여주 #몇 년 뒤 세계관 최강 남주
“장난해, 지금? 이게 나라고?” 무림 역사상 최악의 악인으로 손꼽히는 혈천마녀(血天魔女) 사월(四月), 그녀가 돌아왔다. 정체불명의 자들에게 봉인 당해 100년간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니 세상이 변해 있었다. “내 기필코 복수할 것이다.” 분명 과거의 사월이었다면 단칼에 무림을 피바다로 물들이며 그녀의 복귀를 만천하에 알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꼬르륵,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배를 움켜쥐며 조금 전보다 더 얼굴을 찡그렸다. “지금 말고, 나중에.” 원래대로라면 온몸에 흘러넘쳐야 할 내공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월은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덕분에 세상은 아직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