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휘
유라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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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했다. 사람과 영(靈) 사이에 믿음이 생기기 어렵거늘 한번 생긴 믿음은 배신으로 다가왔고 눈을 떴을 땐 이미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변해버린 산과 사라진 마을, 그리고 안식처인 무당나무까지. 지금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해서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사라진 지금, 사람이 되기를 소망했던 것들이 모두 부...

짐승의 먹잇감

거대한 운명 앞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여인.그녀는 짐승의 먹잇감에 불과했다.이게 무슨 얄궂은 운명인가. 신은 죽어 버린 목숨을 연명하게 해 주는 대신 누군가에게 나를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내 영혼을 잃어버린 신의 탓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호수에 비친 낯선 여인이 누구인지, 내 이름이 무엇인지, 내 주인이 누구인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그러던 찰나, 거대한 짐승이 나의 앞을 가로막고 치마 속을 쳐다본다.“여자. 내게 어떤 존재라 생각하지?”“그야. 선물?”“여자는 그저 선물에 불과하니 본분에만 충실하도록 해.”“본분이라……. 선물도 종류가 있잖아요. 뭐 보석이나 꽃이나…….”“어떤 종류냐고 묻는다면…… 먹이? 여자. 웃지 마. 먹고 싶어지니까.”나를 먹고 싶어하는 짐승, 그는 나의 주인이었다.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짐승의 먹잇감.

반려의 환생

태어나서는 안 될 여인, 짐승의 반려가 되다 황제에겐 두 명의 딸이 태어났다. 공주라는 이름으로 황녀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통치할 수 있었지만, 쌍둥이라는 죄명 아래 황녀인 언니 프리실라와 달리 동생 프리는 죽은 자가 되어야만 했다. 궁 한 가운데 숨어 살아도 괜찮았고, 죽은 사람이 되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환생한 짐승의 반려라는 이름으로 그와 동침을 하라는 명 하나만큼은 거역하고 싶었다. 짐승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갖춘 이종족의 수장이 있었다. 그의 이름 시리우스. 괴기스럽고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 생각되었지만, 이상하다. 노란 눈동자에 색기가 가득한 얼굴이 생각나고, 이상하게 그의 곁에만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프리가 자신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깨달았을 적, 인간과 이종족간엔 두 번 다시 존재하면 권력의 다툼이 벌어지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