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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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니면 혁명

<사랑 아니면 혁명> 환상적인 색들로 가득한 무지갯빛 문장들의 향연. 글을 읽는 내내 문장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환상을 보았다. 그것들은 마치 보석처럼, 때로는 파도에 부딪혀가며 오랜 세월 정성들여 깎아온 원형의 돌처럼 예쁘다. 대충 툭툭 던지는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몇 번이나 문장들을 섬세히 만진 흔적이 가득하다. 이런 식의 글을 쓰려면 많은 량의 독서도 필수 이지만 그만큼 많은 글들을 써왔어야 하며, 그보다 수많은 퇴고를 거쳐야 할 것이다. 작가의 고생은 결국 독자의 만족을 배가 시키지만, 작가의 입장에 서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젓고 말 것이다. 그만큼 힘들고 지치는 일이 퇴고일 텐데, 작가는 이 부분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복잡하지 않은 내용은 번뜩이는 문장의 독특함을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한다. 스토리를 파악한답시고 여러 번 읽지 않아도 되고, 읽는 순간 입에서 톡톡 터지는 감귤의 촉촉한 주황빛 과육처럼 번지는 달콤함이 일품이다. 어쩌면 그저 귀여운 소녀들의 한바탕 사랑소동을 그린 이야기는 귀엽고 깜찍하기만 하다. 순수하게 그려낸 작고 여린 감성적 로맨스들은 판타지 속 유니콘처럼 지면을 뛰어올라 창공으로 그 날개를 편다. 첫사랑, 혹은 사랑이 뭔지 고민했던 철없지만 아름다운 시절들. 아스라한 것들을 잊지 말라는 듯, 이 글은 기묘한 미소를 짓는다.

더 트러블스2

사랑 바로 그놈이 트러블의 다른 이름이라던 그 남자! 모태 솔로남의 그 남자의 솔로 탈출기! 프리랜서 작가인 ‘나’는 사랑에 대해 지독하게 염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32살의 남자로 행복에 빠진 연인들을 진심으로 '바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언젠간 사랑하는 얼간이들이 행복한 만큼 괴롭고 슬플 것이라 확신하며 오히...

더 트러블스 - 악성 모태솔로남 자력 갱생기!

사랑 바로 그놈이 트러블의 다른 이른 이름이라던 그 남자! 모태 솔로남의 그 남자의 솔로 탈출기!  프리랜서 작가인 ‘나’는 사랑에 대해 지독하게 염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32살의 남자로 행복에 빠진 연인들을 진심으로 '바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언젠간 사랑하는 얼간이들이 행복한 만큼 괴롭고 슬플 것이라 확신하며 오히려 동정어린 시선을 갖고 사는 인물! 어느 날 친한 담당 편집자 유민 씨가 좋아하는 교회 오빠와 절친 언니에게 배신을 당하고 서럽게 우는 것을 보며, 그녀를 위로하며 역시 가슴 아팠던 지난날을 생각한다. 첫사랑의 기억, 그리고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했던, 자신보다 더 사랑한 날들의 기억. 그러나 그만큼 아프고 괴로웠던 지난 사랑의 기억은, 오히려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움츠러들게 되는 원인이..

요정의 교실

<요정의 교실> 청소년 성장소설. 이 소설은 살아가며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불운과 불행 그 운명론적인 무기력한 상황에 대해 그리스 연극을 토대로 메시지를 전한다. 한 개인이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정신적, 심리적 충격과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고 치유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종교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상대성 이론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과학 이론도 이용하여, 불가항력적인 비극에 맞서는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를 위트있는 대사와 유머로 무겁지만은 않게 전하고 있다. 반전의 재미도 있다. 40대를 눈앞에 둔 ‘나’는 끔찍한 망상과 심각한 불안 증상이 멈추지 않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어느 날 술에 취해 담을 넘어 모교를 찾은 나는 자신의 비참한 현실에 괴로워하다, 옛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다시 전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제대로 돌려놓고 싶다고 소리친다. 이십여 년 전 고등학생 시절, 반에는 한 번에 4명의 여학생이 전학을 오는데 그들의 말과 행동은 평범치 않다. 처음엔 좀 괴팍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나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보이며 접근해 오고 그와 함께 일상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문학 수업 조별 과제로 문학작품을 선정해 연극을 만들게 된 나는 전학생 4명 그리고 평소 이성적 관심이 있던 한은혜, 조용한 성격의 민희연과 팀을 이뤄 연극 연습을 하고 과제가 진행될수록 점점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김형 어서 일어나, 우리가 왔어. 기억나? 요정과 함께 교실에 있던 나날들을.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소년에게 주어진 황금사과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존재들. 불길한 예감과 전해오는 위협, 공포 속에서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된 미지의 힘 앞에 한없이 약한 존재의 선택은?운명의 날은 다가오고 소년은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아무래도 ‘그때’ 친구들을 죽인 게 나인 것 같아요.” 그리고 오르페우스와 파리스의 현신인 소년을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는 진실은. 그리스의 신화같은 현실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슬프고 매혹적인 이야기. “그래도 파란 하늘에 하얀 달을 보는 날 우릴 기억해 줄래?”

피아노치는 나비

<피아노치는 나비>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를 이어주는 마법 같은 성장 소설!> ‘지금 시원한 바람이 내게로 불어온다, 어린 시절 소녀의 피아노처럼....... 나의 책도 펼치면 너에게 같은 바람이 불어올까?’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휴식을 준다. 선율은 단일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가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소설이 추구하는 바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피아노를 치는 나비는 이런 의문에서부터 출발하는 성장소설이다. 피아노 치는 나비는 단순한 플롯을 취한다. 시골의 주인공 소년이 서울에서 전학 온 소녀를 만나 다양한 유년의 사건을 거치고, 개인의 부주의로 인해 존재에 대한 깊은 의문을 갖게 된 소년이 소녀가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에 미래의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의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어느 날, 지쳐 꿈을 포기하려는 소년 앞에 어린 시절 트라우마의 주인공이 나타나는데........ 피아노 치는 나비는 기본적으로 성장 소설의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기존에 알려진 전통적인 방법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의 소설들이 점진적인 상승 - 완만 구조를 취하고 있다면 이 소설에서는 얼핏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각각의 챕터가 그러나 퍼즐처럼 마지막 챕터가 공개된 순간, 완벽한 스토리텔링을 이루도록 배치했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 모든 것은 그 순간을 지나쳐 와야 진정한 의미와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듯이.

엘사의 세계

<엘사의 세계> 엘사 왕국을 그려내고 있는 짧은 이야기들은 마치 퍼즐과 같다. 글을 읽어내려가며 큰 그림을 맞춰갈 수록 우리는 작가가 만들어 놓은 과장과 왜곡의 세상이 우리의 삶과 결코 멀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에게 자행되는 국가의 구조적 폭력과 이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삶이 풍자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엘사의 세계는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할 감정들이다. 그것들이 찌질하고 유치한 감정이라 쉽게 무시되지만 결국 우리가 기억하고 바꿔야 할 것들은 그 사소한 하루 하루의 삶이기 때문이다. 현실을 마주하는 잔혹한 거울. 엘사의 세계는 쉽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지만, 그녀의 왕국은 오랫동안 우리를 비춰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