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살아주오> 기억을 잃은 대장군 강호령.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전쟁터에서 살아남았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삶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부서지는 그의 삶을 지탱해 준 여인. -정녕 나와 혼인하고 싶으신 겝니까? 그 여인을 은애하지만 기억을 모두 잃은 그는 그녀의 절절한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다. 산골에서 태어나 사냥꾼의 딸로 자란 은심. 법도도 모르고 선머슴처럼 천방지축으로 굴어도 은애하는 마음 지키는 것엔 누구보다 억측 같은 여인. -나는 오라버니 누이하기 싫어. 나는 오라버니 계집할 거야. 호령과 은심, 두 사람의 신분과 죽음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 [미리보기] “오라버니!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울지 마.” 그녀가 그의 눈물을 닦았다. 그가 그녀의 손을 그러잡았다. 그윽한 눈길이 그녀에게로 와 닿았다. 그의 손이 다시 그녀의 뺨에 닿았다. 뜨거운 눈길에, 뜨거운 손길에 그녀는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그녀를 전부 녹여버릴 것 같은 뜨거운 눈길로 오롯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그가 그녀의 뺨을 감싸 쥐고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붉은 입술을 입속 가득 빨아 당겼다. 그녀의 입술에 붉게 물들고 싶었다. 아니, 이미 붉게 물들었다. 그녀가 그를 등 뒤에서 끌어안았을 때 이미 알았다. 아니, 그 이전부터 알았다. 그녀를 그리워하는 내내 깨달아갔다. 그에게 그녀가 이미 여인인 것을. 알아도 도망치려 했다. 악착같이 뒤돌아섰다. 그런데 더는 되지 않았다. 더는 달아날 수가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오…… 라버니!” 그녀의 숨이 거칠게 들썩였다. 눈동자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입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심장도 그만큼 두근거렸다. 이것이 대체 무슨 일인가? 오라버니가, 오라버니가. 숨이 거칠게 떨렸다. “너의 사내가 되고 싶다.” “오, 라버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가 그 눈물을 닦았다. “나는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이전에 어찌 살았는지,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알 길이 없다. 혼인을 했는지, 처자가 있는지 없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일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는 여전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녀에 대한 탐심을 접을 수가 없었다. 가지고 싶었다. 이 여인을 오롯이 소유하고 싶었다. 내 계집으로 품고 싶었다. “그런데도 겁나지 않는 게야?” 그의 그윽한 눈길이 그녀에게로 퍼부어졌다. 그 눈길에 그녀의 가슴이 사정없이 두근거렸다. 나쁜 사람. 이리 온전히 옭아매 놓고 도망가라 하면 도망갈 수나 있게. 도망 못 가게 이리 강한 힘으로 포박해 놓고 길을 내어놓으면 그 길로 도망은 어찌 가라고. 그럴 맘도 없지만, 그녀를 옭아맨 그의 강한 힘에 도망가지도 못할 일이었다. “이미 말했잖아. 괜찮다고. 난 다 괜찮아. 오라버니가 어떤 사람이라도 상관없어. 오라버니 기억이 돌아와서 날 버리고 떠난다고 해도 괜찮아. 난 기녀야. 사내들에게 버려지는 거 기녀에겐 당연한 일이랬어.” 그녀가 그에게로 바짝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그 붉은 입술을 머금었다. 가슴이 사정없이 떨렸다. 그 떨림이 좋았다. “후회할 수도 있어.” “아니. 후회는 이미 충분해. 오라버니 누이 된 거 내내 후회했어.” 그녀가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다시 포갰다. 그의 혀가 그녀의 입술을 헤집고 들어왔다. 그녀 속으로 그가 그렇게 스며들었다. 가슴이 떨렸다. 붉은 진동으로 녹아내렸다. 그의 숨결이 온전히 그녀를 가졌다. 그의 손길이 그녀의 은밀한 곳에 닿았다. 그의 손길에, 그의 입술에, 그의 거친 숨결에 그녀는 그의 여인이 되었다. 설레는 떨림으로 그를 받아들였다. 나는 너의 사내가 되고 싶다. 너는 이제 내 계집이다. 너는 내 것이다. 그녀를 품은 심장이 기쁨으로 이글거렸다
<꽃송이> 한순간 훅 치고 들어와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 그러나 그 여인은 그와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을 가진 여인이었다.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악착같이 움켜잡은 사랑. 그에겐 칼과 다르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 달리는 말이 바람과 같았다. 비로소 미소가 번지는 가슴. 비로소 가벼워지는 무게. 훌훌, 마음은 벌써 여인에게 다다라 있었다. “은아!” 령이 말을 멈추었다. 무작정 달리던 라은이 부르는 소리에 멈추었다. 그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다. 거짓말처럼 눈앞에 그 사람이 있었다. “이 야심한 시간에 어디를 가는 것이냐?” 여인 홀로 겁도 없이. 나인의 복색을 하고. 궁에라도 들려고? 나에게 와서 따지려고? 보고 싶을 마음을 견딜 수 없어서? 그대 역시 나와 다르지 않아서? “세자 저하께 가는 길이옵니다.” 역시. “연유를 알지 못하고 이대로 돌아설 수는 없사옵니다. 그러니 연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소녀가 소녀인 것이 원망스럽고 저하께서 저하인 것이 원망스러운 이유, 알아야겠습니다. 그래야 돌아서지겠사옵니다. 그러니 말씀해 주십시오.” “말해 줄 수 없다.” 령의 대답은 단호했다. “저하.” 라은은 답답했다. 이 답답함을 가슴에 품고 남은 삶을 어찌 살아 내라고. 내 사내가 이리 잔인한 사내였던가. 원망이 어둠보다 더 짙었다. “내가 너에게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너와 내가 만나서는 안 되는 인연이라는 것이다. 그저 스쳐 가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런 운명 따위…….” “그 운명 내가 거슬러 보려 한다. 스치는 그 인연, 내가 붙잡아 보려 한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힘을 주어 꽉 움켜쥐었다.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듯 반짝거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눈물을 몰아냈다. “잔인하십니다. 참으로, 참으로 잔인하십니다.” 채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이 그녀에게 얼마나 잔인한 칼이었는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도 그랬다. 견딜 수가 없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라. 그 잔인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미안하구나. 다시는 널 아프게 하는 일 없을 것이다. 다시는!”
발레리노 동호는 같은 발레단의 발레리나 지수에게 반해 대시를 하지만과거의 상처가 있는 지수는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동호를 거부한다. 연애 같은 건 다시 하지 않겠다는 지수는 동호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는데…….[미리보기]변명이었다. 어설픈 변명. 무슨 생각을 해서 고개를 돌리지 않은 게 아니었다.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그 아름다움이 그의 시선을 빼앗았다.고개를 돌려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경이와 감탄만이 쏟아져 그를 적셨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그 남자, 윤창이!“이미 시궁창인데 더 추락해 본들.”삶에 대한 애정 같은 건 그때 이미 버렸다. 망가지기 위해 산다. 추락하기 위해 악착같이 오른다. 그게 윤창이다.그 여자, 차문영, “왜요? 흔적 남기는 거 싫으세요? 미투라도 당할까 봐요? 쫄리면 그만두시든가.”그녀에겐 탈출구가 필요했다. 한 방에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시궁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고속 엘리베이터가 필요했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서. 한 걸음 한 걸음 성실하게. 그딴 도덕 교과서 따윈 개나 줘 버려라. 그게 차문영이다.여자에 대한 혐오증이 있는 남자와 불감증이 있는 여자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