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수정된 작품입니다.]10년 만이었다.내 인생을 지옥으로 만든 정제현이 선물처럼 내게 돌아왔다.“이연. 나 안 반가워?”잊을 수 없었던 미끈한 웃음이 내게로 선명하게 날아들었다.“난 반가워서 하마터면 입이라도 진하게 맞출 뻔했는데.”나는 끔찍이도 지우고 싶었던 내 열아홉을 등 뒤에 숨긴 채정제현과 나의 종말을 기다려보기로 했다.“너 같은 건 애초에 만나질 말았어야 해.”“그래.”고요히 답하는 목소리가 신물 나게 싫었다.“난 네가…… 너무 증오스러워.”나는 정제현에게 벌처럼 입을 맞췄다.두툼한 손이 내 머리를 감싸더니 혀가 거칠게 입안을 파고들었다.“왜. 이렇게 망가뜨려 주길 바란 거 아니었어?”“재수 없는 새끼.”수치도 잊은 채 서로를 탐욕스럽게 먹어치웠다.결국 나는 내 손으로 지옥을 열었다.
[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수정된 작품입니다.]10년 만이었다.내 인생을 지옥으로 만든 정제현이 선물처럼 내게 돌아왔다.“이연. 나 안 반가워?”잊을 수 없었던 미끈한 웃음이 내게로 선명하게 날아들었다.“난 반가워서 하마터면 입이라도 진하게 맞출 뻔했는데.”나는 끔찍이도 지우고 싶었던 내 열아홉을 등 뒤에 숨긴 채정제현과 나의 종말을 기다려보기로 했다.“너 같은 건 애초에 만나질 말았어야 해.”“그래.”고요히 답하는 목소리가 신물 나게 싫었다.“난 네가…… 너무 증오스러워.”나는 정제현에게 벌처럼 입을 맞췄다.두툼한 손이 내 머리를 감싸더니 혀가 거칠게 입안을 파고들었다.“왜. 이렇게 망가뜨려 주길 바란 거 아니었어?”“재수 없는 새끼.”수치도 잊은 채 서로를 탐욕스럽게 먹어치웠다.결국 나는 내 손으로 지옥을 열었다.
종합학원 국어 강사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재희.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이후부터 ‘그’가 보이기 시작했다. “붙으라는 총각은 안 붙고 총각 귀신이 웬 말이야.” 귀신답지 않게 멀끔하고 잘생긴 얼굴, 그녀의 집에 무단 입주하고서도 까칠하기만 한 그. 어쩔 수 없이 보이지 않는 척 시작하게 된 그와의 동거. “너…… 나 보이지?” 결국 어설픈 연기는 들통이 나고 사실 수호신이었던 그는 재희와 점점 가까워진다. “너 그 인간 좋아해?” “뭐?” “좋아하는군.” 짝사랑하는 재희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신경이 쓰이는 건지. “그래도 앞으로 이거 하나는 절대 잊지 마.” “……뭘?” “너의 생에 내가 언제나 덧붙어 있다는 거.” 잃어버린 이름. 지워진 전생. 가려진 시간 속 그들의 인연. “그래서 네가 느끼고 들여다보는 세상이…… 그대로 나의 세상이 된다는 걸.” 그는 알아야 했다. 그의 생이 그녀를 지키면서 시작돼야 했던 이유를.