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벽을 지지대 삼아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남자는 상황을 살피는 냉정한 전사였다. 몰이 당한 짐승처럼 달달 떨며 몸을 웅크린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감각했다.“서윤아.” 달래듯 나오는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내 이름 부르지 말고 나가! 당장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가버려!&rdqu...
크리스마스였다. 안아달라고 매달렸다. 하지만 함께 간 호텔에서, 샤워를 마치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는 기대감을 가지고 나왔을 때 그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메모 하나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미안하다. 너하고는 안 되겠어. 헤어지자.“그날 널 두고 가는 게 아녔어.”울컥 가슴에서 아린 핏덩어리가 터지는 기분이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